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달러 예산으로 690배 대박…26세 유튜버 감독이 만든 공포영화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공포영화 '옵세션'이 저예산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 신화를 쓰며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튜브 스케치 코미디언 출신 26세 감독 커리 바커의 장편 데뷔작으로, 짝사랑하는 여성이 소원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게 되지만 그 사랑이 걷잡을 수 없는 집착과 공포로 변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공포 장르 특유의 섬뜩함과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를 동시에 갖춘 이 영화는 이미 북미에서 제작비의 수백 배에 달하는 흥행 수입을 올리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짝사랑이 부른 저주… '원 위시 윌로우'에 담긴 설정

영화는 음반 매장에서 일하는 소심한 청년 베어(본명 배런 '베어' 베일리·마이클 존스턴)가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어릴 적 친구이자 동료 니키(니키 프리먼·인디 네버레티)에게 좀처럼 고백하지 못하다가,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한 6.99달러짜리 소품 '원 위시 윌로우'에 소원을 비는 데서 시작된다. 니키가 세상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는 그의 소원은 정확히, 그리고 지나치게 완벽하게 이뤄진다. 이후 니키는 베어의 모든 순간을 알고 싶어 하고 다른 인간관계를 견디지 못하는 극단적 집착을 보이며, 사랑을 원했던 남자는 오히려 자신을 향한 사랑에서 공포를 느끼고 도망쳐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고전적인 '몽키스 포(원숭이 손)' 설화를 비튼 이 설정은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묻는 이야기로 평가받는다.

750달러로 시작해 750만 달러로… 690배 흥행 신화의 시작

커리 바커 감독은 이 영화에 앞서 2023년 단편 '더 체어'로 주목받았고, 이듬해에는 제작비 800달러에 불과한 파운드 푸티지 공포물 '밀크 앤드 시리얼'을 유튜브에 무료 공개해 2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이력이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첫 장편 '옵세션'은 제작비 75만 달러(약 10억원)의 저예산 영화였지만,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에서 첫선을 보인 뒤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포커스피처스에 1500만 달러(약 200억원) 이상의 배급권 계약으로 팔려나갔다. 지난 5월 북미에서 정식 개봉한 이 영화는 글로벌 흥행 수입 5억100만달러(약 6900억원)를 돌파했으며, 통상 공포영화가 개봉 첫 주말 이후 관객이 급감하는 것과 달리 2주차 흥행 수입이 첫 주보다 30% 늘어나는 이례적인 입소문 흥행 곡선을 그렸다.

웃음과 공포가 공존하는 스크린… 국내 시사회서도 통했다

'옵세션'은 니키의 과도한 애정 표현과 돌발 행동이 섬뜩하면서도 동시에 우스꽝스럽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다른 공포영화와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1일 열린 국내 시사회에서도 니키가 광적으로 베어에게 매달리는 장면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고, 상영 후에는 관객들 사이에서 여러 반응이 이어졌다. 제작사 측은 평범한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 놓였을 때 보이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반응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한 바 있으며, 극장을 나선 관객들이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나누기를 바랐다는 연출 의도도 전해진다. 영화는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럼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배급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