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고지하고 상장사가 비상장 종속·계열회사와 합병하는 경우를 중복상장 대상에 포함하기로 결론지었다. 이에 따라 휴온스글로벌이 추진 중인 '휴온스-휴온스랩'의 합병은 중복상장에 속하게 됐으며,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을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요구해온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새로운 상장 규정은 과거에 이미 진행 중인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고 거래소의 심사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점에서, 회사가 향후 의결권 관련 어떠한 제한 방식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중복상장 규정 손질…소액주주 보호 강화
22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중복상장 가이드라인과 상장·공시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상장을 추진하는 모회사 이사회에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주주 영향 평가 △주주보호 방안 마련 등 ‘5대 의무’를 강제하기로 했다. 해당 개정안은 자회사 상장 시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엄격하게 심사하는 데 방점을 뒀다.
주목할 점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때 적용되는 ‘3%룰’에 입각해 참여 주식의 과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1 이상 찬성을 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권고했다는 점이다. 이는 주총 표 대결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당국의 각종 가이드라인 가운데서도 3%룰 시행 여부에 큰 관심이 쏠렸던 이유다. 실제 휴온스글로벌의 일부 주주들은 임시 주총에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 3% 제한 방식이 확정돼 합병 철회가 힘을 받기를 기대해 왔다. 휴온스랩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확신으로 지주사에 투자했으나 이번 합병이 성사될 경우, 핵심 기술이 휴온스로 넘어가는 것과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휴온스글로벌은 윤성태 회장(42.76%)을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57.14%) 소액주주(34.2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소액주주들이 요구하는 것처럼 최대주주·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총 3%로 제한하게 되면 이들의 의결권은 57.14%에서 3%로 감소한다. 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대주주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합병 반발에 추가 주주환원 나설 가능성은
최근 한국거래소는 이번 휴온스-휴온스랩의 합병을 우회상장으로 보고 중복상장에 적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휴온스글로벌 역시 금융당국의 소수주주 권익 보호 및 자회사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의 확정된 기조를 엄격하게 준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쳐 왔다. 이에 따라 회사가 3%룰을 적용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합병이 무산되지 않기 위해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한 추가 협상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앞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사주를 제외하고 일반주주만을 대상으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일반주주 지분율로 환산하고 이 중 30%에 달하는 26만38주를 현물배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주주들은 배당 규모에 불만을 내비치는 모양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이상목 대표는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휴온스-휴온스랩 합병 추진 이후 지주사의 주가가 사실상 반토막 났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배당 규모가 크지 않은 주주환원 정책만으로 주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현금배당 규모 확대 및 자사주 매입이나 소각 등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휴온스글로벌 관계자는 "현재 3%룰 적용 여부 및 중복 상장 관련 사항에 대해 검토 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하는 대로 공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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