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은 지금] 방산 후발주자, 美 '해군시장' 보폭 확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진 제공=삼성중공업

특수선을 건조하지 않는 삼성중공업은 방산시장의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최근에는 상선 건조 기술력을 활용해 미 해군 차세대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에 참여하며 시장 진출을 꾀하는 등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미 군수지원함 개념설계 참여

삼성중공업은 올해 4월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 디섹과 함께 NGLS 프로젝트의 개념설계를 2027년 3월까지 지원한다고 공식화했다.

NGLS는 미 해군의 분산해양작전에서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자산이다. 높은 기동성과 표적맞춤형 운용 역량을 갖춘 소형함정으로 향후 13척 이상의 건조가 예상된다. 미국 함정의 개념설계에 참여했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축적한 선형설계 기술력과 노하우로 미 해군이 요구하는 고도의 기동성, 보급능력, 안정성 등을 충족하는 선형을 개발할 계획이다. 향후 나스코 조선소가 미국 내에서 함정을 효율적으로 건조할 수 있도록 기술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나스코 조선소 /사진 제공=삼성중공업

특수선 부재, 미국서 레퍼런스 쌓는다

삼성중공업은 특수선사업부가 없어 잠수함 등 방산 부문의 함정을 건조하지 않는다. 또 자체적인 함정정비협약(MSRA) 인증도 아직 취득 전이다. 이 때문에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경쟁사와 비교해 방산 부문의 후발주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방산 시장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심화, 글로벌 국방경쟁 재점화 등으로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다. 다만 경쟁사들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조선소에 직간접 투자하는 동안 삼성중공업은 일반상선과 부유식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에 집중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NGLS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 진출해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전망된다. NGLS는 소형화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상 및 육상에서 연료와 물자 보급, 재무장 등을 수행한다. 군함이라는 대분류에 속하지만 비전투함으로서 상선의 성격도 띤다. 상선 기술력에 강점을 가진 삼성중공업이 지원과 선형 설계에 참여하는 이유다.

NGLS는 대형군함을 새로 건조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삼성중공업으로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선과 FLNG에 국한돼 있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미국 시장에서 레퍼런스(실적)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존스법'에 따라 미국 국적선 및 군함은 반드시 현지 조선소에서 건조돼야 하는 만큼, 미국 조선소와 우회협력해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쓰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대미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비거 조선소와 공동으로 보수·보수·정비(MRO)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양사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MRO 사업 역량을 키우고 협력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상선 및 특수선으로 공조 범위를 확대해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건조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NGLS 사업을 기점으로 나스코 조선소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미 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더욱 속도를 붙이겠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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