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눈앞...아시아나 조종사노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이 4년 만에 사실상 마지막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조종사노조)가 화물사업부 매각 승인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이 이르면 내달 초 이뤄질 전망입니다.

앞서 EC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을 이관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이에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에 지난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까지 노선 이관을 마무리했습니다.

EC는 티웨이항공이 4개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대한항공과 원만한 경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EC는 또 다른 조건이었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에 대해서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에어인천에 현장실사를 나서는 등 매수인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어인천은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과 결합 절차를 마무리해 내년 7월 1일 첫 운항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EC 최종 승인 이후 미국 법무부(DOJ) 심사도 종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DOJ가 양 사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으로 간주되는데 대한항공은 DOJ가 우려해온 미주 노선 독과점 해소를 위해 에어프레미아와 미주 노선 연계 운항을 확대하는 등 선결 과제를 이행했습니다.

미국 승인까지 얻어낸다면 대한항공은 기업 결합에 대해 14개 필수 신고국에서 모두 승인받게 됩니다.

이후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20일 이전까지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 자회사로 완전히 편입할 계획입니다.

이 승인을 받으면 한국은 36년 만에 '1국 1국적사' 체제로 복귀합니다.

신주 인수 거래 이후 양 사가 완전한 합병을 이루기까지는 2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 및 조직 정비, 마일리지 통합 방안 마련,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 통합 등 실질적인 결합을 위한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마일리지 통합 문제는 기업 결합 이후 6개월 안에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사 합병이 된다면 대한항공 보유 항공기는 총 228대로 늘어납니다.

대한항공은 현재 여객기 136대, 화물기 23대 등 총 159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을 제외하고 여객기 69대를 보유 중입니다.

대한항공 여객 수송 실적(국제선)도 현재 글로벌 항공사 중 18위에서 합병이 완료되면 11위로 도약할 전망입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조종사노조)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유럽연합(EU) 승인 조건이었던 화물사업부 매각 승인 이사회 결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조종사노조는 아시아나 이사회가 화물사업부 매각 승인을 결의하는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중 1명인 윤창번 고문이 속한 법무법인 김앤장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위한 법률 자문을 해왔던 법률사무소이기에 의결권 행사가 부적절했다는 주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