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짜증났던 이유, 하루 만에 달라진 ABS 존 때문이었나… 류현진 어리둥절, 선수들 느꼈지만 기계는 단호

김태우 기자 2024. 4. 2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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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7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했던 류현진. 류현진은 KBO리그 통산 100승을 또 다음 기회로 미뤘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은 24일 수원 kt와 경기에서 5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으며 7실점(5자책점)하고 패전을 안았다. 역사적인 KBO리그 통산 100승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류현진은 이날 좌타자 바깥쪽 코스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류현진은 24일 수원 kt와 경기에서 5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맞으며 7실점(5자책점)하고 패전을 안았다. 역사적인 KBO리그 통산 100승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날 류현진은 이전 경기 대비 구속이 떨어지며 상대적으로 인플레이타구를 많이 허용했고, 타구 속도 140㎞ 이하의 타구들이 코스를 타고 족족 안타가 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여기에 3회와 4회에는 동료들의 실책 및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하며 가뜩이나 안 풀리는 경기가 더 꼬였다. 평소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류현진이지만, 이날은 얼굴에서 당혹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한 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올해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였다. 류현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제구를 가진 선수다. 다양한 구종을 자신이 원하는 곳에 꽂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올해 ABS 도입을 맞이해 가장 수혜를 볼 만한 선수로 뽑혔지만, 정작 24일 경기는 조금 달랐다. 류현진의 공을 ABS가 잘 잡아주지 않았다.

사실 1회까지만 해도 보더라인을 찌르는 공이 일품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25일 한화전을 앞두고 “1회 천성호의 바깥쪽 코스를 보는데 높낮이만 다른 세 개의 공이 보더라인에 찍혀 있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런데 이는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류현진이 고개를 흔들었다. 뭔가 자신의 생각과 다른 듯했다. 3회 조용호 타석 때도 보더라인에 들어온 네 개의 공이 모두 볼로 선언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이게 볼이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일부 kt 선수들도 당연히 스트라이크라고 봤던 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포수인 이재원도 주심을 바라보며 스트라이크 여부를 다시 확인했지만 ABS는 볼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결국 이 볼넷이 빌미가 되고, 실책이 완성지은 3회 3실점이 올라갔다. 류현진은 특히 좌타자 바깥쪽 공을 ABS가 잘 잡아주지 않자 존을 좁혀 안으로 들어가다 인플레이타구를 많이 허용했다. 말 그대로 공 하나가 가른 경기였던 셈이다.

그런데 25일 만난 양팀 선수들의 의견은 생각보다 일치했다. 23일 경기의 존과, 24일 경기의 존이 조금 다른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른 구장에서 경기를 한 것도 아닌데, 하루 만에 존이 달라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물론 기계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23일에 비해 24일은 좌타자 바깥쪽, 우타자 몸쪽 공을 덜 잡아줬다는 의견이 나왔다.

▲ 하루 만에 존이 달라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물론 기계적인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23일에 비해 24일은 좌타자 바깥쪽, 우타자 몸쪽 공을 덜 잡아줬다는 의견이 나왔다. ⓒ곽혜미 기자
▲ 류현진은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ABS존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류현진도 나름대로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고, 25일 경기를 앞두고도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곽혜미 기자

최원호 한화 감독도 감이 이상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25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첫 날(23일)에는 (우완) 문동주의 바깥쪽 공이 더 볼 판정을 받으면서 애를 먹었다. 좌타자 같으면 바깥쪽, 우타자 같으면 몸쪽 깊숙한 공들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다”면서 류현진도 이 존을 확인하고 24일 게임 플랜을 짰다고 했다. 류현진이 경기 초반부터 좌타자 바깥쪽 공 비율을 높인 이유였다.

최 감독과 한화도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은 “(좌타자 바깥쪽이 넓으니) 좌타자는 타석에 조금 더 붙어서 치고, 우타자는 조금 떨어뜨려 치고, 피칭 디자인도 바깥쪽을 넓게 활용하려고 들어갔는데 바뀌었다”면서 “투수들도, 타자들도 바뀌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말했다. 실제 류현진은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 ABS존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다. 류현진도 나름대로의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고, 25일 경기를 앞두고도 의문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외야수 임종찬과 내야수 정은원이 1군에 올라오고, 김강민과 장진혁이 2군으로 내려갔다.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정은원이다. 팀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던 정은원은 올해 외야 겸업까지 하며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시범경기까지만 해도 타격감이 좋은 편이었는데 시즌 9경기에서 타율 0.143에 그치며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다만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는 타율 0.368로 활약하며 나름대로 좋은 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최 감독은 “타격감이 좋다고 보고를 받았다. 타구에 맞은 게 있었는데 하루 이틀 좀 휴식을 했고, 괜찮다고 해서 올리게 됐다”면서 “좌익수에는 최인호가 잘 하고 있고, 2루수 쪽에 원래 문현빈이 가장 앞섰는데 타격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다. 정은원의 타격 컨디션이 좋고 원래 봤던 포지션”이라면서 이날 정은원을 선발 9번 2루수로 투입할 배경을 밝혔다.

2군으로 내려간 베테랑 김강민에 대해서는 “김강민도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못했다. 일단 지금은 임종찬이 2군에 내려간 뒤 컨디션이 좋다고 해 일단 임종찬을 쓰고, 김강민은 조금 휴식을 취하고 연습도 하고 몸을 추스르고 그 다음에 필요하다고 판단이 됐을 때 퓨처스리그에서 게임을 하려고 한다. 게임을 자주 못 하니까 감을 찾기도 쉽지 않고 여러 가지 측면들이 있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 정은원은 시즌 9경기에서 타율 0.143에 그치며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다만 퓨처스리그 6경기에서는 타율 0.368로 활약하며 나름대로 좋은 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곽혜미 기자
▲페냐는 시즌 5경기에서 24⅔이닝을 던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고, 직전 등판인 4월 19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올해 3월 30일 kt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무난한 투구를 했다. ⓒ한화 이글스

전날 2루에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문제를 드러낸 김태연에 대해서는 감독의 미스라고 인정했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김태연이 워낙 잘 맞아서 이도윤을 써야 하나, 김태연을 써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태연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거기(2루)밖에 없었다. 조금 리스크가 있더라도 그래도 일단 타격감도 좋고 상대 전적도 좋은 김태연을 먼저 썼다가 중반 이후에 승기를 잡으면 그때 빨리 수비를 바꾸려고 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그 판단에 (내가) 미스를 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최인호(좌익수)-페라자(우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지명타자)-안치홍(1루수)-황영묵(유격수)-임종찬(중견수)-이재원(포수)-정은원(2루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펠릭스 페냐가 나선다. 페냐는 시즌 5경기에서 24⅔이닝을 던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 중이고, 직전 등판인 4월 19일 삼성전에서는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올해 3월 30일 kt전에서는 5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무난한 투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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