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라면 주전 원하죠" 돌아온 '돌격대장', 지긋지긋 8연패 탈출 선봉에 섰다 [인터뷰]

김영록 2024. 4. 1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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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임한 황성빈. 김영록 기자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 (황성빈)살아있네! 나이스 런!(롯데 김원중)

드디어 지긋지긋했던 8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그 선봉장에 '다람쥐' 황성빈이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전원안타를 몰아친 타선과 에이스 박세웅의 호투를 앞세워 9대2 완승을 거뒀다.

'명장' 김태형 감독조차 "참 야구가 안되려니까"라며 한숨을 쉴만큼 꼬이고 꼬이던 8연패였다. 결국 매듭을 풀어낸 건 롯데의 '돌격대장'이었다.

5타수 2안타 2득점. 황성빈다운 이날의 기록이 눈에 띈다. 황성빈은 1회초부터 팀 공격의 물꼬를 트며 돌격대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안타로 출루한 황성빈은 2루를 훔쳤고, 레이예스의 내야안타 때 단숨에 홈까지 파고들며 상대 수비진을 대혼란에 빠뜨렸다. 발로 만든 선취점이었다. 롯데는 전준우의 장쾌한 2루타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초 1사 1루 롯데 레이예스 내야 안타 때 2루 주자 황성빈이 득점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18/

4회말 LG에게 2-2 동점을 허용했지만, 5회초 곧바로 대타 이정훈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앞섰다. 7회초에는 대거 6득점 빅이닝을 연출하며 확실하게 승기를 낚아챘다.

경기 후 만난 황성빈은 "연패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힘들었네요"라며 웃었다.

"제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연패를 끊게돼 기쁩니다.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경기였고, 사직 홈에 돌아가기 전에 연패를 끊을어서 기분이 많이 좋습니다. 초반에 집중해서 출루한게 결과가 좋았네요."

황성빈은 지난 연패 과정에 대해 "우리가 점수를 먼저 주고 (막판에)따라갔다가 지더라. 그래서 초반에 출루하는데 더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회초 2루에서 홈까지 폭풍질주에 대해서는 "솔직히 레이예스 타구를 (수비가)잡았는지 빠졌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고영민)코치님 사인만 보고 3루 돌아 홈까지 달렸습니다. 코치님이 만들어준 득점이죠"라며 전말을 밝혔다.

다만 최근 양현종과의 이른바 '황성빈 챌린지' 사건 등 타팀 팬들에게 다소 '밉상'으로 받아들여질만한 이미지가 있다. 이날도 LG 선발 켈리와의 승부에서 수차례 피치클락을 어겼고, 급기야 3회 파울을 거듭 치고 홈으로 복귀할 때 천천히 돌아오는 등 신경전 과정에서 켈리가 발끈하는 모습이 있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황성빈이 박세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4.18/

결국 3회초를 마친 뒤 켈리가 크게 화를 내면서 양팀간의 벤치 클리어링이 발발했다. 양팀 최고참인 전준우와 허도환이 흥분해 대치하는 양상까지 갔다.

이에 대해 황성빈은 "상대 투수가 절 쳐다보면서 얘기하길래…얘기 안하고 싶습니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황성빈 같은 선수는 뒤집어 말하면 자팀팬에겐 훈장이자 자부심일 수 있다. 황성빈은 이에 대해 "누구도 저를 보면서 '열심히 안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요. 열심히 하다보니 상대팀에선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그런 부분에 신경쓰면 제가 준비한, 해야할 플레이를 못하게 될 것 같아서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배들도 '네가 하고 싶은 야구 좋다'면서 밀어주고 응원해주세요. 선발로 나가지 않을 때는 대주자가 제 역할이잖아요. 결과를 내지 못해도 상대팀이 날 더 신경쓰게, 저는 그런 부분을 이용하려고 생각합니다"라며 그 이상은 말을 아꼈다. 지나가던 김원중도 "살아있네! 나이스 러닝!"이라고 외치며 격려했다.

인터뷰에 임한 황성빈. 김영록 기자

이날 올시즌 2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황성빈은 "야구하면서 백업하고 싶어서 시작한 사람은 없잖아요. 누구나 선발로 나가고 싶어하고. 올해 백업으로 �諛′玖庸�, 김주찬-임훈 타격코치님꼐서 '너 언제든 나갈 수 있다. 절대 놓지 마라'고 격려해주셨어요. 경기 끝나고도 많이 도와주십니다. 오늘 출루는 두 코치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도루 9개를 성공시키는 한편 실패가 하나도 없다. 황성빈은 "1~2년차에 제 주력에 비해 실패가 많았잖아요. 그때 김평호 코치님이랑 같이 준비했던게 올해 고영민-유재신 코치님 만나고 합쳐지면서 제 것이 된 느낌이에요. 주루는 자신있습니다. 더 뛰어야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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