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몸서리”…‘맹장염 아들’ 수술할 병원 찾아 길거리 헤맨 엄마

박선우 객원기자 2024. 9.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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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중 급성 맹장염 증상이 나타난 중학생이 2시간 동안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이 벌어졌다.

결국 부산진구에 있는 온종합병원 응급센터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은 B씨는 아들을 데리고 같은 날 오후 9시37분쯤 병원에 도착 및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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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응급센터서 수술 가능한 병원 안내받아…전부 ‘환자 수용거부’
지인까지 동원해 수술 가능한 병원 찾아나서…입원 다음날 수술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9월2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로 보호자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밤 중 급성 맹장염 증상이 나타난 중학생이 2시간 동안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일이 벌어졌다.

26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30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거주하는 A(15)군이 심한 복통 증세를 호소했다. A군과 그의 모친 B씨는  강서구 명지동의 한 이비인후과를 내원해 '맹장염이 의심돼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취지의 진단을 받았다.

B씨의 모친은 119응급센터에 전화를 걸어 아들의 증상을 설명했다. 이에 응급센터 측은 '부산 해운대구와 수영구에 위치한 병원에서 수술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B씨는 복통 등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차에 태워 같은 날 오후 8시40분쯤 약 35㎞ 떨어져 있는 해안대구의 모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해당 병원 측은 "수술이 어렵다"며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당초 이 병원과 함께 안내받은 수영구의 또 다른 병원에도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청소년은 수술이 안된다"였다.

당황한 B씨는 지인까지 동원해 아들을 치료해줄 병원을 수소문했다. 결국 부산진구에 있는 온종합병원 응급센터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은 B씨는 아들을 데리고 같은 날 오후 9시37분쯤 병원에 도착 및 입원했다. A군은 입원 다음날인 24일 오후 2시쯤 복강경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친 B씨는 이번 경험에 대해 "열다섯 살 아들을 데리고 부산의 서쪽과 동쪽을 오가는 동안 맹장염이 혹시 복막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려움에 몸서리쳤다"면서 "어렵게 찾아간 병원이 저마다 인력 부족 등 여러 이유를 들며 환자 수용을 거부했다. 의·정 갈등이 빠르게 해소돼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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