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군용기 8대, 독도 동쪽 휘젓고 갔다...하루 3차례 방공구역 침범

합참 “영공 침범은 없어...전투기 출격, 전술 조치”

한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던 러시아·중국 군용기.(자료사진)/로이터 뉴스1

중국·러시아 군용기 총 8대가 30일 남해 이어도에서 동해 포항을 거쳐 독도 동쪽 상공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까지 진입 비행을 해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등이 긴급 출격 대응에 나섰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한·미·일 대비 태세를 확인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다른 나라의 군용 항공기가 침입할 경우 방어 조치를 하기 위해 설정한 공중 구역으로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타국의 항공기가 방공식별구역에 들어갈 때엔 사전에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 항공기의 퇴거를 요구하고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킬 수도 있다.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사전 알림 없이KADIZ에 무단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참모본부는 30일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남해 및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해 비행을 하다 이탈해 전술 조치했다고 밝혔다. 우리 영공에 넘어오지는 못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8분쯤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는 이어도 서북방 126㎞에서 카디즈 진입 후 동쪽으로 이동해 6시 13분께 카디즈를 이탈했다, 이어 6시 44분쯤 포항 동북방 카디즈 재진입 후 북쪽으로 비행해 7시 7분쯤 카디즈를 이탈했다.

이후 낮 12시 18분쯤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TU-95 폭격기 4대, SU-35 전투기 2대) 6대가 울릉도 동북방 200㎞에서 카디즈 진입 후 독도 동남쪽으로 비행해 12시 36분쯤 카디즈를 이탈했다.

8대 중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TU-95 폭격기) 2대 등 총 4대는 동해 카디즈 외곽을 따라 남서방향으로 비행했고, 나머지 4대(TU-95 폭격기 2대, SU-35 전투기 2대)는 카디즈 외곽에서 북쪽으로 이탈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들은 함께 비행하면서 연합훈련을 시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측은 우리 군이 군용 직통망(핫라인)을 통해 KADIZ 진입을 경고하자 “통상적 훈련”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중·러 군용기가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상황에 대비한 전술조치를 실시했다. F-15K 전투기를 비롯한 전투기 여러 대가 전술조치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방위성도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했다고 밝혔다. 방위성은 중국 H-6 폭격기 2대가 이날 오전 동중국해에서 대한해협을 경유해 동해로 이동했고, 비슷한 시점에 러시아 소속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2대가 동해를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5월에도 군용기 6대로 KADIZ를 진입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