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버티는 안전자산 찾아라 … 커버드콜·TIF에 뭉칫돈

원호섭 기자(wonc@mk.co.kr),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3.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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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하락 손실 줄인 커버드콜
국내외 배당주·국채·리츠 등
안전자산 분산 TIF 수익률 선방
'파킹통장' KOFR금리ETF
최근 한달 동안 수천억 몰려
"우량주 저점서 꾸준히 매집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대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금리가 낮더라도 원금 손실을 최소화한 자산군 비중을 확대할 때라고 조언한다. 또 안전자산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가치가 많이 떨어진 종목을 분할매수하는 것이 장기 수익률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KODEX23-12은행채(AA+이상)'로 현금 5380억원이 유입됐다. KODEX23-12은행채(AA+ 이상)는 존속기한형 채권 ETF로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수 시점에서 예상한 기대수익률 수준의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정기예금과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도해지 시 페널티가 없고 투자 금액의 제한이 없는 점, 만기 기대수익률과 안정적인 이자수익까지 추구할 수 있어 변동장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KODEX23-12은행채(AA+ 이상)의 순자산총액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제외한 ETF 중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많은 현금이 유입된 ETF가 모두 채권과 KOFR금리 등 무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ETF였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분배금 수익 창출이 유리한 '커버드콜 ETF'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TIGER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의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 순매수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 커버드콜이란 기초자산 매수와 동시에 해당 자산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면 기초자산 하락 시에는 옵션 매도 프리미엄만큼 손실이 완충되고 기초자산 상승 시에는 수익률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연금 상품인 타깃인컴펀드(TIF) 역시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제로인 펀드닥터에 따르면 국내 TIF 시장 규모는 최근 7352억원까지 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6608억원으로 운용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연금 상품인 타깃데이펀드(TDF)가 은퇴하기 전까지 자금을 불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TIF의 경우 그렇게 모은 자금이 소진되는 것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때문에 TIF는 국내외 배당주, 선진국·신흥국 국채, 커버드콜 펀드, 리츠(부동산투자신탁)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해 매년 일정한 수익(인컴)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TIF는 일정한 배당수익, 이자수익, 임대수익 등을 확보하는 방식"이라며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방어하면서 정기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한국투자TIF알아서평생소득ETF포커스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 4.6%를 기록했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평생소득TIF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 3.1%를 내며 순항하고 있다.

김의찬 신한자산운용 글로벌투자운용본부 매니저는 "신한평생소득TIF는 안정적인 국내외 채권과 상장지수펀드(ETF)에 70% 수준을 투자하고 있다"며 "금리 급등세가 안정될 경우 추가적인 채권가격 상승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ETF라는 효율적인 플랫폼을 접목한 TIF가 출시되면서 투자자들이 간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글로벌멀티에셋TIF액티브 ETF는 지난해 8월 상장 이후 최근 순자산총액이 221억원까지 늘었다.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 관련 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SVB 파산 이후 지난 14~15일 'ACE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ETF'는 7.42%나 상승했으며 'TIGER 금은선물(H) ETF'와 'KODEX 골드선물(H) ETF' 모두 3% 중반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SVB 등 금융위기 관련 분위기 고조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3일 이후 '제2의 금'으로 불리던 팔라듐 ETF 수익률이 높은데 전문가들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SVB 파산과 CS 유동성 위기가 터진 이틀간 국내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은 'KB팔라듐선물(H)' ETF로 9.51%에 달했다.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광물 수출을 무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감에 가격이 상승했는데, 거래량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자동차업계에서 사용량도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추가적인 가격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공격적인 투자자의 경우 오히려 지금이 우량 종목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는 조언이 나온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투자금이 이동하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전자산의 가격 또한 쉽게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안전자산도 언제 오르고 떨어질지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오히려 장기적 관점에서 가격이 떨어진 산업군의 ETF나 S&P500, 나스닥 등 우상향이 기대되는 인덱스 주식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KODEX미국나스닥100, KBSTAR200, TIGER200과 같은 인덱스 ETF에도 500억~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변동장에 관계없이 연금처럼 꾸준히 지수연동형 펀드에 투자하는 수요도 과거보다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도 "최근 채권가격 역시 시장 상황에 빠르게 반응하는 추세인 만큼 변동폭이 크다"며 "오히려 지금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저평가된 주식이나 ETF 등에 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이 큰 장에서 바람직한 투자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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