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 해고 통지서에 사인…’ 섬뜩한 기사 제목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일주일 전의 싸늘했던 여론

불과 일주일 전이다. 그러니까 LA시간으로 18일이다. 강렬한 기사 하나가 떴다. 매체 팬사이디드(FANSIDED)에 실린 글이다. 제목부터 맵다.

‘데이브 로버츠가 해고 통지서에 사인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5차전 얘기다. 메츠에 대패하면서 3승 2패가 됐다. 그러면서 뉴욕에서 끝내지 못했다. 시리즈를 LA까지 끌고 갔다.

매체는 끔찍한 투수 교체를 지적했다. ‘왜 선발 잭 플레허티를 빨리 바꾸지 않았냐.’ 하는 질책이다. 1~2회에 이미 난타당했다. 곧바로 바꿨다면 게임은 몰랐다. 그런데 3회에도 마운드에 올려 8-1까지 무너졌다.

이로 인해 따라갈 기회가 사라졌다. 다저스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너무 아쉬운 결정이었다. 그런 논리의 흐름이다.

글의 뒷부분은 이런 결론이다.

‘로버츠가 6차전에서 이기고, 시리즈의 승리를 자랑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상대(메츠)의 분위기만 올려줬다. 이것이 그에게 어떤 타격을 줄지 아무도 모른다. 그럴 경우, 구단 수뇌부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의 직업적인 거취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팬사이디드 앨리시아 아톨라)

여기만이 아니다. ESPN도 매섭게 쏟아낸다. “2점 차 정도로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버리는 경기가 되고 말았다. (선발 투수) 플래허티를 마운드에서 죽게 만든 탓이다. 그를 못 본 체했던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ESPN LA 블레이크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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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위기를 극복한 ‘미팅’

다행이다. 우려할 일은 없었다. NLCS는 6차전에서 끝났다. 다저스는 클럽하우스에서 샴페인 파티를 즐길 수 있었다. 양키스와 드림 매치도 성사됐다.

그러자 세상이 180도로 바뀐다. 악담과 비난은 사라졌다. 칭송과 찬양이 넘친다. 지역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가 그의 위업에 대해 얘기한다. 달콤한 숫자가 나열된다.

‘로버츠는 지금 52세다. 재임 9년(2016~2024년) 동안 지구 우승을 8번(2021년 제외)이나 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정상에도 4번 올랐다.’

그러면서 에피소드 하나를 전한다. 정규 시즌 막판에 고비였던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9월 15일이었다. 이례적인 클럽하우스 미팅이 마련됐다. 브레이브스와 애틀랜타 원정 4연전 중이었다. 당시 다저스는 침체기였다. 2위(파드리스)에 3.5게임차로 쫓기고 있었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선발 타일러 글래스노도 시즌 아웃(부상)이 결정됐다. 위기감이 점점 높아진다.

그런 엄중한 시국이다. 선수들 앞에 선 로버츠가 한마디 했다. “다들 너무 느슨해졌다. 그리고 처져 있다. 지금은 실망할 때가 아니다. 불안한 모습도 보이지 마라. 이건 우리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모두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를 믿어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여태껏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 미팅 이후다. 애틀랜타와 남은 2게임을 모두 잡았다. 따지자면 지구 1위를 지킬 수 있던 전환점 같은 순간이라는 해석이다.

당시에 대한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말이다. “그때는 나도 그랬다. 많이 가라앉은 상태였다. 그걸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바꾼 미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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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많이 타는 스타일

MVP도 예외는 없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의 경우다. 다친 발목 때문에 정상 플레이가 어렵다. 그러나 출전 의지가 강력하다. 게임 6시간 전부터 준비한다. 그런 선수를 멈추게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NLCS 6차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로버츠 감독과 프리먼) 둘은 그날 오랜 시간 어렵고, 힘든 대화를 나눴다. 전력을 극대화하는 결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었다. 결국 설득할 수 있었다.” 프리먼은 6차전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아무튼. 로버츠에 대한 접근은 양극화가 뚜렷하다.

우선은 유능한 감독이라는 시각이다. 혹은 괜찮은 성과를 올렸지만 (먼시의 말처럼) 평가절하된 인물이라는 생각이다.

반대 의견도 있다. 성적은 ‘선수발’ 덕분이라는 주장이다.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다. 그나마 9월까지는 낫다. 그러나 가을을 많이 탄다. 특히 국내 팬들이 냉정하다. Ryu가 있을 때 느낀 섭섭함도 작용했으리라. 오죽하면 돌버츠라는 별명이 붙었겠나.

현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저스의 경쟁력은 프런트 덕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적극적인 투자로, 좋은 선수들을 많이 데려왔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견해다. 따지고 보면 감독의 지분은 크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걸핏하면 도마 위에 오른다. 올해도 시즌 막판에 그랬다. 몇몇 매체는 아예 후임자를 거론한다. 다저스 출신인 스킵 슈마커 말린스 감독이 괜찮다며 불을 지핀다. (로버츠 감독의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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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도 걱정하는 감독의 세평

물론 지금은 다르다. 대사를 앞뒀다.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전력질주한다.

다시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보도 내용이다. 매체는 구단 내의 여러 목소리를 전한다. 먼저 내야수 맥스 먼시가 등장한다.

“그라운드의 모두가 중요하다. 각자는 의욕과 자존심이 강한 존재들이다. 그걸 일일이 통제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로버츠 감독) 그는 아주 많이 돌아다닌다. 모두와 대화를 나눈다. 투수들도, 야수들의 기분도 충분히 헤아린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코멘트를 남긴다. “내 생각에, 그는 자기 일에 대해서 충분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해석하면 이런 말이다. ‘감독은 잘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단 최고위층까지 등판한다.

“로버츠에게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은 (미디어를 지칭하며) 당신들뿐이다. 그는 8년간 4번의 (내셔널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마크 월터 구단주)

“부상자가 많아서 팀이 가라앉은 시기도 분명히 있었다. 그렇지만 로버츠 감독이 이를 잘 극복했다. 팀에 대한 열의와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선수단을 세심하게 이끌었다.”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

절대적인 인사권자 2명이다. 한결같이 전폭적인 응원을 보낸다. 이보다 더 든든할 수 없다. 그러나 안심은 이르다. 말은 말일뿐이다. 그곳은 결과로 얘기하는 비즈니스다.

미스터 로버츠의 인생이 걸린 승부다. 내일(한국시간 26일) 월드시리즈 1차전이 플레이볼 된다. 성공하면 그야말로 명장의 반열에 오를 것이다. 실패하면? 다시 또 ‘해고 통지서’ 운운하는 비난에 시달릴 게 뻔하다. 이번에는 훨씬 더 강렬하고, 직접인 공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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