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 홈런왕 경쟁은 김도영의 독주로 보입니다.
그런데 타석당 홈런 생산력에서 김도영 다음으로 눈에 띄는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당연히 오스틴일 거라 생각했다면 틀렸습니다.
LG 안에서, 그것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선수였습니다.

다들 오스틴을 볼 때, 놓치고 있던 이름
올 시즌 홈런 1위는 KIA 김도영입니다.
23일 시즌 38호포로 2년 전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따라잡았고, 2위 오스틴과는 이미 6개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김도영에게는 첫 홈런왕 도전입니다.
타석당 홈런에서도 김도영이 압도적 1위입니다.
12.9타석당 한 번씩 홈런이 나옵니다.
전반기 371타석에서 27홈런(13.7타석당 1개)이던 페이스를 후반기 119타석 11홈런(10.6타석당 1개)으로 오히려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 부문 다음 순번을 오스틴이 아니라 LG의 다른 타자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후반기 홈런 3위, 오스틴을 밀어낸 이름
후반기 들어 오스틴의 홈런 페이스는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반대로 그 자리를 대신 채운 건 LG 문정빈입니다.
문정빈은 23일까지 후반기 홈런 3위(8개), 13.8타석당 한 번씩 홈런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김도영의 후반기 페이스(10.6타석당 1개)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수치입니다.
LG에서는 사실상 문정빈이 오스틴 몫을 대신하고 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후반기 홈런 순위만 보면 김도영(11개), KT 샘 힐리어드(10개)에 이어 노시환·한동희와 함께 공동 3위입니다.

개막 엔트리에도 없던 선수였다
더 놀라운 건 문정빈이 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던 선수라는 점입니다.
1군에 처음 올라온 건 5월 중순, 이때만 해도 목표는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이었습니다.
시범경기 홈런왕 이력이 있었지만 정규시즌에서도 통할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콜업 직후 5월 11경기에서 8안타 중 홈런 2개를 포함해 장타를 5개나 몰아치면서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어느새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가 됐고, 8월이 오기 전 이미 10홈런 고지를 밟았습니다.

23일 한화전, 또 하나의 스리런
문정빈은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한화전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쳤습니다.
문보경의 선제 2루타로 1-0을 만든 1회 2사 2, 3루에서 박준영의 초구 포크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비거리 120m짜리 큼직한 타구였습니다.
LG는 이 홈런을 발판 삼아 12-3 완승을 거뒀습니다.
2회에는 박해민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송찬의까지 시즌 12호 스리런을 보태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습니다.
이틀 전 같은 구장에서 9-0으로 앞서다 11-15로 무너졌던 충격을 이번엔 확실히 씻어낸 승리였습니다.
선발 카라스코도 6이닝 3실점으로 버티며 시즌 2승째를 챙겼습니다.

염경엽 감독 "20개 이상 칠 수 있다"
LG가 정규시즌 32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지금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문정빈은 8개 안팎의 홈런을 더 보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사실상 20홈런권입니다.
염경엽 감독도 "앞자리를 충분히 바꿀 것 같다. 20개 이상 칠 수 있다"며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이 목표였던 선수가, 불과 몇 달 만에 감독 입에서 직접 20홈런 이야기가 나오는 위치까지 온 셈입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 3위 싸움의 변수로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오스틴 걱정할 때가 아니라 문정빈을 봐야 한다", "시범경기 홈런왕이 진짜였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개막 엔트리에도 없던 선수가 반년도 안 돼 팀의 중심 타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는 평가도 잇따릅니다.
동시에 신인왕 경쟁에서도 그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번 승리로 LG는 60승 1무 50패를 기록하며 KIA(60승 2무 50패)를 밀어내고 3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위로는 1위 KT와 2위 삼성이 멀찍이 달아나 있고, 아래로는 두산이 단 한 경기 차로 붙어 있는 상황이라 문정빈의 방망이가 얼마나 더 뜨거워질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여러분은 문정빈이 진짜 20홈런까지 갈 수 있다고 보시나요?
오스틴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이 반전, 올 시즌 가장 놀라운 발견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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