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식의 온차이나] 펑샤오강 이민설 대소동
”공동부유 등 과격 정책에 불안한 중 상류층 대탈주 신호탄”
시진핑 주석 연임 직후인 10월말부터 중국 영화·스포츠계 스타들의 미국 이민설이 무성합니다. ‘국민 영화감독’으로 불리는 펑샤오강(馮小剛), 세계적인 명감독인 장이머우(張藝謀), 농구스타 야오밍(姚明) 등이 도마 위에 올랐더군요.
실제 이민 여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펑샤오강은 직접 이민설을 부인하기도 했죠. 그런데도 이민설은 사그라질 조짐이 없습니다. 3년째 계속된 제로 코로나 방역에 지친데다 시 주석 연임 이후 ‘공동부유’ 노선이 강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만큼 큰 거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요즘 ‘윤(潤)’이라는 은어가 유행입니다. 중국어 발음이 ‘룬(run)’인데, 도망간다는 뜻이죠. 스타들의 해외 이민을 중국 대탈주의 신호탄으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펑 감독 부부, 8월부터 LA 거주
이민설의 초점이 된 인물은 펑샤오강이에요. 펑 감독과 배우 출신 부인 쉬판이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힐의 호화 주택에서 지인들을 배웅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10월27일 인터넷에 올라왔습니다. 그는 2014년과 2018년 현재 시가 1200만 달러에 이르는 호화 주택 2채를 샀다고 해요.
그즈음 그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내용물이 전혀 없어 깨끗하게 비워진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그는 팔로워가 2200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스타이기도 하죠.
중국 내에서는 펑샤오강이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는 설이 파다합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애국심에 호소하는 영화로 그렇게 돈을 번 사람이 조국을 배신하고 이민을 떠나느냐”는 비난이 쏟아졌죠.


◇“중국, 다시 문화대혁명 온다”
베이징 출신인 펑샤오강은 대표적인 흥행 감독입니다. 소시민들의 생활을 유머 있게 담아낸 ‘갑방을방(甲方乙方)’ ‘수기(手機·휴대전화)’ 등의 블랙 코미디 영화로 유명해졌죠. 허난성의 역사적인 기근을 다룬 ‘1942′, 1976년 탕산대지진을 소재로 한 ‘대지진’, 국공내전 배경의 ‘집결호’ 등 수준 높은 대작으로 국내외 영화상을 휩쓸면서 거장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2014년에는 14억 국민이 다 본다는 중국 국영 CCTV의 설 특집 ‘춘완(春晩)’ 프로그램의 총감독을 맡았고, 2009년 국가 선전용 영화 ‘건국대업’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죠.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8월초 미국 학교에 입학하는 딸아이의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미국에 와 있다”며 이민설을 부인했습니다. 또 “우리 부부는 베이징을 사랑하며 서양식 음식도 입에 맞지 않다”면서 “국내에 일도 있고 영화를 찍으면서 국가의 큰 은혜를 입었는데, 어디로 이민을 가겠느냐”고 했어요. 펑샤오강 부부가 아버지 고향인 후난성 샹탄을 방문해 친지들과 만찬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이민설은 잦아들 기미가 없습니다. 한 네티즌은 “미국 이민국 관계자가 지난 6월 펑샤오강과 쉬판이라는 이름의 두 베이징 시민이 미국 이민을 신청했으며, 8월에 이민 허가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글까지 올렸더군요.
그는 2012년 한 TV 대담 프로그램에 나와 “중국에서는 다시 한번 문화대혁명이 일어날 것이며 이번에는 ‘부자에 저항하라’는 구호가 등장할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떠날 준비를 하라고 권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 영상도 요즘 화제입니다.
◇장이머우, 출근 사진으로 해명
장이머우는 지난 7월 장쑤성 우시의 호수변 호화별장을 6100만 위안(약 115억원)에 매각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민설이 불거졌습니다. 그는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과 폐막식 총연출을 맡았죠. 장이머우는 이민설이 나돌자 베이징 작업실로 출근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야오밍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로 뛸 당시 거주했던 텍사스주 휴스턴에 이민을 갔다는 소문이 돌아요. 중국 내 사업체 지분과 저택 등을 처분했다는 소식과 해외여행 사진 등이 맞물리면서 이민설이 제기됐는데, 사실 확인은 안 됩니다.

이민설이 나도는 인물들은 해외를 오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는 국제적인 인물들이죠. 그런데도 이민설이 끊이지 않는 뒤에는 시 주석 연임에 대한 중국 중상류층의 불안한 심리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체제의 혜택을 받아온 이런 유명 인물들조차 이민을 떠나겠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은 것 아니냐는 거죠.
◇“백만장자 1만명 이민 떠날 것”
실제로 시 주석 연임 성공을 전후해 중국에서는 이민이 주관심사입니다. 포털사이트 이민 검색 건수가 작년보다 30배 가까이 늘었다고 하죠. 코로나 19 봉쇄를 겪은 상하이, 톈진, 광저우 등지에서 검색 건수가 많다고 합니다. 목적지로는 호주,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을 선호하는데, 해당 지역 이민 컨설팅 업체에는 중국 부유층의 문의 전화가 쏟아진다고 해요.
사실 중국 연예계 스타들의 해외 이민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유명 배우 궁리, 리롄제 등이 일찌감치 싱가포르로 이민을 갔죠. 패왕별희를 만든 천카이거 감독은 미국 영주권이 있습니다. 2009년 국가 선전용 영화 ‘건국대업’에 출연한 중국 배우의 절반 가까이 외국 국적이나 홍콩 영주권을 갖고 있다고 하죠.

국제 이민 중개업체인 ‘헨리 앤드 파트너스’는 올해 1만명의 중국 백만장자들이 평균 480만 달러의 자금을 들고 해외로 이민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48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이 중국을 빠져나간다는 뜻이죠. 바야흐로 대탈주의 시대가 막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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