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동력 찾는 미디어렙사…리더십 교체로 '운영의 묘' 살릴까

국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맡은 미디어렙사들이 '리더십 교체'로 재도약에 나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부터 나스미디어, 메조미디어, 인크로스 등 국내 대표 미디어렙사들이 차례대로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침체기에 빠진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퍼포먼스를 낼 지 주목된다.

인크로스 창업자, 회사 떠나나

지난 20일 인크로스는 "이재원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퇴임설이 불거진 것은 지난 13일 이재원 대표가 5% 가량의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부터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재원 대표는 64만3687주를 시간외매도했으며, 처분단가는 1만5956원으로 총 103억원 가량이다.

이재원 대표는 인크로스 창업자로 지금까지 회사의 주요 사업을 이끌어 왔으며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돼, 2025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바 있다. 사임 의사를 표명한 이재원 대표는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경영 공백을 막는다는 계획이다.

인크로스 실적 추이. (표=블로터)

새로운 인크로스 대표는 회사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을 구성하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인크로스의 수익성과 연결된다. 해당 시기 인크로스는 전년 대비 2.9% 상승한 5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3%, 27% 감소했다.

인크로스는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티딜(T deal)'을 캐시카우로 보고 있다. 티딜은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기술과 통신 인프라를 활용한 큐레이션 커머스 사업으로, 1900만 SKT 고객의 취향과 관심사를 분석하고 부합하는 상품 구매 정보 및 링크를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면 전용 폐쇄몰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미 티딜은 인크로스의 주력 사업인 '미디어렙(73.54%)' 분야 다음으로 많은 매출 비중(12.41%)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인크로스의 퍼포먼스 및 검색 광고 자회사 '마인드노크'와 애드테크 자회사 '솔루티온'도 해결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마인드노크와 솔루티온을 통해 디스플레이 광고(DA, 배너광고)-퍼포먼스 광고-검색 광고(SA)까지의 디지털 광고 전 영역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박평권 대표 체제 나스미디어, 과제는

인크로스의 전략은 업계 1위 사업자인 나스미디어의 구조와 유사하다. 나스미디어는 인크로스보다 앞선 2021년 2월, 케이딜(K-Deal)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KT 고객 대상 문자메세지 기반의 폐쇄형 커머스다.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플레이디'도 검색 광고를 넘어 디지털 광고 대행을 주 사업으로 넓힌 상태다. 2019년 하반기 미디어 커머스 사업 전담 조직을 구성해 2020년 4분기부터 자체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편백네(편백 생활용품 브랜드) △더블퍼센트(남성 화장품 및 데일리 케어 브랜드) △디에센셜(데이팩/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산삼백서(프리미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등이 그 예다.

나스미디어 실적 추이. (표=블로터)

현재 나스미디어는 KT 계열사와 힘을 합쳐 '커머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기업 탄생부터 지분 관계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0년 3월 더블클릭코리아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된 나스미디어는 2002년 9월, 기존 대주주인 '더블클릭코리아(Double Click Korea(BVI), Ltd.)'가 보유주식 전액을 국내 주주에게 양도하면서 주식회사 나스미디어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8년 1월 유상증자 및 지분인수를 통해 KT가 회사의 지분 51.42%를 차지하며 지배기업이 됐다.

지난해 기준 KT는 나스미디어 지분 42.96%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창업주인 정기호 대표가 16.41%로 특수관계인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정기호 대표는 지난해 KTH와 모바일쿠폰사업 계열사 KT엠하우스를 합병해 출범한 'KT알파'를 이끌고 있다.

정기호 대표가 KT알파로 자리를 옮기면서 나스미디어는 지난해부터 더블클릭코리아 창립 멤버인 박평권 대표 체제에 돌입했다. 박평권 대표 체제와 맞물려 나스미디어는 KT알파와 함께 커머스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고 있다.

커머스에 집중한 나스미디어는 지난해 인크로스와 마찬가지로 매출 성장을 이뤘지만 수익성 면에서 큰 성과를 내진 못했다. 나스미디어는 지난해 매출 1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331억원으로 소폭(전년 329억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5% 줄어든 부분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모회사인 KT가 새 대표를 찾지 못하고 비상경영위원회 체제에 돌입한 점도 나스미디어의 불안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메조미디어, 체질 개선으로 몸집 키운다

1999년 4월에 설립된 메조미디어는 2012년 CJ ENM에 편입되면서 꾸준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메조미디어의 최대주주는 CJ ENM으로 지분율이 51%에 달하며 창업자인 우영환 씨가 37.56%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우영환 씨가 대표이사로 재직중인 베리타스미디어도 메조미디어의 지분 11.44%를 보유하고 있어 창업자 지분이 49%에 달한 상태다. 베리타스미디어는 광고 기획부터 IT컨설팅을 제공하는 광고대행업체로 메조미디어 측은 "우영환 창업주는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메조미디어 실적 추이. (표=블로터)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조미디어는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지난해 메조미디어는 매출 806억원, 영업이익 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 기조를 유지했지만 '국내 최초 미디어렙사'라는 타이틀에 비해 규모는 타사 대비 작은 편에 속한다.

메조미디어의 몸집을 키울 경영자는 지난해 6월 CJ ENM 엔터부문에 입사한 김승현 대표다. 애드테크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CJ ENM 입사 후 디지털솔루션본부장 겸 메조미디어 디지털솔루션본부장직을 겸임하다 올 들어 메조미디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김승현 대표는 CJ ENM의 종합 디지털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인 '디베이스앤'과 종합광고대행사 '모베오'를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도모했다. 이에 따라 디베이스앤은 소비자 여정의 모든 단계를 통합한 마케팅 회사로 일원화됐고, 김승현 대표는 해당 법인의 대표이사직을 겸임하며 성장세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디베이스앤은 157명의 임직원을 기반으로, 1400억원의 취급고와 1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 온라인 광고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광고 시장이 급격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는 광고 대행업인 미디어렙사들에게 직격타가 될 요인인데, 해당 기업들이 데이터와 IT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만큼 모기업 및 관계사들과 함께 커머스 기반 신사업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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