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새로운 다짐을 위한 다이어리 6
안녕, 에디터 유정이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2023년을 돌이켜보기 위해 아이폰 앨범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훑었다. 최근의 일상은 생생하지만 연초에 가까울수록 기억은 흐릿해진다. 어떤 사진은 언제, 왜 찍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년에는 꼭 다이어리를 꾸준히 써야지!’ 한 번도 지켜진 적 없는 결심이지만, 왠지 내년에는 성공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소개할 다이어리 중 하나를 구입했으니까.
꾸준히 쓰려면 나와 잘 맞는 다이어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날짜형 다이어리와 만년형 다이어리, 무지 노트와 일기장부터 맘껏 DIY 할 수 있는 6공 다이어리까지. 다양한 타입의 다이어리 6종을 소개한다.
➊
트롤스 페이퍼
에센셜 노트 2024 다이어리
취향 타지 않는 클래식한 스타일부터 시작해 보자. ‘트롤스 페이퍼’의 ‘에센셜 노트’는 다이어리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형태에, 한 해를 기록할 수 있는 1년형 다이어리. 2024년 캘린더, 연간 플래너, 먼슬리 플래너, 위클리 플래너, 모눈종이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무난해 보이지만 디테일을 보면 이 다이어리의 진가를 알 수 있다.
클래식한 제품은 뭔가를 더해 멋을 부리는 대신 소재와 기능이라는 본질에 집중한다. 에센셜 노트도 그렇다. 질 좋은 종이를 썼다. 스웨덴의 친환경 제지 회사 문켄(Munken) 종이를 사용했는데 보존력과 내구성 등 품질이 좋고, 뒷장 비침이 덜하며, 다양한 필기구와 좋은 궁합으로 부드러운 필기감을 자랑한다. 쨍한 흰색이 아닌 미색이라 눈이 편안한 것도 특징.
매일 쓰는 다이어리인 만큼 사소한 불편함도 없는 게 좋다. 활짝 펼쳐지지 않아 오른쪽 페이지를 쓸 때 왼쪽 페이지를 눌러 고정해야 하고, 반대로 왼쪽 페이지를 쓸 때 오른쪽이 나풀댄다면? 생각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진다. 에센셜 노트는 종이를 실로 엮는 사철 방식으로 제본해 180도로 펼쳐지고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표지는 코코아 껍질을 원료로 한 친환경 종이로 제작했다. 덕분에 색감과 질감이 자연스럽다. 이대로도 은은한 매력이 있지만, 밋밋하게 느껴지거나 오염될까 봐 걱정이 된다면 함께 판매하는 종이 북커버를 활용해 보자. 이지우 작가의 그림이 담긴 커버 6종과 빈센트 반 고흐의 명언이 새겨진 커버 6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커버를 여러 개 구매해 계절마다 바꿔주면 기분 전환이 될 거다.
내 ‘원픽’은 푸르른 오후의 담벼락 위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그림 커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화창함이다. 코팅되지 않아 인위적인 광택이 없는 자연스러운 종이 질감이라 그림과 잘 어우러진다. 북커버 가격은 개당 4,500원. 다이어리와 함께 주문하면 3,5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가름끈을 없앤 대신 북마크를 함께 제공한다. 반 고흐의 명언이 반짝이는 은빛으로 새겨졌다. 에센셜 노트의 가격은 1만 6,000원. 구매는 [여기](https://bit.ly/47eWx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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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서
서랍 다이어리 (Daily dot)
기본에 충실한 다이어리 하나 더 소개한다. 연초의 열정을 1년 내내 불태울 자신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 특히 추천한다. 110일 동안 기록할 수 있는 ‘수집서’의 서랍 다이어리다. 만년형이라 날짜에 구애받지 않고 쓸 수 있다.
용도에 따라 내지를 다양하게 꾸밀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든 건 심플한 내지 구성. 왼쪽에는 데일리 노트가, 오른쪽에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도트 노트가 번갈아 나오는 구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된다. 널찍한 먼슬리 칸은 ‘다꾸’를 해야 할 것 같고, 위클리 칸은 매일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는 데다, 먼슬리와 위클리를 오가기 위해 앞 뒷장을 펄럭이다 지치기 일쑤인 나에게 더없이 매력적인 구성이다.
왼쪽 페이지에는 오전 7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시간대별 기록을 남길 수 있고, 우측에는 체크리스트나 간단한 일기를 쓰기 좋다. 스케줄과 그날의 일기를 한눈에 보고 기록할 수 있으니 편하다. 게다가 별일 없이 흘러간 며칠쯤 빼먹어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며칠 밀려 들춰보기 겁나는 숙제처럼 여겨지지 않고, 특별한 순간이 생길 때마다 찾게 될 것 같은 다이어리. 이거라면 나도 작심 1개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110일 치 다이어리라는 점이다. (매일 쓴다는 가정하에) 3권을 사도 365일이 채 되지 않는 애매한 330일만 기록할 수 있다. 6개월이나 3개월처럼 딱 떨어지는 단위였으면 더 좋았을걸. 나처럼 데일리 노트와 도트 노트가 나란히 배치되는 구성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 같은 다이어리의 ‘Daily’ 버전을 선택해도 된다. 6개월분의 데일리 노트 뒤로 도트 노트가 배치되어 있고, 내지 구성을 제외하면 모든 게 동일하다.
디자인 포인트는 은박의 네임택. 표지뿐 아니라 책등에도 있어서 여러 권을 쌓아두고 옆에서 보면 꼭 서랍장처럼 보인다. 표지는 무광 코팅되어 있어 오염 걱정이 덜하다. 원한다면 PVC 커버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컬러는 화이트, 딥그린, 라이트 그레이, 애쉬 브라운으로 4가지 선택지가 있다. 촌스럽지 않고 차분한 톤이라 어떤 색을 선택해도 쉽게 질리지 않을 거다. 참고로 나는 이 기사를 쓰는 와중 셀프 영업을 당해 라이트 그레이 컬러를 주문했다. 뽀얀 눈밭처럼 흰색에 미세한 푸른 빛이 도는 회색 물감 한 방울을 ‘톡’ 떨어뜨린 색감이다. 가격은 1만 8,000원. 구매는 [여기](https://bit.ly/3RpBGqU).
[편지봉투 같은 포장지에 고이 담겨 온다]
➌
미도리
3년 다이어리
열정을 끈기 있게 불태울 준비가 됐다면 ‘미도리’의 ‘3년 다이어리’를 써보는 건 어떨까. 미도리는 1950년 편지지를 시작으로 다양한 디자인 문구 제품을 선보이는 일본의 대표 문구 브랜드다. 국내에서도 이미 유명해 문구류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3년 다이어리는 단순히 3년 분량의 종이를 순서대로 붙여둔 게 아니다. 하루의 기록란이 세 칸으로 나뉘어 있다. 맨 윗 칸은 첫해, 아래 칸은 다음 해, 그 아래 칸은 마지막 해를 기록하는 방식이다. 3년 치 같은 날의 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셈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제공하는 ‘n년 전 오늘’의 다이어리 버전이랄까. 그러니 빠짐없이 쓸수록 즐거움은 배가 될 거다. 3년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지면이 넓지 않아서 핵심만 간결하게 적기 좋다.
하드 케이스가 함께 제공된다.
촘촘한 캔버스 원단의 견고한 커버와 하드 케이스 덕분에 보관하기 용이하다. 표지에는 금박의 글씨와 삽화가 더해져 빈티지한 무드가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사철 방식으로 제본되어 180도 펼칠 수 있고, 내지는 최상의 필기감에 초점을 맞춘 MD 용지를 사용했다. MD 용지는 튼튼하고 품질이 좋아 잉크가 번지거나 비치지 않으니 믿고 써도 좋다.
매월 첫 장에는 다른 디자인의 문이 그려져 있다. 새로운 달을 맞이할 때마다 새로운 문을 여는 기분을 느껴 보자. 가격은 4만 4,000원. 구매는 [여기](https://bit.ly/3tr5yeD).
추가로 미도리의 ‘트래블러스 노트’도 멋스럽다. 수작업으로 제작한 소가죽 커버는 공정을 최소화해 본연의 멋이 살아있다. 손때를 타며 자연스럽게 세월이라는 멋을 덧입게 될 거다. 이름이나 원하는 문구를 각인해 세상에 하나뿐인 다이어리로 만들 수도 있다. 내지는 3년 다이어리와 동일한 MD 용지를 사용했다. 기본적으로는 무지 노트만 장착되어 있지만 먼슬리, 위클리, 도화지 등 다양한 리필 종이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6만 8,000원이고, 구매는 [여기](https://bit.ly/48jmYsI).
➍
아무개씨
행운 수집 일기장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 행운이 찾아올 것만 같은 다이어리를 소개한다. 촌스러운 것을 사랑하는 온라인 상점 ‘아무개씨’가 만든 ‘행운 수집 일기장’이다. 우선 디자인이 너무 귀엽다. 삐뚤빼뚤한 네잎클로버 두 개가 입체감 있게 자리 잡은 초록색 표지를 보라. 일기 쓰기가 숙제였던 학창 시절에 이런 일기장이 있었다면 열심히 썼을 텐데.
다만 종이 재질 커버에 코팅이 되어 있지 않아 오염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을 유념하자. 옵션에서 전용 PVC 커버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표지를 넘기면 첫 장에는 ‘행운을 모으자!’라고 쓰여있다. 샛노란 색지와 초록 글씨의 조합이 레트로하면서도 귀여움을 업그레이드 해준다.
어린 시절 방학 숙제로 맞닥뜨렸던 일기장 형식과 거의 똑같다. 오늘의 반성이나 내일의 할 일 대신 ‘오늘의 행운’을 적는 칸이 있을 뿐. 사진 속 예시처럼 사소한 행운이라도 차곡차곡 수집하다 보면 일상 속에서 행운을 찾는 습관을 들일 수도 있겠다. 지인에게 선물해서 행운 전도사가 되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가격은 1만 4,000원. 구매는 [여기](https://bit.ly/3tyFjmv).
➎
정고이너사이드
A6 블랙 다이어리
돌아온 ‘다꾸’ 트렌드와 함께 ‘6공 다이어리’가 부활했다. 6공 다이어리는 고리를 열어 내지를 끼웠다 빼는 게 자유로워 원하는 형식을 선택하고 DIY 할 수 있다. 그야말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다이어리. 그래서 주로 ‘다꾸’ 마스터들이 사용하지만, 사실 초보자가 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다꾸를 하다 망쳐도 뜯어낼 수 없는 달력형 다이어리나 자국이 남는 제본형과 달리 종이를 갈아 끼우면 그만이니까.
‘정고이너사이드’의 ‘A6 블랙 다이어리’는 광택 있는 검정색 표지에 무심하게 휘갈긴 듯한 삐뚤빼뚤한 글씨 레터링이 매력적이다. 커버가 단단하고 똑딱이로 잠가 고정할 수 있어 내지가 흩어지거나 오염될 걱정도 덜 하다.
투명 바인더 속지 3칸
별이 쏟아지는 그레이 속지
위클리 리필 속지
유선지와 투명 바인더부터 투명, 검정, 무지, 모눈, 먼슬리와 위클리까지 다양한 리필 속지를 판매한다. 속지의 순서와 구성을 마음껏 정해 나만의 맞춤형 다이어리를 만들어 보자. 나는 세 칸으로 나뉘는 투명 바인더 속지가 특히 마음에 드는데, 즉석 사진을 보관하기 딱 알맞은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사진 앨범으로 쓰다가 특별한 날에는 종이 속지를 한 장 끼워 넣어 일기를 써도 좋겠다.
커버의 가격은 1만 6,500원이고 속지는 종류에 따라 2,000원부터 4,000원까지 다양하다. 구매는 [여기](https://bit.ly/3RB51Pc).
➏
퍼피북클럽
퍼피 베드 북
침대와 다이어리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 나만의 공간이다. 둘, 그곳에서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셋, 폭신폭신하다. 아, 마지막은 ‘퍼피북클럽’의 ‘퍼피 베드 북’ 다이어리에만 해당한다.
세상 모든 것이 폭신폭신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퍼피북클럽은 이 물음에서 출발해 폭신한 파우치, 폭신한 키링, 폭신한 북커버를 만들며 폭신폭신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퍼피 베드 북은 침대 모양으로 만들어진 패브릭 다이어리다. 커버에 베개와 이불이 바느질되어 있어서 작은 침대 모양 쿠션 같은 깜찍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깔끔한 올블랙 커버부터 블랙과 핑크의 조합, 화려한 레인보우, 크리스마스 무드의 빨간 커버 등 눈을 사로잡는 디자인이 많아 하나를 택하기 어려울 정도다. 여러 브랜드와 콜라보해서 꾸준히 개성 있는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으니 인스타그램(https://bit.ly/3NC3OpR)을 팔로우하고 눈여겨 봐도 좋겠다.
[품절된 ONLY ONE 다이어리]
가끔 ‘ONLY ONE’ 카테고리에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한다. ONLY ONE 카테고리는 물론이고 일반 제품도 한번 품절되면 쉽게 재입고되지 않는다.품절된 후 후회한들 이미 떠난 다이어리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고민은 짧게, 결제는 빠르게.
내지는 무지 노트. 일기를 썼다가 필사도 하고 그림을 그렸다가 스크랩도 하는 자유도 100%의 다용도 다이어리를 원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다이어리를 사면서 속지를 최대 3권까지만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는 거다. 이후에 속지만 단독으로 구매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럴 땐 맞는 사이즈의 책에 북커버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커버는 폐원단을 업사이클링해서 핸드메이드로 만들어진다. 크기나 모양, 디테일이 균일하지 않고 잡사가 섞여 있을 수도 있으니 작은 흠집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신중히 구매하자. 가격은 4만 9,000원부터. 구매는 [여기](https://bit.ly/4awO9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