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만원짜리 ‘양파 부케’ 들고 결혼한 신부…왜?

최근 양파 가격 3배 이상↑…고기 보다 비싸
부케 던지는 대신 하객들에 양파 나눠줘
BBC “양파 부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징”

양파 다발을 들고 결혼식을 올린 필리핀의 신부(왼쪽)과 신랑.[BBC 캡쳐]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필리핀에서 양파가 결혼식 부케로 사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양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양파 구하기가 힘들어지자 한번 쓰고 버리는 꽃 보다 먹을 수 있는 양파를 쓰다는 신부의 제안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필리핀에서 결혼식을 올린 필리핀의 에이프릴 비오레이 노비스(28)는 꽃으로 만든 부케 대신 양파 다발을 들고 신부 입장을 했다.

최근 필리핀은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양파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신부의 제안에 신랑이 승낙하면서 신부 에이프릴은 꽃 대신 약 5kg의 양파를 들고 결혼식을 진행했다. 양파 다발의 가격은 약 192달러(약 23만 6500원)였다.

에이프릴은 필리핀 지역 신문을 통해 “부상의 위험이 있어 꽃다발은 던지지 않았고, 대신 손님들에게 양파를 나눠줬다”며 “나를 포함해 결혼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직도 이 양파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결혼식 부케로 변신한 양파 다발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대를 상징하는 ‘시대의 삽화’라 표현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최근 양파 가격이 3배 이상 급등했다. 필리핀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달 양파 1kg은 약 700페소(약 1만5000원)로, 마닐라 기준 일일 최저임금 533페소(약 1만2070원)보다 더 높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