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이등병, ‘적응 교육’도 못 마치고 GOP 투입
[앵커]
지난해 최전방 GOP 부대에서 경계 근무 중 숨진 이등병이 동료들의 괴롭힘을 당했었다는 군사경찰의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KBS가 추가 취재해보니 이 이등병은 GOP 적응 교육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투입됐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용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강원도 인제 육군 GOP 부대에서 갓 전입한 병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숨진 김 이병은 자대 배치 열흘 만에 최전방 경계 임무에 투입됐습니다.
GOP 부대에 처음 온 신병은 상급부대의 경계작전 지침서 예규에 따라 투입 전 최소 2주 간의 '동화교육', 즉 '적응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KBS 취재 결과, 김 이병은 일주일 남짓만 교육을 받은 뒤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군에 경계태세 강화 지침이 내려지면서 김 이병이 조기 투입됐다고 군사 경찰은 밝혔습니다.
부대 적응 기간도, 초소 투입 전 교육도 부족했던 상황.
김 이병은 다수의 선임들에게 근무 준비가 미흡하단 지적을 받았습니다.
A4 용지 23장 분량의 부대 지침과 군사용어를 암기하라고 강요받았고, 선임들의 폭언과 협박이 겹쳐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군사경찰이 결론내렸습니다.
육군은 "경계작전 투입 전 정해진 기간 만큼의 교육을 채우지 못했고, 이로 인해 부대관리 시스템이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원홍규/전 육군본부 감찰실장 : "만약에 그 인원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면 사수나 병사에 의한 내림식 교육이 아니라, 전문가에 의한 지휘관과 교관에 의해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지만 그런 부담도 없고 병영부조리도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군사경찰은 부대원 10명에 대해 강요와 협박 등의 혐의 가능성이 있다며 민간 경찰에 이첩했습니다.
유족 측은 가해 장병들에게 최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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