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담승부] 홍석준 “보수 재편 시작…선관위 개혁 더는 미룰 수 없다”

황재승 기자 2026. 6. 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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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민심,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 경고장
“한동훈 복당 쉽지 않아…원내대표 선거가 분수령”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검으로 규명해야”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렸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예상대로 국민의힘이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대부분 휩쓸며 압승을 거뒀다. 특히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예상보다 큰 격차로 승리하며 지역 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의원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 대결 구도가 갖춰지고 '보수 대개편'의 신호탄이 울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북일보TV '진담승부' 오늘은 지방선거와 '투표지 부족 사태'에 따른 혼란 등을 짚어 봤다.

대담: 홍석준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진행: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

△한동훈의 귀환, 그리고 복당이라는 험로

이번 선거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 인물은 단연 한동훈 의원이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전국구 인지도를 가졌음에도 무소속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출마한 그가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1% 내외의 박빙 차이로 꺾어낸 것이다. 홍석준 전 의원은 "5월 중순부터 한 후보의 지지율 상승 추세가 이어진 반면, 민주당 후보는 침체 혹은 하락 추세를 보였다"며 결과를 예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당선이 이재명 정권과 우파 보수 진영 모두의 역학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당선 이후의 행보는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복당 문제가 그 핵심이다. 홍 전 의원은 "지난 21대 선거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소속으로 당선됐을 때도 복당에 1년이 걸렸다"며, 현재 장동혁 체제에서 복당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조기 복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당내 반대 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에서도 온도 차가 뚜렷하다. 홍 전 의원에 따르면 김도읍 의원이 복당을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반면, 정점식·성일종 의원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누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복당의 시기와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한 의원 본인의 스탠스가 '분당은 없다,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른바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대부분이 비례대표 출신이어서 탈당 즉시 의원직을 상실하는 구조적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당을 감행할 만한 정치적 기반 자체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추경호의 승리, 그리고 대구의 경고

대구시장 선거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 중 하나로 꼽혔다. 4월 중순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후보들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가상 대결에서 20%포인트 안팎의 열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추경호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격차가 급격히 좁혀졌고, 5월 이후 이재명 정권의 공소 취소 특검 논란이 불거지면서 보수 결집이 가속화됐다. 결과는 8%포인트 차이의 승리였다.

홍 전 의원은 이번 결과를 단순한 보수 텃밭 수성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대구 시민들이 국민의힘이 잘못한 점에 대해 따끔하게 경고를 했지만, 동시에 이재명 민주당 정권에도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지지는 하되 무조건적인 지지는 아니라는 대구 민심의 이중적 메시지를 읽어낸 것이다. 추 당선자의 정치적 위상에 대해서는 "어려운 선거에서 이길수록 정치적 위상은 높아지는 게 상례"라며, 경제통으로서의 역량을 시정에서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그 위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법 리스크에 대해서는 다소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추 당선자가 받고 있는 표결 방해 혐의 재판을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위헌정당화하기 위한 구실"로 규정하면서, 이재명 정권이 사법부를 압박하는 환경 속에서도 추 당선자가 고비를 잘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김부겸 후보에 대해서는 "대구시장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끈 데 그의 역할이 컸다"며 공을 인정하면서도, 낙선으로 인해 정치적 위상이 상당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2030의 반란-분노의 세 가지 뿌리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의 재선을 이끈 결정적 동력으로 홍 전 의원은 20·30대 남성 유권자층의 이탈을 꼽았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블랙아웃 기간 중에 이미 골든 크로스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는 그는, 이 세대의 분노가 세 가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이재명 정권의 공소 취소 특검이다. 홍 전 의원은 "본인이 죄를 지우고 있다는 것에 대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굉장한 분노가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둘째는 재정 문제다. 그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박근혜 정부 때까지 누적된 국가 부채가 440조 원이었는데, 문재인 정권 5년 만에 450조 원이 추가됐고, 이재명 정권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아 국가 부채율이 52%를 돌파했다고 지적했다. "이자를 갚는 데만 작년 기준으로 예산 26조 원을 쓰고 있다"며, 이 부담을 결국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청년층의 분노를 촉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부동산이다. 규제 대출로 갭 투자가 막히면서 전·월세 공급 물량이 급감했고, 청년층과 서민층이 집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이 오세훈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투표지 부족 사태 , 21세기 대한민국의 민낯

선거 결과 못지않게 이번 선거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잠실 7동을 비롯한 일부 투표소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였다. 홍 전 의원은 "ICT 강국이자 지하철 시간표까지 정확하게 지키는 나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21세기에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특히 이 사태가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송파구와 강남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인천 연수구 송도 1동과 2동의 사전투표 결과를 구체적인 사례로 들었다. 인구 구성도 다르고 본투표 결과도 다른 두 동에서 사전투표 득표수가 두 후보 모두 동일하게 나왔다는 것이다. "통계적으로, 확률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구로구에서는 참관인이 수개표로 확인한 본투표 투표자 수와 실제 카운팅된 수가 다르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투표용지 복사 문제도 제기됐다. 홍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151조에 따르면 투표지는 투표 전일에 반드시 비치돼야 하고 일련번호가 기재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가 음식 배달하듯 현장에 공급됐다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선거법을 지키지 않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는 그의 발언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선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

△선관위 개혁-감사 없는 권력의 민낯

홍 전 의원은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1차적으로 선관위에, 2차적으로 행안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러나 그가 더 깊이 파고든 것은 선관위의 구조적 무결성 문제였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으로서 감사원 감사를 받지 않는다. 그는 "공무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감사인데, 이 감사를 받지 않으니 내부 통제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인사 채용 비리로 국민의 비판을 받은 것도 이 같은 구조적 공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 위원 구성에 대해서도 짚었다. 9명의 위원 중 3명씩을 대법원장, 국회, 대통령이 각각 추천하는 현행 구조에서,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재임 중 임명됐지만 실제 추천자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했다는 주장은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선전 선동"이라는 것이다. 지방선관위원장을 해당 지역 법원장이 겸임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선관위 관련 소송에서 자기 식구를 봐준다는 식으로 결정이 잘 뒤집어지지 않는다"며 외부 통제 장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검으로 열어야 할 판도라의 상자

홍 전 의원은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부정선거를 이야기하면 음모론자로 모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가장 핵심적인 정치적 이벤트이며, 조금이라도 부정의 의심이 없어야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차제에 특검을 통해 국민들에게 속 시원하게 밝혀야 한다"며,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통해 확인하려 했던 중앙선관위 서버를 이번 특검에서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전투표 결과의 경향성이 지역과 선거를 불문하고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점이 의혹의 핵심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6·3 지방선거는 보수 진영에 승리의 과실을 안겨줬지만, 동시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두 개의 숙제를 남겼다. 하나는 한동훈의 복당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보수 재편의 동력을 이어갈 것인가의 문제다. 다른 하나는 선거 관리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의 문제다. 홍 전 의원의 발언이 시사하듯,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단순한 행정 개선이 아니라 헌법적 구조의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선거의 공정성은 민주주의의 토대다. 그 토대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어떤 선거 결과도 온전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