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가 손 뗀 다리, 현대가 세운 도전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며 늘 새로운 시도를 해내던 한국 건설사들의 집념은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말레이시아의 페낭대교다. 이 교량은 바다 위를 가로질러 육지와 섬을 연결해야 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지만, 당시만 해도 40개국 이상의 글로벌 건설사가 ‘도저히 완공 불가’ 기술 난제로 손사래를 쳤다. 특히 느긋한 현지 인부들의 작업 습관 때문에 공정은 계속 늦춰졌고, 공사비는 치솟았다. 이때 현대건설의 창업자 정주영 회장은 말도 안 되는 발상을 제안했다. “다리를 한국에서 조립해 바지선으로 운반한 뒤 현지에 통째로 설치하자.” 전문가들은 모두 미쳤다고 했지만, 결국 이 기상천외한 방식이 현실이 되었고, 페낭대교는 예정보다 한 달이나 빠르게 완공됐다. 세계가 포기한 다리를 한국이 만들어낸 순간이었다.

폐허가 된 호텔을 2년 만에 되살리다
두 번째로 꼽히는 사건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래플스 호텔 복원이다. 이 호텔은 폭격으로 무너져 내린 뒤 잔해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유네스코 등재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었음에도, 당시 세계 유수의 건설사들은 복원 불가 판정을 내렸다. “설계 도면이 전혀 없다면 최소 10년은 걸린다”라는 진단이 이어졌지만, 쌍용건설은 물러서지 않았다. 현장팀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을 넘나들며 과거 호텔과 관련된 사진, 자료, 파편까지 모아 복원 청사진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단순 기술력을 넘어 집요한 수집과 끈기로 쌍용건설은 2년 만에 이 호텔을 원형에 가깝게 재건해냈다. 싱가포르 시민과 세계 관광객들은 잿더미에서 화려하게 되살아난 호텔의 모습에 경탄했고, 이 성과는 한국 건설사의 역사적 쾌거로 기록됐다.

99% 불가능 판정, 숲을 되살리다
세 번째이자 가장 놀라운 이야기는 다름 아닌 한국 땅에서 벌어진다. 전쟁 직후 한반도의 산하는 폭격과 벌목으로 민둥산에 가까웠다. 국제기구는 ‘99% 회복 불가’라는 절망적인 진단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 국토녹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현신규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는 묘목 개발에 몰두했고, 결국 새로운 품종의 리기테다 소나무를 탄생시켰다. 대량 식재가 시작되면서 20년이 채 되지 않아 황폐했던 산하가 다시 푸르게 덮였다. 이 과정은 전 세계가 지켜본 기적이었다. 불가능에 가까운 국토 복원에서 한국은 전 세계 유일의 성공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

집념과 역발상, 한국 건설의 핵심 DNA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기존 틀을 깨는 역발상이다. 페낭대교의 사례는 ‘현지에서 세울 수 없다면, 한국에서 조립해 바다로 가져가면 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래플스 호텔 복원은 “도면이 없으니 불가능”이 아니라 “자료를 다시 만들면 된다”는 집념이었다. 그리고 민둥산 녹화는 수십 년 단위 세대가 투자해야 하는 과업을 ‘새로운 품종 개발’이라는 기술 혁신으로 단축시킨 결과였다. 한국 건설사들에게 불가능은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말일 뿐, 방법만 찾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가치관이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놀란 ‘한국식 끈기 경영’
이 같은 성과는 단순히 기술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식 장인 정신과 공동체적 결속력,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지금 고통을 감내한다는 철학이 더해져야 가능한 결과였다. 그래서일까. 세계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국은 집념으로 세상을 설득하는 나라”라고 평가한다. 돈이나 기한이 아닌, ‘해낸다’는 목표에 온 힘을 쏟아붓는 문화가 세계 건설사들이 주저한 자리에서 오히려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건설사들은 단순 외주업체가 아니라, ‘실패를 성공으로 뒤집어낸다’는 특별한 브랜드 이미지를 지니게 됐다.

오늘의 한국, 그리고 남겨진 교훈
오늘날 한국의 건설·산업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페낭대교, 래플스 호텔, 국토 녹화 사업은 과거의 일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도 ‘불가능 도전’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인구 감소, 환경 위기, 에너지 전환이라는 새로운 난제 앞에서 한국 건설사들이 또다시 불가능을 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중요한 건 과거처럼 ‘포기하지 않는 태도’다. 전 세계가 다 손절한 자리에서 한국은 매달려 기적을 일으켰다. 결국 이 세 사례는 말한다. 집념과 실행이 모이면, 불가능이란 단어는 한국인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