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현금·차입금' 격차 1조로 확대

서울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계동사옥 전경 / 사진 =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들어 부채비율을 낮추고 영업이익을 늘렸지만 현금과 차입금의 균형은 약해졌다. 지난해 말 현금·예금이 차입금을 웃도는 상태로 회복됐다가 올해 1분기에 다시 뒤집혔다. 이후 차입금 초과액이 1조원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수익성 회복과 함께 현금 확보가 재무관리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현대건설이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19조3642억원, 영업이익은 664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5.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4.4% 증가했다. 매출원가율이 94.0%에서 92.0%로 낮아지면서 외형 축소 속에서도 이익을 늘렸다.

부채 1조3000억원 감소에도 차입금 증가

재무상태표에서는 부채 감소와 차입 확대가 동시에 나타났다. 현대건설 IR 자료의 비교 수치 기준으로 9월 말 연결 부채는 16조34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조3112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자본은 10조3990억원에서 10조933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69.8%에서 149.5%로 20.3%p 낮아졌다.

반면 차입금은 3조8510억원에서 4조5162억원으로 6652억원 증가했다. 총부채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21.8%에서 27.6%로 높아졌다. 부채 전체 규모는 축소됐지만 그 안에서 차입금의 비중은 커진 셈이다.

현금·예금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말 5조1768억원에서 9월 말 3조4850억원으로 1조6918억원 감소했다. 감소율은 32.7%다. 현금·예금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산한 금액이다.

분기별로 보면 현금·예금과 차입금의 역전은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현금·예금이 약 3조5290억원, 차입금은 약 3조8727억원으로 차입금이 3438억원 많았다. 다만 연말에는 현금·예금이 늘면서 차입금을 1조3258억원 웃도는 상태로 돌아왔다.

올해 1분기에는 두 항목의 관계가 다시 뒤집혔다. 3월 말 연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조3372억원, 단기금융상품은 5144억원으로 합계 약 3조8516억원이었다. 당시 차입금은 4조1527억원으로 현금·예금을 약 3011억원 웃돌았다.

이후에는 차입금이 더 많은 상태가 이어지며 격차도 확대됐다. 차입금 초과액은 6월 말 5619억원에서 9월 말 1조312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회복했던 현금 우위를 올해 들어 유지하지 못한 것이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47.9%에서 9월 말 152.2%로 상승했다. 다만 유동자산에는 현금뿐 아니라 매출채권 등도 포함된다. 유동비율 개선과 별개로 현금·예금 감소와 차입금 증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매출채권 증가…별도 현금 45% 감소

현대건설 별도 기준에서는 현금 감소 폭이 더 컸다. 현금·예금은 지난해 말 2조9653억원에서 9월 말 1조6309억원으로 45.0% 감소했다. 차입금은 2조3607억원에서 2조4877억원으로 5.4%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별도 기준으로도 현금·예금이 차입금을 6046억원 웃돌았다. 9월 말에는 차입금이 현금·예금보다 8568억원 많아졌다.

매출채권도 증가했다. 별도 매출채권은 지난해 말 3조9277억원에서 9월 말 4조2375억원으로 3098억원 늘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별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1%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공사대금 회수 일정이 현금 확보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복합개발 등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3분기 누적 연결 수주는 28조8746억원으로 연간 목표의 86.5%를 달성했다. 수주잔고는 99조5310억원이다.

확보한 일감을 매출과 이익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현장 운영자금과 투자 재원도 필요하다. 올해 1분기부터 다시 차입금이 현금·예금을 웃돌고 격차도 확대된 만큼 현금 확보와 차입 부담 관리가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여력을 가를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선별 수주와 원가 관리 강화로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 결과 영업이익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 수행 역량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및 인프라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사업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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