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창고서 68억 원 없어져”…창고 관리 직원 검거
[앵커]
서울 도심의 한 임대형 창고에서 고객이 보관 중이던 현금 수십억 원을 훔친 창고 관리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훔친 돈 40억 원을 압수했는데, 이렇게 많은 현금이 왜 임대 창고에 있었는지 의문이 한둘이 아닙니다.
최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인 키 높이만큼 쌓인 상자들.
상자를 열자 5만 원짜리 돈다발이 쏟아집니다.
현찰로 40억 원.
이 돈은 서울 도심의 한 임대형 창고에서 창고 관리 직원 A 씨가 훔쳐 옮겨 둔 돈입니다.
[김하철/서울송파경찰서 형사2과장 : "임대용 창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68억 원이 도난됐다라는 내용으로 (지난달 27일)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A 씨는 지난달 12일, 자신이 관리하던 임대 창고에 관리자용 비밀번호로 들어가 약 5시간에 걸쳐 이 돈을 훔쳤습니다.
아내 이름으로 빌린 같은 건물의 창고로 돈을 옮겼고 이틀 뒤 창고 밖으로 빼돌려 집 등에서 보관했습니다.
원래 돈이 있던 여행용 가방엔 A4 용지를 채웠습니다.
돈이 없어진 걸 안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자, A 씨는 지난달 28일 경기도 부천의 이 건물로 돈을 옮긴 겁니다.
경찰은 범행 3주 만에 A 씨를 검거하고 돈을 압수했습니다.
그러나 의문은 한둘이 아닙니다.
먼저 피해자는 68억 원이 없어졌다고 신고했지만 압수한 돈은 40억 원 정돕니다.
또 A 씨는 관리차 창고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돈을 봤다고 했지만, 보안이 철저한 개인 임대 창고에 이런 거액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도 의문입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관리인이 창고에 들어가는) 그런 경우는 없다고 보시면 되고, 필요한 경우에는 당연히 고객한테 동의도 받은 다음에야 가능한 부분이지…."]
수십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개인이 창고에 둔 이유도, 자금 출처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A 씨가 돈을 훔친 뒤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하라, 그러면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모를 남긴 것도 석연치 않습니다.
경찰은 압수한 돈을 피해자에게 돌려주기 전에 자금 출처부터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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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영 기자 (my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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