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영웅이 후보? 조현우는 벤치에만 있게될까[월드컵 태극전사 소개 21]

이재호 기자 2022. 11.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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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설 26인 최종명단이 12일 발표됐다. 스포츠한국은 한국 최고의 축구 선수 26인이 된 이들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며 국민들에게 자랑스러운 축구 영웅들을 소개한다. 24일 열릴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전까지 모든 선수들을 소개할 예정이며 순서는 15일 발표된 공식 등번호 순이다.

스물한 번째 순서는 등번호 21번의 골키퍼 조현우(31·울산 현대)다.

ⓒAFPBBNews = News1

▶무명의 세월을 버텨 K리그 최고 골키퍼로

사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 월드컵전만해도 '무명'이었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2013년 데뷔와 동시에 대구FC에서 14경기나 나오고 2014년에도 15경기나 나온 이후 2015년부터 완전히 주전으로 올라섰었다.

물론 당시 대구가 K리그 챌린지(2부리그, 현 K리그2)에 있었고 그리 주목받지 못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2015년부터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될 정도로 기자단으로부터는 실력을 인정받았었다.

2017년부터 대구의 승격 이후에도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을 받은 이후 올시즌까지 무려 6년 연속 K리그1 베스트 일레븐 GK 부문 수상자는 조현우였다. 2부시절까지 합치면 무려 8년연속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것. 즉 8년간 K리그 최고 골키퍼의 자리는 늘 조현우의 몫이었다는 것만으로 그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이미 K리그에는 김승규, 김진현, 구성윤, 정성룡 등 뛰어난 골키퍼는 J리그에 있던 상황이기에 가능했던 수상이기도 하지만 조현우는 K리그 최고 골키퍼로 인정받아왔다.

K리그2 포함 8년연속 K리그 베스트 일레븐 GK부문에 선정된 조현우. ⓒ프로축구연맹

▶사람의 인생이 월드컵으로 얼마나 바뀔 수 있는가

그럼에도 월드컵 이전이 '무명'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것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이전에는 'K리그 좋아하는 사람만 아는 선수'에서 월드컵 이후 '전국민이 아는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월드컵 직전까지도 김승규와 주전 경쟁을 하며 누가 주전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월드컵 본선전까지 고작 A매치 6경기만 나서 본 조현우와 2014 러시아 월드컵을 경험하고 2013년부터 꾸준히 대표팀에서 뛴 김승규 중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조현우였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전경기를 조현우가 선발로 나왔고 모두가 알다시피 그야말로 '영웅적 활약'을 했다.

특히 3차전 독일전에서는 2-0으로 이겼음에도 골을 넣은 김영권이나 손흥민이 아닌 조현우가 공식 MOM에 선정될 정도였다. 조현우의 선방쇼에 전세계가 놀랐고 당시 피파랭킹 1위이자 디펜딩 월드 챔피언이었던 독일이 나가 떨어졌다.

조현우는 월드컵을 통해 한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극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조현우는 월드컵 승리의 아이콘으로 방송, 광고 등에서 엄청난 인기를 구가했다. 또한 조현우가 속했던 대구에는 조현우를 보기 위한 관중들로 바글거렸다.

조현우는 월드컵이 낳은 영웅이자 축구로 무명에서 스타가 될 수 있다는 사례로 남았다.

ⓒ연합뉴스

▶벤투호에선 바뀐 위상

그러나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부임하면서 조현우의 위상은 확 쪼그라들었다. 벤투 감독은 후방에서부터 전개되는 '빌드업 축구'를 원했고 골키퍼의 패스 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마침 일본 J리그에서 이 부분에서 큰 개선이 되어있던 김승규가 벤투의 눈에 들었고 발밑이 약하다는 평가를 지금까지도 지우지 못하고 있는 조현우는 후보로 밀렸다.

결국 벤투호에서 조현우는 김승규가 휴식이 필요하거나 소집되지 못할 때 나오는 No.2 골키퍼로 급격히 위상이 떨어졌다. 여전히 K리그에서 최고 골키퍼였지만 김승규라는 거대한 벽이 그를 가로막았고 이번 월드컵 역시 벤치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승규에게 무슨 일이 생기거나 월드컵에서 후방 빌드업보다 선방 능력이 더 필요하다는 요구가 고개를 들면 조현우를 가장 먼저 찾을 수밖에 없다.

월드컵 영웅의 경험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승규(왼쪽)와 조현우의 바뀐 위상. ⓒKFA

GK 조현우
프로데뷔 : 2013년
주요 개인 수상 : 2015,2016 K리그2 베스트 일레븐, 2017,2018,2019,2020,2021,2022 K리그1 베스트 일레븐
주요 우승 기록 : 2018 FA컵 우승,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0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022 K리그1 우승
A매치 출전 : 22경기 23실점
2022시즌 리그 출전 기록 : 울산 현대 36경기 33실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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