"타율 .111인데 또 4번?" SSG 이숭용 감독이 김재환을 못 빼는 진짜 이유

SSG 랜더스의 '야심 찬 영입' 김재환 선수가 마주한 현실은 차갑습니다. 16일 현재 김재환의 시즌 타율은 0.111. 규정 타석을 채운 71명의 타자 중 당당히(?) 꼴찌입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501로, 거포의 상징인 홈런왕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지난겨울 2년 총액 22억 원을 투자하며 '타자 친화적인 문학 구장'으로 그를 불러들였을 때만 해도 최정-에레디아-한유섬으로 이어지는 '공포의 타선'을 기대했지만, 지금은 공격의 흐름을 끊는 아픈 손가락이 되었습니다.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숭용 감독도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 후에도 30분 넘게 타순 회의를 했다"며 김재환의 4번 배치에 대해 매일 밤 고뇌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김재환 대신 4번을 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유섬과 에레디아 역시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고, 그나마 감이 좋은 신예 고명준을 4번에 올리기엔 그 중압감이 선수를 망칠까 봐 겁이 난다는 것입니다. 결국 감독 입장에서는 '부진하지만 한 방이 있는' 베테랑 김재환을 믿고 기다리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는 셈입니다.

이숭용 감독이 김재환을 계속 기용하는 근거는 의외로 긍정적입니다. 감독과 타격 파트의 분석에 따르면, 김재환의 타격 매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본인이 계속 노력하고 있고, 타이밍만 맞으면 언제든 장타를 생산할 수 있는 궤도에 있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3경기 연속 무안타와 1할대 타율이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믿음의 야구'가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팀 전체의 타격 침체를 가속화할지 기로에 서 있습니다.

어제 경기를 보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김재환 선수는 잠실의 높은 담장을 훌쩍 넘기던 시절의 위엄을 되찾기 위해 문학으로 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담장은커녕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것조차 버거워 보입니다.

이숭용 감독의 "4번 칠 사람이 없다"는 말은 사실 SSG 타선 뎁스의 민낯을 보여주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한 명의 베테랑이 무너졌을 때 그 자리를 메울 확실한 카드가 없다는 건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큰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김재환 선수가 오늘 곽빈 선수를 상대로 시원한 장타 하나만 터뜨려준다면 감독의 밤잠 설치는 고민도 사라지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이제는 정말 '플랜 B'를 강제로라도 가동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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