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냄새 심하더라"…한국인 입냄새 80% 물 대신 마신 '이것' 때문이라는데

물 대신 마신 커피, 한국인 입냄새 80% 흔든 숨은 범인
입냄새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헬스코어데일리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자동으로 커피를 찾는 사람이 많다. 출근길 텀블러, 점심 식사 후 디저트, 야근 중 졸음 쫓는 한 잔까지 합치면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는지 세기도 어렵다. 그런데 이렇게 마시는 커피가 입에서 나는 냄새와 치아 색을 크게 바꾼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입냄새 상담을 받으러 병원을 찾는 사람 가운데 열 명 중 여덟 명은 입 안 문제에서 냄새가 시작되고, 이 중 상당수가 물 대신 커피를 반복해서 마시는 습관을 갖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커피 한 잔이 별일 없어 보이지만, 입안 환경은 전혀 다르게 움직인다.

커피는 색이 짙고 산성도가 높은 음료다. 경희대 치의학대학원에서 치아 착색 정도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해 19가지 음식과 음료를 비교했는데, 아메리카노는 지수 8.42, 카페라떼는 4.11을 기록했다. 수치가 올라갈수록 치아가 쉽게 착색된다는 뜻이다. 치아 표면은 매끈한 유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구조다. 커피에 들어 있는 갈색 색소와 타닌 성분이 이 틈으로 스며들면서 깊은 층까지 내려가고,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또는 갈색으로 변한 치아를 거울에서 마주하게 된다.

치과 진료를 받는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문제는 색만 아니다. 많은 직장인이 물 대신 커피를 마신다. 회의실에서, 책상 앞에서, 이동 중에도 커피만 계속 마시면 입안이 건조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카페인이 몸속 수분 배출을 촉진하고, 산성 음료라서 입안을 보호하는 침 분비량이 줄어들기 쉽다. 침은 입 안에서 가장 중요한 방어막이다. 산을 중화해서 치아 표면을 지키고, 세균이 만든 산성 물질을 씻어내고, 음식 찌꺼기가 치아 사이에 오래 붙어 있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 침이 부족해지면 같은 음식, 같은 양을 먹어도 충치와 잇몸 질환에 훨씬 취약해진다. 입냄새도 훨씬 잘 생긴다.

여기에 설탕, 시럽, 프림이 더해지면 상황이 더 나빠진다. 커피에 들어가는 단맛과 우유 대용 분말은 입안에 남았다가 세균의 먹잇감이 된다. 입안 세균은 단맛이 있는 성분과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냄새 나는 가스를 만들어낸다. 달콤한 라테, 카라멜 마키아토를 즐길수록 입안에서는 세균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냄새 원료가 계속 만들어진다. 물을 거의 마시지 않는 습관까지 겹치면 입 안은 마르고 끈적해지고, 냄새는 더 쉽게 강해진다.

물 대신 커피가 만든 입안 건조 경보

커피를 마시는 여성이 입을 가리고 있다. / 헬스코어데일리

입에서 나는 냄새의 80~90퍼센트는 입 안에서 시작된다. 대부분 입안 세균이 혀, 잇몸, 치아 사이에 남아 있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분해하면서 만든 휘발성 황화합물이라는 가스 때문이다. 이 가스는 달걀 썩는 냄새, 양파 썩는 냄새와 비슷한 향을 띠고 공기 중으로 빠르게 퍼진다. 입안이 촉촉할 때는 침이 이 물질을 어느 정도 씻어내지만, 입이 마른 상태에서는 가스가 쉽게 모여서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커피가 입을 마르게 만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트레스가 심한 날, 입이 바짝 마른 느낌을 경험한 사람도 많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침 분비가 줄어든다. 중년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침이 덜 나온다. 여기에 커피가 하루에 여러 잔씩 들어가면 입안 건조 정도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밤에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나 코막힘으로 인해 코가 아닌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도 입을 마르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냄새가 유난히 심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밤새 침이 적게 나오고, 입으로 숨을 쉬는 동안 입안이 메말라 세균이 편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식사 패턴도 중요하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까지 긴 시간 아무것도 먹지 않거나, 다이어트 때문에 하루의 대부분을 공복 상태로 보내면 입 안이 쉽게 마른다. 음식을 씹을 때 나오는 침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등산 같은 활동을 하고 물을 거의 마시지 않을 때도 비슷하다. 숨이 가빠지고 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입안 수분이 날아간다. 여기에 육류나 치즈, 우유, 아이스크림처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이 한 번에 많이 들어가면, 세균이 분해할 단백질이 더 늘어나 입냄새 가스가 쉽게 만들어진다.

양파와 마늘처럼 황을 많이 포함한 재료도 냄새를 키우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이 재료에 있는 입자는 입안에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폐로 넘어가 숨에서 다시 나온다. 그래서 양파, 마늘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은 다음 날 오전까지 냄새가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여기에 담배가 더해지면 입안 건조, 세균 증가, 황화합물 흡입까지 겹친다. 흡연 후에 커피를 연달아 마시는 습관은 구취를 가장 빠르게 악화시키는 조합 가운데 하나다.

입냄새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생리적 입냄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장시간 공복 상태일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 단백질 위주 식사를 한 뒤처럼 일상 속 상황에서 잠깐씩 나타나는 상태다. 둘째, 병리적 입냄새다. 입안 질환이나 코·목·위장 질환, 전신 질환 때문에 생긴 냄새다. 셋째, 검사에서는 냄새가 거의 잡히지 않는데 본인이 심한 입냄새가 난다고 느끼는 주관적 입냄새가 있다.

병리적 입냄새는 입안 문제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잇몸에서 쉽게 피가 나고 붓는 잇몸 질환, 깊은 충치, 오래된 틀니나 치아교정 장치 사이에 남은 음식 찌꺼기, 제대로 닦이지 않은 치태와 치석이 대표적이다. 혀 표면에 흰색 또는 갈색으로 두껍게 끼어 있는 설태도 냄새를 만든다. 혀 뒷부분에는 산소가 적고 습도가 높아서 세균이 살기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이곳에 단백질 덩어리가 쌓이면 황 냄새 가스가 금세 늘어난다. 드물지만 입안 암에서 나는 냄새가 첫 신호가 되는 경우도 있다.

입안 외에도 코와 목에서 시작되는 냄새도 많다. 만성 부비동염과 비염으로 코 안에 고름이 고여 있거나, 편도염과 편도결석이 있는 경우다. 편도에 하얗게 딱딱한 알갱이가 박혀 나오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편도결석은 단백질 덩어리와 세균이 뭉친 덩어리라서 매우 강한 냄새를 낸다. 소화성 궤양, 위염, 위암 같은 위장 질환이 있을 때도 트림과 함께 냄새가 치솟는 경우가 있다.

전신 질환과 연결된 입냄새는 냄새 특징이 비교적 뚜렷하다. 당뇨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입에서 과일 냄새 같은 아세톤 향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서는 숨에서 생선 비린내와 비슷한 암모니아 냄새가 느껴질 수 있다. 간 기능이 심하게 나빠지면 피 냄새와 계란 썩는 냄새가 뒤섞인 향이 올라올 수 있다. 백혈병처럼 혈액 질환이 있으면 피가 썩는 듯한 냄새가 나타나기도 한다. 입냄새가 오래가고 양치와 구강 관리로도 잡히지 않을 때 이런 질환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 입냄새 80%, 생활 습관에서 시작된다

커피를 자주 마시는 남성을 나타낸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입 냄새가 걱정될 때 스스로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작은 플라스틱 숟가락이나 혀 클리너로 혀 뒷부분을 살짝 긁어 본 뒤 5초 정도 기다렸다가 냄새를 맡는다. 손등을 핥은 뒤 10초 정도 지나서 마르면 코를 가까이 대고 맡아본다. 3분 정도 입을 다물고 있다가 양손으로 입 주변을 감싼 뒤 숨을 내쉬어 냄새를 맡는 방법도 있다. 가까운 가족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는 것도 실질적인 확인 방법이다. 보다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면 치과나 관련 진료과에서 휘발성 황화합물 농도를 재는 전용 장비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입안에서 냄새를 줄이는 가장 기본은 칫솔질이다. 하루에 두 번 이상, 최소 2분 이상 닦는 것이 좋다. 모든 치아의 바깥면과 안쪽면, 씹는 면을 빼놓지 않고 닦아야 한다. 특히 제일 안쪽 어금니 뒷면과 송곳니 안쪽처럼 칫솔이 잘 닿지 않는 부분이 중요하다. 머리 부분이 작은 칫솔을 사용하면 이런 구석진 곳에 닿기 쉬워진다. 칫솔모를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경계에 약 45도 정도 기울여 놓고 짧게 흔들어가며 닦으면 치아와 잇몸 사이에 낀 치태 제거에 도움이 된다. 힘을 너무 세게 주면 잇몸이 내려앉을 수 있으므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칫솔질만으로는 치아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빼내기 어렵다. 치실과 치간 칫솔을 함께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실은 치아 사이를 타고 내려가면서 양쪽 치아 벽을 문지르듯이 움직여야 효과가 크다. 치간 칫솔은 치아 사이 공간이 넓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이런 도구로 치아 사이를 깨끗하게 유지하면 세균이 머무를 자리 자체가 줄어든다.

혀 관리도 중요하다. 혀 스크레이퍼나 혀 전용 칫솔로 하루에 두 번 정도, 혀 뒷부분에서 앞부분 방향으로 3~4회 가볍게 훑어낸다. 힘을 세게 주면 혀 표면이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부드러운 압력으로 여러 번 반복하는 편이 좋다. 혀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냄새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사람이 많다. 양치 후에는 불소 성분이 남아 치아를 보호할 수 있도록 물로 과하게 헹구지 않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다만 입안을 헹굴 필요가 있을 때는 가글액보다는 물을 사용하는 편이 좋다.

식사 습관도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침 식사를 챙기면 입안이 마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음식을 씹는 동안 침이 충분히 나오기 때문이다. 육류 중심 식사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접시는 물론 간식에서도 더 많이 가져가는 편이 낫다.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은 씹는 시간이 길고, 저지방 식단은 혀와 치아 사이에 남는 찌꺼기가 상대적으로 적다.

물이 가장 기본이다. 하루 종일 조금씩 자주 마시는 방식이 좋다. 입안이 마르기 시작할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보다, 책상 위나 가방에 물병을 두고 틈틈이 한두 모금씩 마시는 편이 더 도움이 된다. 무설탕 껌은 씹는 동안 침이 더 많이 나오도록 돕는다. 단, 설탕이 들어간 껌이나 사탕은 입안 세균의 먹이가 되어 냄새 가스를 더 만든다.

양치를 준비하는 모습. / 헬스코어데일리

입냄새를 줄이고 싶다면 술과 담배를 줄이는 것이 빠른 길이다. 술은 체내 수분을 빼앗고 입안을 쉽게 마르게 만든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술을 마신 다음 날 아침 입안이 마르고 쓴맛이 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배는 타르와 니코틴 성분이 치아와 혀, 잇몸 표면에 들러붙는다. 침 분비가 줄고 혈액 순환이 방해받으면서 잇몸 질환 위험이 커지고, 특유의 냄새가 숨과 함께 섞여 나온다.

커피와 함께 마시는 다른 음료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토마토 주스, 오렌지 주스처럼 산성이 강한 음료, 탄산음료는 입안을 산성 상태로 오래 남게 만든다. 이렇게 산성이 강한 상태가 길어지면 치아 표면의 무기질이 녹아나고 민감도도 올라간다. 이런 음료를 마신 뒤에는 바로 이를 닦기보다 물로 입을 여러 번 헹군 뒤 20~30분 정도 지나서 양치하는 편이 치아 표면을 보호하는 데 낫다.

칫솔은 3개월에 한 번 정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칫솔모가 퍼지면 치아와 잇몸 사이를 제대로 닦기 어렵고, 오히려 자극만 주게 된다. 치과에서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도 잇몸 질환과 입냄새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치석은 스스로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 간격으로 치과 진료를 통해 관리해야 한다.

구강 청결제는 사용법을 잘못 이해하기 쉬운 제품이다. 입냄새를 완전히 없애 줄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향과 알코올 성분으로 냄새를 잠시 가리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매일 여러 번 사용하는 습관은 오히려 입안을 더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일부 제품은 치아와 점막에 착색을 남기거나, 맛을 느끼는 감각을 바꾸기도 한다. 알코올이 함유된 제품은 강한 자극 때문에 속이 시원해진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입안 수분을 더 빼앗아서 시간이 지나면 냄새가 다시 심해질 여지가 있다. 필요하다면 치과에서 안내받은 제품을 짧은 기간 보조 수단으로 쓰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입냄새와 치아 변색을 줄이는 길은 거창한 방법이 아니다. 커피를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물을 곁에 두고 한 잔 마실 때마다 한두 모금씩 함께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신 뒤에는 가능하면 물로 입을 헹구고, 시간이 허락하면 양치까지 해준다. 혀와 치아 사이, 잇몸을 꾸준히 관리하면 커피 한 잔을 즐기면서도 입냄새와 치아색 걱정을 훨씬 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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