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 쓰는 이순신과 외계인…한국영화 ‘반짝’ 훈풍에 그쳐 [뉴스+]

김희원 2024. 1. 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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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박스오피스 사상 23번째로 '1000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이순신 3부작의 1편인 '명량'은 관객 1761만명을 모아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개봉한 2편 '한산: 용의 출현'은 726만 관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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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2부, 불안한 1위…전편보다 저조
초반 승기 못 잡은 ‘노량’…관객 500만대 전망
“시장 회복 어려움…투자 위축·질적 하락 우려”
“‘천만영화’ 목표 버리고 ‘완성도’에 투자해야”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박스오피스 사상 23번째로 ‘1000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영화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으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나온 깜짝 성과였다. 이에 힘입어 연말에는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 연초에는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2’가 개봉해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관객은 냉정했다. 반짝 불었던 영화관 관람 열기는 너무 빨리 식어버렸다.

15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0일 개봉한 ‘외계+인’ 2부는 지난 주말 사흘간(12∼14일) 48만여명이 관람했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지만, 관객 수는 기대 이하였다.
‘서울의 봄’의 경우 첫 주말 관객 수가 170만2000여명에 달했고, ‘노량: 죽음의 바다’도 126만4000여명이었다. 지난해 7월 개봉한 ‘외계+인’ 1부의 첫 주말 성적은 63만여명이었다.

‘외계+인’ 2부는 개봉일부터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켜오고 있으나 닷새간 누적 관객 수가 64만8000여명으로 100만명이 되지 않는다. 손익분기점이 700만 정도로 알려졌는데 벌써부터 1부 최종 성적(153만8000여명)에도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기대를 모았던 ‘노량’의 부진은 예상 밖이다. ‘노량’은 개봉 후 열흘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다 디즈니의 ‘위시’ 개봉과 함께 순위가 내려앉았다. 개봉 4주차를 맞은 14일 현재 4위로 여전히 뒷심을 발휘 중인 ‘서울의 봄’(3위)보다 아래다. 

이날까지 ‘노량’의 누적 관객 수는 438만7740명이다. 손익분기점인 720만명에 못 미칠 것으로 확실시 되는 데다 최종 관객 500만명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순신 3부작의 1편인 ‘명량’은 관객 1761만명을 모아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지난해 개봉한 2편 ‘한산: 용의 출현’은 726만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계에선 ‘노량’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데다 이순신 장군의 최후를 다루고 있어 ‘한산’보다는 많은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기에 이런 성적이 더욱 충격으로 다가온다.

‘노량’의 흥행 부진 원인 중 하나는 ‘서울의 봄’이 흥행 바람을 타면서 한 달가량 뒤에 개봉한 ‘노량’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개봉 1∼2주 사이 많은 관객을 모아야 입소문을 타고 뒷심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노량’은 초반 승기를 확실히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관객층이 4050에 몰리면서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 약했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요즘 개봉 영화는 20·30세대가 주축이 되어 입소문과 SNS 바이럴 마케팅이 만들어져야 흥행에 불이 붙는데 ‘노량’은 그런 부분에서 약했다”면서 “관객 입장에서는 통쾌한 전쟁이나 액션을 보고 싶을텐데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대중적인 흥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했기에 400만까지는 동원할 수 있었다고 본다”고 평했다.

대규모 상업영화가 잇따라 부진하면서 한국 영화 투자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서울의 봄’의 흥행 후 한국 영화계 회복 기대가 있었지만, 시장이 그렇게 쉽게 호전되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향후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 모험적 투자에 더욱 소극적인 태도를 갖게 될 것이고, 결국 이것이 한국 영화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정 평론가는 “‘서울의 봄’이 흥행한 것은 새로운 소재여서가 아니라 서사의 디테일과 관객이 쉴 틈 없이 보게 하는 연출적 의도 등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이라며 “이제 영화 제작은 1000만 관객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 작품의 완성도에 많은 공을 들이고 투자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의 봄’은 14일까지 누적 관객 수 1278만1000여명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12위인 ‘암살’(1270만5000여명)의 기록을 넘겼다. 역대 박스오피스 11위는 ‘7번 방의 선물’(1281만1000여명), 10위는 ‘도둑들’(1298만3000여명)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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