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집마다 약상자가 하나씩 있지만 안을 정리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여름을 지나면서 높은 온도와 습기에 오래 놓여 있던 약은 겉은 멀쩡해도 상태가 달라져 있습니다. 급할 때 꺼내 먹었다가 효과가 없거나 탈이 나는 경우가 여기서 생깁니다. 계절이 바뀔 때가 정리하기 딱 좋은 시점입니다. 오늘 세 가지만 골라내면 됩니다.

개봉해서 오래된 물약을 버립니다
시럽이나 물약은 뚜껑을 연 순간부터 유통기한이 아니라 개봉 후 사용기한이 적용됩니다. 보통 한 달에서 두 달 사이인데, 적어 두지 않으면 알 수가 없습니다. 흔들었을 때 층이 지거나 색이 변했으면 그대로 버리는 게 맞습니다. 아깝다고 두었다가 쓰는 것이 훨씬 손해입니다. 앞으로는 개봉일을 뚜껑에 적어 두면 편합니다.

낱알로 굴러다니는 알약을 버립니다
포장을 뜯어서 통에 부어 둔 알약은 무슨 약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습기에 그대로 노출돼서 표면이 무르거나 색이 바래 있습니다. 이름을 모르는 약은 먹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원래 포장째 보관하고, 낱알은 정리할 때 함께 빼면 됩니다. 약국에 폐의약품으로 가져가면 받아 줍니다.

눅눅해진 파스와 밴드를 버립니다
파스나 습윤밴드는 접착면이 공기에 닿으면 금방 성능이 떨어집니다. 한 장씩 포장된 것을 뜯어서 상자에 넣어 두면 붙지도 않고 위생상 좋지 않습니다. 가장자리가 말려 있거나 끈적임이 사라졌으면 버릴 때입니다. 남은 것은 포장된 상태로 서늘한 곳에 두면 됩니다. 약상자는 욕실이 아니라 방 서랍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하면 개봉한 물약, 이름 모르는 낱알, 그리고 눅눅해진 파스입니다. 셋 다 빼는 데 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남은 약은 종량제 봉투가 아니라 약국이나 보건소의 폐의약품 수거함에 넣어야 합니다. 오늘 저녁에 약상자를 한 번 열어 보시기 바랍니다. 생각보다 버릴 게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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