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아 씨X 사람을 죽이네 죽여" 김태규 고발 결정

[2024 국정감사] 김태규, 욕설 사실 부인했으나 영상 공개 후 "유감"

[미디어오늘 윤수현, 박서연, 김용욱 기자]

▲지난 8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김용욱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국정감사 정회 중 “아 씨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씨”라고 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에 대한 고발을 결정했다. 당초 김태규 직무대행은 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미디어오늘이 촬영한 김 직무대행 발언 영상이 공개되자 “표현 자체가 부적절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국회 과방위는 24일 김태규 직무대행을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국회모욕의 죄)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국정감사 정회 중 방송문화진흥회 직원이 쓰러지자 “아 씨X, 사람을 죽이네 죽여 씨”라고 했다.

최민희 위원장이 김태규 직무대행 고발 안건을 상정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직무대행이 “씨X”라고 욕설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의원은 “피곤한 상태에서, 더구나 명확히 들리지도 않는 말을 가지고, 특히 결정적 대목이라고 할만한 (씨X) 표현은 본인이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확실히 들었다는 증거도 없다”며 “이걸 가지고 기관장을 모욕죄로 고발한다는 것은 권한 남용이자 월권”이라고 했다.

특히 김태규 직무대행은 본인이 “씨X”라고 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직무대행은 '그렇게(씨X라고) 말했나 하지 않았나'라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욕설이라고 지칭되는 부분은 말하지 않았다”며 “소명하거나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이렇게 결정하는 게 공정한 진행이라고 생각하는가. 사과를 강요한다면, 사과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야당 의원들 말고는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도 없다”고 했다.

김태규 직무대행이 “씨X”라고 욕설하는 장면을 담은 미디어오늘 영상이 공개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최민희 위원장은 “영상이 입수됐으니 듣고 판단하자”며 김 직무대행의 발언 장면을 담은 미디어오늘 영상을 수차례 재생했다.

이 영상을 확인한 김태규 직무대행은 “오전엔 기억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고, 오후에는 주변에 확인해보니 그런 부분이 없다고 얘기를 들어서 그랬다”며 “영상에 나오는 부분에 대해선, 표현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건 인정하겠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 말이고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해줘야 한다”고 했다.

김 직무대행은 최민희 위원장이 지난 16일 정회 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한 뉴진스 하니 사진을 촬영하러 간 사실을 거론하면서 “정회 중 일에 대해선 최 위원장도 '업무 밖'이라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았나. 표현 자체가 부적절했던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이에 김태규 직무대행 고발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고, 과방위원 20명 중 12명이 고발에 찬성해 안건이 의결됐다. 반대는 7명, 기권은 1명이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발해도 검찰이 수사를 하니 저렇게 오만방자한 것 아닌가. 국회가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김현 민주당 의원은 “소명할 기회를 줬음에도 즉각 소명하지 않은 점은 국회에 대한 모독이다. 본인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있는 점을 망각하고 몰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