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구 하늘에 가을비가 내리면···삼성과 LG는 어떻게 해석할까[PO2]

안승호 기자 2024. 10. 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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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늘 보며 두 팀 유불리 ‘가정’
예보 변화로 2차전 진행 가능성 UP
KBO도 대구 시리즈 강행 의지
13일 대구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하늘에 가을비가 내린다면….

14일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대구 2차전을 앞두고 가을비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라 있다. 지난 13일 1차전에서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던 삼성이 10-4로 대승을 한 가운데 기상청 예보로는 2차전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 우천 취소와 포스트시즌 우천 취소는 해당팀들에 미치는 여파의 범위가 다르다. 장기전과 달리 단기전에서는 매경기 각팀 전력의 거의 100%를 쓰는 총력전이 이어지기 때문에 ‘휴식일’을 통한 경기별 진영 재배치가 빠르게 이뤄진다. 선발로테이션 조정이 가능해지고 불펜진 투입 여력도 달라진다.

대구 하늘 아래의 두 구단 관계자들은 여러 생각이 들 것으로 보인다. 2차전이 우천 취소된다면, 표면적으로는 LG가 우선 반길 것이라는 게 보편적 시각이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이미 치르고 올라와 전력 소모가 많았던 LG로서는 하루라도 숨돌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시리즈 흐름으로도, 1차전을 잡은 삼성이 아쉬울 수 있다.

LG는 2차전이 하루 미뤄지면 3차전 선발로 준비한 손주영 카드를 당겨 낼 가능성도 있다. 손주영은 올해 정규시즌 삼성전에서 3경기 2승 평균자책 1.04로 초강세를 보였다. 에르난데스를 중심으로 불펜진에게 피로 회복 시간이 더해지며 당초 LG가 그렸던 2차전 이후 전력 구성에 플러스 자원을 만들 수 있다. 2차전 선발은 보통 5차전 카드로도 대기한다.

1차전 경기 도중 염경엽 LG 감독. 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감독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 레예스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은 가을비에 대한 진한 기억도 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말라 있던 2001년 가을 이야기다. 삼성은 그해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고 한국시리즈 선착한 뒤 벌인 두산과 대구 1차전을 7-4로 잡은 뒤 확실한 우승을 예감했다. 그해 두산은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탓에 투수진 동력이 떨어져 있었다.

그해는 비 때문에 2차전이 하루 미뤄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두산이 2차전을 9-5로 이기고 전체 시리즈를 타격전으로 몰고 갔다. 삼성은 2승4패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내줬다.

다만 이번 플레이오프의 삼성이라면 조금은 다른 해석을 할 수도 있다. 삼성은 외국인 에이스 코너가 이번 시리즈에 합류하지 못해 3선발 체제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했다. 1차전 선발 레예스가 사흘 휴식 뒤 4차전 선발로 나와야 한다. 또 3차전 선발로는 좌완 이승현이 유력하지만 변수도 남아있는 상황. 삼성 역시 혹여 ‘가을비’를 LG를 위한 LG를 위한 피로회복제로만 여길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가정은 무의미한 가정에 그칠 수 있다.

14일 오전 대구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구 지역 일기예보가 수시로 바뀌면서 2차전 진행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대구 지역에는 아직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늦은 오후 이후 예상 강우량도 줄어들고 있다. KBO 또한 웬만하면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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