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野 엑스포 가짜뉴스는 자해발언”...민주 “질문도 못하나”
대통령실은 30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둘러싸고 한·사우디아라비아 간 거래설을 제기한 데 대해 “다른 나라 정부까지 깎아내리고 모욕한 외교 결례이자 국익을 저해한 자해 발언”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자해’ 등의 단어를 써가며 야당 지도부를 직접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민주당 지도부의 허위 선동’이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에서 “야당의 가짜 뉴스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지난 17일 회담과 관련한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의 발언을 겨냥한 내용이다. 김 의장은 전날 당 회의에서 “항간에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등을 대가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늘고 있다”며 당시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 밝힐 것을 윤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김 수석은 “야당은 대통령이 마치 무함마드 왕세자와 거래해 부산 엑스포 유치를 포기한 듯 마타도어를 퍼뜨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를 지켜줄 통상 교역의 논의 자리를 저급한 가짜뉴스로 덧칠한 발언이자 공당의 언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 이하의 저질 공세”라며 “사과하지 않는다면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우디와의 엑스포 유치 경쟁과 경제·산업 협력은 별개라는 게 윤 대통령 생각”이라고 했다. 670조원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 프로젝트 참여나 세계 3대 국제 행사인 엑스포 유치나 “국익 관점에서 (별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민주당 지도부가 음모론의 전면에 나선 것에 대해 ‘선을 넘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김의겸 대변인은 친야 성향 유튜브 매체인 더탐사와 공조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가 거짓으로 드러났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사진 조명 의혹을 계속 주장해 고발된 데 이어 김성환 정책위의장까지 ‘사우디 거래설’을 들고나왔다는 것이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순방 당시 비속어 논란 이후 국내 정쟁이 외교 문제로 번지는 데 대한 반감이 상당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반지성주의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사에서도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반지성주의’를 지목했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과의 협치가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진짜 뉴스에는 진짜 뉴스대로 협치할 것”이라며 “정치인의 언어는 국민에 대한 책임을 수반한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의혹을 재차 질문했다고 ‘저질 공세’라니 황당하다”며 “대통령실이 적의로 가득 찬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또 “대통령실에 질문하는 것이 이렇게도 어려운 일이었나”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개별 의원의 잘못을 자제시켜야 하는 지도부가 스스로 강성 지지층 눈치를 봐가며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즐기고 있다”고 했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일부 유튜버가 돈벌이를 위해 펼치는 마구잡이식 폭로를 대변인이 가져오면서 야당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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