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AI 반도체 건망증 해결 방법 찾았다' 학계 주목

신동선기자 2026. 3. 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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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정대성 교수팀, 차세대 뉴로모픽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 개발... 성능 두 배 향상
POSTECH 화학공학과 정대성 교수.
POSTECH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김준서.

포스텍 연구진이 쉽게 기억이 사라지는 AI 반도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 학계 주목을 끌고 있다.

AI가 사람처럼 배우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학습한 정보를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그러나 차세대 AI 반도체는 기억이 쉽게 사라지는 단점이 있었다.

포스텍 화학공학과 정대성 교수, 통합과정 김준서 씨 연구팀은 '이온을 단단히 붙잡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고 반도체 기억력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현재 컴퓨터는 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계산하는 장치가 분리되어 있어 데이터의 이동에 따른 시간·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뉴로모픽(Neuromorphic)'이다. 사람의 뇌처럼 하나의 소자 안에서 기억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른바 '뇌를 닮은 반도체'다.

그중에서도 '유기 전기화학 트랜지스터(Organic Electrochemical Transistor)'는 유력한 차세대 뉴로모픽 소자로 꼽힌다. 낮은 전압에서도 작동하고 유연성이 뛰어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주입한 이온이 쉽게 빠져나가 장기 기억 구현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모래 위에 쓴 글씨가 바람에 지워지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접근 방식을 바꿨다. 이온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끼워 넣는' 방법 대신, 전기적 인력으로 붙잡는 전략을 택했다. 이를 위해 양전하와 음전하를 모두 가진 '쯔비터 이온(zwitterion)' 기반 가교 분자를 설계해 반도체 내부에 도입했다. 이 분자는 음전하(-) 부분은 이온의 이동 속도를 조절하고, 양전하 부분(+)은 유입된 이온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강하게 붙잡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정전기적 이온 트래핑(Electrostatic Ion Trapping)'이라 불렀다.

실험 결과, 메모리 성능 지표인 '메모리 윈도우(memory window)'는 8.65V(볼트), '히스테리시스(hysteresis) 강도'는 96.4V로 학계에 보고된 성능 수치(메모리 윈도우: 5.0V, 히스테리시스 강도: 47V) 대비 약 두 배 향상됐다. 특히, 높은 히스테리시스 강도는 입력 신호가 사라진 뒤에도 상태가 쉽게 지워지지 않음을 의미해 연구팀의 기술로 기억 유지 특성이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준다. 또한, 소자를 20만 회 이상 반복 구동한 이후에도 초기 신호의 86% 이상을 유지해 반복 사용에 따른 성능 저하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웨어러블 기기가 심장 박동이나 근육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면서도, 외부 서버 없이 스스로 학습·판단하는 환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이나 소형 전자기기에서도 적은 전력으로 고성능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AI '건망증'을 고치는 기술이, 더 똑똑하고 더 오래 기억하는 기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정대성 교수는 "이번 기술은 특정 고분자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적인 기술"이라며, "뉴로모픽 소자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 고성능 AI 프로세서와 실시간 생체 신호 처리 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다기능성 분자 리간드를 이용한 내재적 신축성을 갖는 고연신성 디스플레이 Backplane 구현"과 "파장 정합성 유기 수/발광다이오드 및 수직트랜지스터 통합소자를 활용한 고성능 유연 광통신 시스템 개발"에서 지원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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