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사연 없는 집 어딨겠냐만…'조립식 가족' 범상치 않다
이 세상에 사연 없는 집이 어디에 있겠냐만, 흔하지 않고 조금은 더 특별한 '조립식 가족'이 찾아왔다.
지난 9일 JTBC 새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연출 김승호)이 첫 방송됐다.
'조립식 가족'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 드라마다. 중국 후난위성TV 드라마 '이가인지명'을 원작으로 한다.
우선 '조립식 가족'은 평범하지 않고 파격적인 편성을 선택해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당초 이 드라마는 수목드라마로 편성될 예정이었으나 수요드라마로 편성을 했고, 여기에 1회가 아닌 2회 연속으로 방송이라는 독특한 편성 전략을 사용했다.
1회에서는 칼국숫집 사장 윤정재(최원영)과 아버지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자란 윤주원(정채연) 부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는데, 시작부터 주원이의 유치원 친구들이 윤정재를 향해 "정말 홀애비가 맞아요?"라는 다소 엉뚱하고 당혹스러운 질문을 던졌고, 이 질문을 받은 윤정재는 당황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냈다.
부친과 반대로 윤주원은 "홀애비는 뭐든지 할 수 있다고"라며 아직 홀애비가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씩씩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또한 윤주원은 하루아침에 배다른 오빠 2명이 생겼다. 같은 멘션 3층에 김산하(황인엽)가 새롭게 이사온 것. 산하는 불의의 사고로 동생을 잃고 사고 당시 동생과 단둘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원망했던 엄마 권정희(김혜은) 마저 곁을 떠나면서 아빠 김대욱(최무성)과 단둘이 살게된 사연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 한 명은 윤정재가 갑작스레 사라진 맞선 상대 강서현(백은혜)이 동생 집에 맡겨둔 아들 강해준(배현성)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돌보기 시작, 드라마 제목처럼 '조립식 가족'이 탄생하게 됐다.
드라마는 각 집안이 갖고 있는 사연들을 1, 2회에 녹여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는데도 '찐'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지내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한 식탁에 둘러 앉아 다정한 온기를 나누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조립식 가족'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따뜻하다는 느낌을 준다. 연출진들이 평범하진 않지만 그 누구보다 끈끈한 '조립식 가족'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내려 노력한 게 느껴질 정도다.
배우 황인엽, 정채연, 배현성의 청량미 가득한 비주얼이 눈을 즐겁게 만들기도. 고등학생 연기를 위해 입은 교복은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찰떡이었고, 특히 황인엽은 30대임에도 무리 없이 고등학생 연기를 해내 눈길을 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아시아 최대 범지역 OTT 플랫폼 Viu(뷰), 일본에서는 U-Next(유넥스트), 미주와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인도에서는 Rakuten Vik(라쿠텐 비키)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조립식 가족'을 선보이는데, 황인엽을 비롯해 정채연, 배현성 등은 교복을 입고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풋풋한 첫 사랑의 설렘을 전달할 예정이다.
하루에 두 편 연달아 보는 맛도 있다. '빨리 빨리'에 익숙한 우리나라 시청자들에게 그야말로 안성맞춤. 다음날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다음편을 연달아 볼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다만 이러한 장치가 오히려 단점, 즉 독이 될 수도 있다. 1회는 1시간 2분 42초, 2회는 1시간 8분 9초로 다소 긴 분량으로 제작됐다. 두 편을 연달아서 봐야 한다는 점을 놓고 보면, 일부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껴 중간에 채널을 이탈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김승호 PD는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내용이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학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많아서 주말도 좋지만 수요일에 연달아서 보면 좋을 것 같았다"라며, "그날에 있었던 일을 비교하며 드라마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수요일에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자들에게 빨리 다음 이야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요즘 시대에 빨리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건 가장 큰 장점"이라며 2회 연속 편성을 결정한 이유를 들려줬다.
김 PD의 말처럼 빨리 다음 회차를 보여주는 건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채널 이탈 없이 일상적인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을 꽉 붙들어 맬 수 있을지 주목된다.
iMBC연예 장다희 | 사진출처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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