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내 나는 생선인 줄 알았는데… 궁중 보양식으로 먹던 8월의 '한국 수산물'

해수부, 8월 수산물로 메기·농어 선정… 민물·바다 대표 보양 생선
지난 2018년 길이 1m 35㎝, 무게 38㎏인 메기가 금강 백제보에서 공주 방향으로 3㎞ 떨어진 곳에서 잡혔다. / 청양군 제공

8월이 되면 땀을 많이 흘리는 만큼 체력이 금세 소모된다. 날이 더워 식욕은 줄어드는데, 냉면이나 빙수 같은 차가운 음식만 찾다 보면 몸은 더 쉽게 지친다. 여름철일수록 속은 따뜻하게 데우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이 시기에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기려면, 제철 수산물을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해양수산부는 8월 ‘이달의 수산물’로 메기와 농어를 선정했다. 모두 여름철 입맛을 살려주면서도 영양이 풍부해 보양식으로 제격인 어종이다.

조선 왕실이 먼저 챙겨 먹은 여름 생선, 메기

메기탕 자료사진. / weserveu-shutterstock.com

메기는 우리나라 하천, 호수, 저수지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민물고기다. 야행성이 강하고 물 흐름이 느린 곳에서 조용히 머무는 습성이 있어 일반인에겐 다소 낯선 생선으로 여겨진다. 겉모습은 길쭉하고 누런 갈색빛이 도는 몸통에, 비늘이 전혀 없는 매끈한 피부, 그리고 입가에 길게 뻗은 수염이 특징이다. 이 수염은 총 8개로, 시야가 어두운 물속에서 먹이를 감지하는 감각 기관 역할을 한다. 메기의 눈이 작고 위를 향해 붙어 있는 이유도, 주로 바닥에 붙어 다니며 위를 향해 먹이를 노리기 때문이다.

생김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지만, 맛과 영양만큼은 따를 생선이 많지 않다. 메기 살은 뼈가 연하고 부드러워 씹기 좋고, 쫄깃함보다는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 지방 함량은 낮으면서도 고단백질 식품이며,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메기에 포함된 라이신, 트레오닌, 메티오닌 등의 아미노산은 체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근육 재생을 돕는다. 칼슘, 인,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이 들어 있어, 여름철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을 보충하는 데에도 좋다.

조선시대에는 메기를 궁중에 진상하는 식재료로 활용했으며, 더위로 기력이 약해진 왕실 사람들의 보양식으로 이용됐다. 특히 산모의 회복식, 병약한 환자의 보양식으로도 자주 사용됐다. 몸을 따뜻하게 덥히고 위장을 편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여름철 찬 음식으로 인해 속이 더부룩할 때도 잘 맞는다.

메기 요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메기매운탕’이다. 된장과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육수를 낸 후, 손질한 메기를 넣고 미나리, 콩나물, 깻잎, 청양고추를 아낌없이 넣는다. 얼큰하고 깊은 국물 맛이 입맛을 확 끌어올린다. 메기 특유의 흙내를 잡기 위해 들깨가루를 넣기도 하며, 미나리와 함께 끓이면 향이 배가돼 흙내 걱정 없이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국물과 채소, 생선살이 어우러진 메기매운탕은 땀을 흘리며 먹을수록 더 개운하다.

또한 메기는 튀김 요리나 조림으로도 즐길 수 있다. 얇게 포를 떠 튀김옷을 입혀 튀기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다. 민물고기 특유의 잡내가 거의 없어 아이 반찬으로도 무리가 없다. 조림은 된장을 베이스로 한 전통 방식 외에도 고추장 양념을 가미한 양념조림 형태로 응용하면 밥도둑 반찬이 된다.

여름에 맛이 오르는 바다 생선, 농어

회 자료사진. / Cho jong ui-shutterstock.com

농어는 우리나라 남해, 서해를 중심으로 한 연안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바닷물고기다. 수심이 깊지 않은 얕은 연안에서 산란하고, 물살이 빠르지 않은 지역에서 자주 발견된다. 체형은 몸길이가 길고 유선형이며, 등 쪽은 회갈색을 띠고 배는 은백색으로 반짝이는 비늘이 촘촘히 덮여 있다. 입이 크고 위턱이 튀어나와 있으며, 아가미 뒷부분에는 단단한 뼈 돌기가 있어 손질 시 주의가 필요하다.

농어는 산란기가 지난 8월이 되면 체내 지방이 줄고 근육이 단단해져, 살결이 쫄깃하고 탄력이 좋아진다. 이 시기 농어는 회로 즐기기에 가장 알맞은 상태다. 식감은 쫄깃한 광어보다는 부드럽고, 담백한 도미보다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기름기가 적어 질리지 않고, 다른 생선과 섞어 먹어도 맛이 묻히지 않는다.

영양 성분도 뛰어나다.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단에 활용할 수 있고, 비타민 A와 D가 다량 들어 있어 눈 건강과 뼈 성장에 도움이 된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뼈 건강이 중요한 중장년층에게 좋다. 셀레늄 성분도 포함돼 있어 항산화 기능을 하며, 체내 면역력 향상과 세포 노화 억제에도 기여한다. 여름철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가 손상되기 쉬운 시기에, 이러한 영양소 섭취는 피부 건강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농어는 회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살이 단단하고 잘 부서지지 않아 소금 간만으로도 훌륭한 구이가 되며, 바삭하게 튀긴 농어 튀김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무와 함께 끓인 농어탕은 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해 해장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또한, 간장과 생강을 넣어 졸이면 조림 요리로도 훌륭하다. 감칠맛이 강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는다.

여름철, 메기와 농어로 한 끼를 챙겨야 하는 이유

8월 수산물로 메기와 농어가 선정됐다. / 해양수산부 제공

여름은 소화기계가 약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땀 배출이 늘어나고, 수분과 전해질, 필수 영양소 손실도 함께 발생한다. 차가운 음식 위주의 식사가 계속되면 속이 냉해지고, 면역 기능도 저하될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국물 요리와 고단백 식단을 챙겨야 여름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

메기와 농어는 각각 민물과 바다에서 잡히는 대표 여름 수산물로, 식감과 풍미가 다르지만 체력 회복과 면역력 강화에는 공통으로 도움을 준다. 무엇보다 조리법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 질리지 않고, 식탁의 변화를 주는 데도 효과적이다.

해양수산부는 “8월 이달의 수산물로 메기와 농어를 선정한 만큼, 국민들이 계절에 맞는 수산물을 더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통과 소비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손질된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제철 생선은 신선도가 뛰어난 데다, 체내 흡수율도 높은 상태다. 날이 더운 여름일수록 ‘입맛이 없어서’ 건너뛰는 한 끼보다는, 메기매운탕 한 그릇이나 농어구이 한 접시가 훨씬 든든하다. 궁중 진상품으로 쓰일 만큼 영양과 맛을 모두 갖춘 메기와 농어는 여름철 밥상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수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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