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지어 행복한 집

양양 강현면 주택

서울에서 치과를 운영하던 건축주는 복잡한 서울을 떠나 공기 좋고 한적한 양양에 집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5년 동안 살면서도 꿈을 실현하지 못하다 우연히 지인 소개로 현재 살고 있는 전원주택 단지를 구경한 뒤, 석 달 동안 열 번 정도 방문하고 현재 부지를 구입해 본격적인 집짓기를 시작했다.

노철중 기자 | 사진 및 협조 더함

건축주는 붉은 벽돌에 예쁜 정원을 가진 아기자기한 프로방스 디자인에 매력을 느껴 이를 실현시켜 줄 현재 업체를 찾았다. 건축주 부부는 두 아들을 분가시키고 온전히 둘만을 위한 집을 원했다. 1층은 주방과 거실, 작은 손님방이 있는 공용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2층은 온전한 숙면을 위한 작은 침실과 아내를 위한 퀼트 작업공간이 만들어지길 원했다.

원목 대문에 소품으로 포인트를 줬다.

“우연히 보게 된 책에 나온 프로방스풍 집으로 짓고 싶었어요. 경량 목구조 주택으로 붉은 기와를 얹은 이층집으로 계획을 세웠고 비슷한 스타일로 집을 짓는 시공사를 찾아 자료도 얻고 실제로 해당 집을 방문해 직접 보기도 했죠.”  
또한 건축주는 여러 번 설계 미팅에 참여해 수정과 보완을 거쳤고 시공 현장에도 자주 나가 그때그때 시공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렇게 즐겁게 집을 짓다 보니 후회 없는 결과물을 얻은 것 같다고 건축주는 귀띔했다.

현관은 아치형 포치와 원목 도어가 인상적이다.
손잡이 하나마저 건축주 취향에 맞춰 제작한 원목 중문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 양양 강현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502㎡(151.86평)
건축면적   80.99㎡(24.50평)
연면적  132.34㎡(40.03평)
                1층 80.45㎡(24.34평)
                2층 51.89㎡(15.70평)
건폐율  16.13%
용적률  26.36%
설계기간  2018년 1월 ~ 3월
시공기간  2018년 3월 ~ 6월

설계 및 시공 더함 031-697-8100
                 http://theham-archi.com
                 인스타그램 @the.ham_archi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카스텔벨(테릴기와)
                외벽 - 스타코플렉스, 고벽돌
                데크 - 고벽돌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 수성페인트(KCC)
                내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KCC)
                바닥 - 모로칸화이트(구정마루)
계단실    디딤판 - 애쉬우드
                난간 - 애쉬우드
단열재  지붕 - 에코배트 R37(크나우프)
                외벽 - 비드법 2종1호
                내벽 - 에코배트 R37(크나우프)
창호          밀가드  
현관문  글로리도어, 엘더원목도어(실크로드)
조명          LED 엔틱
주방기구  이케아
위생기구  대림,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경동 가스보일러


건축주 부부의 취미를 위한 거실. 퀼트 작품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혼재돼 있다. 외부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작은 창으로 계획했다.

프로방스 스타일 주택의 정석

본 주택은 서울에서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양양 낙산해수욕장 인근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해 있다. 대지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분할돼 있어 설계자는 최대한 노는 땅을 없애고자 대지의 축을 따라 건물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화이트 톤으로 통일한 주방은 서까래로 포인트를 줬다. 07 현관에 들
현관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창문이라 덧창을 밖으로 설치했다.
식탁 뒤쪽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문 뒤쪽으로 보조주방을 설치했다.

원목 포인트 담장의 대문을 통과하면 넓은 정원에 놓인 붉은 벽돌 길을 만나게 된다. 아치형 포치를 통해 들어가는 입구의 주택은 스페니쉬 기와, 화이트 스타코, 홍고벽돌, 우드 덧창의 조화로 지금 여기를 프로방스라고 봐도 어색하지 않아 보였다. 마당은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ㄱ’자 형태에 남향으로 설계해 사계절의 변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벽면은 페인트 마감을 하고 집 곳곳에 원목으로 포인트를 줬다. 서까래는 집안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고 중문부터 덧창, 파티션 하나도 현장에서 직접 제작했다. 큰 창보다는 작은 창 위주로 설계했고 아기자기한 프로방스풍과 단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스템 창호를 시공하고 위치에 따라 내외부에 제작 덧창을 설치했다.

원목 세면대, 블루 모자이크 타일과 도자기 조명 포인트로 작지만 알찬 공간을 완성했다.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기 위해 하부만 타일 마감을 하고 위쪽은 페인트 마감을 했다. 이 공간 역시 깨끗한 화이트 느낌에 원목도어로 포인트를 줬다.

목재와 퀼트로 아기자기한 감성 가득

일반적인 페티오 도어가 아닌 액자 같은 덧창으로 포인트를 준 거실 창문은 환기뿐만 아니라 존재만으로 액자 역할을 한다. 거실은 퀼트 작품과 음악을 사랑하는 건축주 부부의 취향이 혼재되어 있는 공간이다.
손재주가 뛰어난 부부의 마당은 계절마다 새롭게 꾸며진다. 이 마당을 100% 이용하기 위해 주방에서 데크로 나가는 문을 두었다. 따뜻한 날이면 커피도 마시고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주방은 군더더기 없는 원목상판의 이케아 싱크대를 설치했고 보조주방을 설치해 항상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계단을 올라가는 길에 만든 아치형 내장 선반은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의 공간에 만들었다.
마당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창문이 있는 작업공간이다. 창가에 자리를 잡은 윈도우 시트 하부공간은 수납공간으로 제작했다.

주방에서 나가면 맞이하는 홍고벽돌 데크와 아내를 위한 작은 온실, 특히 이 온실은 목공을 좋아하는 남편이 아내를 위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허리가 아픈 아내를 위해 만든 입식 텃밭 또한 부부가 아끼는 공간 중 하나다.
부부의 온전한 숙면을 위한 침실은 침대만 들어가는 크기로 제작하고 창호도 최소화했다. 사다리꼴 모양의 대지에 설계하다 보니 내부 배치가 편리한 일반적인 형태의 공간은 아니지만 효율적으로 가구를 배치해 알차게 이용 중이다.

효율적인 배치로 알차게 사용 중인 다각형 모양의 안방은 숙면에 집중하도록 군더더기 없이 구성했다.

2층 작업실은 유일하게 높은 천장으로 지붕 모양을 살리며 원목 서까래를 디자인해 넣었다. 아내의 로망이었던 마당이 내려다보이는 윈도우 시트는 작업하다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 제격이다. 윈도우 시트 하부는 수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해 자잘한 짐들을 수납하며 항상 정갈한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힘들지만 즐거운 주택살이

나무와 꽃이 자리를 잡은 여름날의 마당

건축주는 주택에서 보내는 현재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단열이 잘 돼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해서 주택에 살면 춥고 덥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버리게 됐다고 전했다. 집짓기가 마무리 된 후에는 마당을 열심히 가꾸고 집의 유지 보수를 위해 목공일도 배웠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힘들고 귀찮을 법도 하지만 이런 일들을 주택살이의 즐거움이라고 표현한 건축주다.

스페니쉬 기와, 화이트 스타코, 홍고벽돌, 우드덧창의 조화로 프로방스풍 매력을 풍기는 외관
주방과 연결된 고벽돌 데크
최대한 노는 땅을 없애고자 대지 축에 맞춰서 건물을 설계했다.

“마당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잘 유지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동안 상자 텃밭을 이용해 샐러드용 채소는 자급자족했는데 조그만 텃밭에 야채들도 심어볼 예정이예요. 전원주택은 마당이 주는 일거리도 많은데 그것을 즐거운 일이라고 여기면 힘들지 않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