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명 털렸다...고객정보 '탈탈', 롯데카드 해킹 대란[현장+]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홍준 기자

롯데카드의 온라인결제 서버가 해킹 공격을 받으면서 최대 3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정보가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개인정보뿐 아니라 카드 결제가 가능한 핵심 정보가 유출된 고객도 2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금융보안 체계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롯데카드는 해킹 사고와 관련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과 함께 소비자보호를 위한 긴급 조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사태의 파장은 보안 이슈를 넘어 경영 전반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는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고객 피해 제로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대표이사 주재로 전사적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2일 공격자가 취약 패치가 누락된 웹로직 서버에 칩입하며 시작됐다. 공격자는 해킹을 위한 스크립트인 '웹셸'을 심은 뒤 14~15일 1.7GB의 압축파일을 반출했다. 이어 같은 달 15~27일 보안파일전송프로토콜(SFTP) 방식으로 로그파일을 분할해 총 200GB 규모의 데이터를 유출했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26일 악성코드 감염을 탐지해 격리조치를 취했으나 실제 유출 규모와 고객별 피해 내역을 특정하는 데는 3주가 소요됐다. 합동조사를 거쳐 이달 17일 오전에서야 전체 규모를 최종 확인했다.

유출 고객은 모두 297만명이다. 특히 28만명은 카드번호, 유효기간, CVC 정보까지 빠져나가 해외 일부 가맹점의 '키인(KEY-IN) 결제'에서 부정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키인 결제는 롯데카드 전체 가맹점의 1.15%를 차지하며, 대형 가맹점(항공사, 보험사, 코레일 등)에서는 500만원 이상의 고액결제도 가능하다.

나머지 268만명 가운데 47만명 역시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결제에 필요한 정보가 암호화돼 있어 부정거래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롯데카드는 "유출 고객 전원에게 거래알림 서비스와 금융피해 보상 서비스를 연말까지 무상 제공하겠다"며 불안을 최소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왼쪽 다섯번째)를 포함한 경영진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관련 언론 브리핑'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김홍준 기자

롯데카드는 강도 높은 보상과 지원책을 내놓으며 고객의 불만을 가라앉히려 하고 있다. 유출 고객 전원에게는 금액 제한 없는 '무이자 10개월 할부'를 제공하고, 사이버범죄 피해를 보상하는 '크레딧케어'도 연말까지 무상 지원한다.

특히 정보 유출이 심각한 28만명에 대해서는 재발급 시 다음 해 연회비를 한도 없이 면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조 대표는 "피해를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왜 유출 사실을 늦게 알렸느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롯데카드는 "초기 압축본 1.7GB 자료는 해커가 삭제해 원본 확인이 불가능했고, 200GB 로그파일은 암호화돼 있어 고객별 매칭과 복호화에 시간이 걸렸다"며 "잘못된 정보를 먼저 공지할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검증이 완료된 뒤 공개했다"고 해명했다.

유출 시점과 공지까지의 기간에 부정결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先)보상 후(後)정산 원칙에 따라 전액을 배상하겠다"고 못 박았다.

롯데카드는 조직을 개편하고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조 대표는 "기능 중심 조직을 고객가치·보호 중심으로 재편하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인적쇄신을 연말까지 마치겠다"고 밝혔다.

정보보호 예산은 향후 5년간 1100억원을 투입해 정보기술(IT) 예산 대비 비중을 15%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24시간 통합관제 체제와 전담 레드팀 운영, 서버·운영체제·소프트웨어 교체 등으로 3개월 내 보안을 고도화하는 방침도 병행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롯데카드의 신뢰가 붕괴될 위기이자 금융권 전반에 대한 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가 최근 금융보안원으로부터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관리체계(ISMS-P) 인증을 획득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사건이 터졌다는 점에서 인증 제도의 실효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인증을 철저히 받은 금융사라도 패치 누락과 로그 관리 설계 실수만으로 대규모 정보유출이 발생할 수 있음이 드러난 셈이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 고객 피해를 제로화하고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롯데카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책무라는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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