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 구매비’로 안마기 등 30억 쇼핑…얼빠진 한국수력원자력
[앵커]
이 사례는 더 심해 보입니다.
한 공공기관 직원들이 회삿돈을 쌈짓돈 쓰듯 개인적으로 쓰다 무더기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마사지기, 영양제, 스마트 워치를 사놓고 업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매한 물품을 중고사이트에 판 직원도 있습니다.
이윤우 기잡니다.
[리포트]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감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2022년부터 20개월간 부적절한 물품 구매로 적발된 금액이 30억 원 가까이 됩니다.
구매 내역을 보면 안마기 200여 개, 유명 브랜드의 스마트워치·무선이어폰·의류 등입니다.
직원 200여 명이 이 물품들을 '업무용 구매비'로 샀다가 적발된 겁니다.
업무용이 아닌 개인용이 분명해 보이지만 적발된 직원들은 한결같이 '근골격계질환 예방용', '정비용 자재구', '이러닝 수강용' 같은 황당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음성변조 : "각 개별 물품마다 이게 어떤 예산 성격의 물건인지를 정확하게 저희가 확인하기는 조금 어려운 사정이 있어서, (사적 구매로 분류할)정확한 기준이나 구매하는 가이드라인 이런 것들이 없어서…."]
심지어는 이렇게 회삿돈으로 구매한 물품을 중고 사이트에 판매하다 적발돼 횡령 혐의로 처벌받기도 했습니다.
구매에 사용된 30억 원은 발전소 정비 예산인 수선유지비와 연구개발비 등 기관의 주요 예산인데, 특히 연구개발비로는 등산화와 등산복 같은 용품들을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상웅/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국민의힘 : "이번 사태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 수준을 넘어 국민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적으로 유용한 범죄행위와 다름이 없습니다. 무분별한 예산 남용을 막을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예산 사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사적인 물품 구매로 입증돼 환수 조치된 건 단 1억 8천여만 원 정도에 그쳤습니다.
한수원 측은 추가 감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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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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