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기판 회사 심텍이 2023년 반도체 겨울을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적극적 설비 투자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확대다.
심텍은 반도체 및 통신기기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다. PCB는 전자 부품을 고정,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배선이 패턴화된 기판을 말한다. 모든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심텍의 주력제품은 D램 등 메모리칩을 확장시켜주는 모듈 PCB와 반도체칩을 조립할 때 사용되는 패키지 기판 등이다. 매출 비중은 모듈 PCB가 22.4%, 패키지용 기판 77.6%다.
심텍은 2019년까지만 해도 수익성이 좋은 회사가 아니었다. 2017년과 2018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각각 338억원, 308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179억원의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매출 1조2014억원, 영업이익 897억원을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매출 1조3658억원, 영업이익 174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3.7%, 94.3% 증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2년 매출 1조7795억원, 영업이익 405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전망이다. 각각 전년 대비 30.3%, 132.8% 늘어난 규모다.
눈여겨볼 점은 영업이익률의 변화다. 2017년 4.2%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2020년 7.5%, 2021년 12.8%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22.8%의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 즉 심텍의 수익성이 최근 3년간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다.

심텍은 기존의 메모리 모듈 PCB 위주의 사업에서 MASP(미세회로제조공법)를 통해 생산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MASP 공법을 적용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는 SiP(시스템패키지), FC-CSP(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징), GDDR6 등이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집중됐던 수익 구조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까지 확대했다. SiP, FC-CSP는 비메모리용 기판이다.
심텍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USA chipmaker,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등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 패키징 분야에선 ASE, Amkor, SPIL, JCET, PTI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각 사업별 글로벌 리딩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다만 2023년에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 따라 심텍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특히 심텍의 주력제품인 반도체 패키지용 기판은 PC, 서버,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전방산업(제품 생산·판매 산업)의 업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23년 상반기 IT(정보기술) 기기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심텍의 2022년 대비 2023년 실적 감소도 예정된 수순으로 보인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심텍은 별도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진 않다. 대신 MASP 공법을 적용한 FC-CSP, SiP 모듈 등 향후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매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심텍은 설비 증설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심텍의 올해 3분기 누적 유형자산 취득은 1087억원으로 전년 동기(425억원) 대비 155.8% 늘었다.
2022년 유형자산 취득의 증가는 심텍이 지난해 건설한 청주 제9공장의 영향으로 보인다. 심텍은 2022년 1월 21일부터 2022년 12월 4일까지 1071억원을 투입해 청주시에 심텍 제9공장을 설립했다.
제9공장은 4층 이상의 MASP 기판 수요 증대 대응을 위해 설립됐다. 완공 이후 제9공장의 MASP 기판 생산능력은 15% 증가할 전망이다. 또 4층 이상의 고다층 MASP 기판의 생산비중도 60%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9공장의 생산실적 등은 2023년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회사는 2022년 호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순차입금 비율을 낮추고 이례적으로 단기금융상품을 취득하며 보유 현금을 늘렸다.
2022년 3분기 기준 심텍의 현금성자산은 475억원으로, 2021년 말 167억원 대비 184.4% 늘었다. 같은 기간 심텍의 기타금융자산(유동)이 0원에서 605억원으로 늘었다. 이중 단기금융상품이 500억원을 차지했다. 단기금융상품은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예금 등으로 1년 이내에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다. 순차입금비율은 2021년 말 36.9%에서 2022년 3분기 11.5%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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