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뇌 구조 바뀌어"…산후우울증 원인 밝힐까

이채린 기자 2024. 9. 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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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임신하면 호르몬, 심혈관, 호흡기, 위장, 비뇨기 등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을 포함한 공동연구팀은 임신과 출산을 앞둔 여성의 뇌를 정밀하게 스캔한 결과 임신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가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16일(현지시간)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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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성이 임신하면 호르몬, 심혈관, 호흡기, 위장, 비뇨기 등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뇌도 임신에 의해 큰 변화를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산후우울증과 같은 임신 및 출산 관련 뇌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을 포함한 공동연구팀은 임신과 출산을 앞둔 여성의 뇌를 정밀하게 스캔한 결과 임신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가 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결과를 16일(현지시간)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을 이끈 신경과학자인 엘리자베스 크리스틸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자신의 뇌를 스캔했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크리스틸 교수의 나이는 38세였다. 건강한 남자아이를 낳았으며 아이는 현재 4세가 넘었다.

연구팀은 임신 3주 전부터 산후 2년까지 총 26회에 걸쳐 크리스틸 교수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스캔해 뇌 지도를 만들었다. 또 정맥을 찌르는 '정맥천자'를 통해 혈류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혈액성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뇌의 가장 바깥쪽 층을 구성하는 주름진 부분인 회백질의 두께와 부피가 광범위하게 감소하고 뇌의 더 깊은 곳에 위치한 백질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변화 모두 호르몬인 '소포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상승하면서 나타났다. 뇌의 회백질은 신경세포의 세포체가 모여 있는 곳으로 보통 노화가 진행되면서 회백질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 심부에서 뇌영역 간 교신을 담당하는 백질은 신경섬유가 모여있는 곳이다. 

회백질의 감소는 출산 후에도 장기간 지속된 반면 백질의 증가는 임신 2분기(13~27주까지) 말에 절정에 달했다가 출산 후에는 임신 전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연구팀은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가 임신과 임신 중 고혈압이 여성의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진행 중인 '모성 뇌 프로젝트(Maternal Brain Project)'로부터 일부 임산부의 뇌 스캔 데이터를 받아 분석했다. 그 결과 크리스틸 교수의 뇌 구조 변화와 비슷한 양상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데이터를 수백 명으로 늘려 추가 분석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회백질의 감소가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춘기를 거치며 뇌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뇌 회로가 미세하게 조정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끈 에밀리 제이콥스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금이 2024년인데도 임신 중 여성의 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은 꽤 충격적"이라며 "이전 연구에서는 임신 전후의 뇌를 스캔했을 뿐 이번 연구처럼 변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뇌 지도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임신 중 뇌 구조의 변화가 향후 산후우울증과 같은 임신 및 출산과 관련된 현상을 예측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또 임신 중에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심각한 혈압 질환인 전산증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참고자료>

doi.org/10.1038/s41593-024-01741-0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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