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도시 속에서 문득 자연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땐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다. 부산 한복판, 낙동강을 따라 조성된 넓은 둔치에 사계절 내내 자연이 흐르는 곳이 있다.
바로 사상구 낙동대로 1231에 위치한 삼락생태공원이다. 한때는 비닐하우스가 즐비했던 이곳이 지금은 연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철새가 날아드는 생태 명소로 변신해 시민들의 쉼터이자 여행자들의 힐링 스팟으로 사랑받고 있다.
연못 10곳에 만개한 연꽃

삼락생태공원의 여름은 연꽃이 피어나며 시작된다. 약 12,000㎡ 규모의 넓은 부지에 국궁장 ‘낙동정’ 인근과 워터파크 주변으로 나뉘어 조성된 10개의 연못에는 홍련, 백련, 궁중련이 장관을 이룬다. 선명한 붉은빛의 홍련, 청아한 백련, 기품 넘치는 궁중련은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연꽃은 아침 시간에 가장 활짝 피기 때문에 오전 방문을 추천한다. 이른 시간에 도착하면 안개 너머로 피어오르는 연꽃의 자태를 감상하며, 시원한 강바람을 맞는 여유로운 산책도 즐길 수 있다. 연못 주변으로는 쉼터와 정자가 마련돼 있어 사진을 찍거나 잠시 머무르기에도 좋다.

지금은 생태공원이지만, 삼락의 시작은 운동장이었다. 1998년 사상구청이 상단부에 체육 공간을 조성하며 지역 주민의 여가 공간으로서 변화가 시작됐고, 이후 2006년 낙동강둔치 재정비 사업,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지금의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현재 삼락생태공원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 야외 운동장, 여름철 물놀이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이 조성돼 있어 단순한 산책을 넘어 활동적인 여가도 가능하다.
일부 구역은 앞으로 수상레저를 위한 계류장으로 조성될 계획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처럼 넓은 자연 속에서 운동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드물다.

삼락생태공원의 진짜 매력은 단지 연꽃이 피는 여름에만 머물지 않는다. 공원 상단부는 갈대와 갯버들이 자생하는 자연초지로, 이른 아침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이국적인 생태 풍경이 펼쳐진다.
하단부는 습지로 구성돼 있어 겨울철이면 철새들의 쉼터가 된다.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이곳은 부산 도심에서 보기 드문 탐조 명소로도 손꼽힌다.
봄에는 파릇한 새순과 벚꽃이,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과 억새가 어우러지며 매 계절마다 새로운 표정을 보여준다. 이름처럼 ‘삼락(三樂)’ 자연의 즐거움, 운동의 즐거움, 여유의 즐거움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삼락생태공원은 연중무휴 무료로 개방된다. 부산 지하철 2호선 사상역에서 도보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차량 이용 시에는 공원 인근의 공영주차장(무료)을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도 탁월하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물놀이터와 너른 잔디밭이, 운동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축구장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강바람이 머무는 정자와 생태 탐방로가 기다리고 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강둑 아래 공간이 지금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자연 놀이터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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