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케데헌과 해치상

애니메이션 영화 '케데헌(K-팝 데몬 헌터스)' 광풍이 무섭다. 넷플릭스 공개 2달 만에 2억2000만 조회 수를 넘겼고 주제가 '골든(Golden)'이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신드롬이 일고 있다.
'케데헌'은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와 보이 그룹인 '사자 보이즈'의 K-팝 대결이 중심이다. 인간 영혼의 영적 방패인 '혼문(Honmoon·魂門)'. '헌트릭스'가 노래와 춤 등 음악적 힘으로 지키는 이 혼문을 저승사자인 '사자 보이즈'가 끊임없이 위협한다는 환타지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전반에 K-무속이 흐른다. 사자 보이즈는 검은색 도포와 갓을 쓴 저승사자다. K-팝으로 흥미롭게 풀어낸 한국의 무속, 샤머니즘에 세계가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무속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조직이 의외로 검찰이다. 대검찰청은 1999년 5월 법의 날을 맞아 해치상을 대검 로비에 설치하고 김태정 검찰총장이 참석해 제막식까지 했다. 해치는 이마에 난 뿔로 선악을 가리는 정의의 상징이다. 그런데 7개월 뒤 김 총장이 덜컹 구속된다. 해치의 뿔이 집무실을 들이받아 그가 구속됐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해치는 건물 밖 외진 자리로 유배된다. 추상같이 법을 집행하는 검찰이 '조각 작품'의 위력에 무릎 꿇은 것이다.
그런데 이 뿔이 또 구설에 오른다. 이번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구속된다. 헌정사에 대법원장 구속이 처음이었다. 해치의 뿔이 대법원을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대법원을 향하게 했는지는 알 길 없다.
민주당은 다음 달까지 사법개혁안을 확정한다. 검찰청 해체가 중심이다. 청천벽력이지만 검찰이 정권에 맞설 것 같진 않다. 이제 할 일은 하나뿐이다. 해치 뿔을 국회 쪽으로 조용히 돌려놓는 것이다. 해치를 유배 보낸 그 믿음이면 기적이 가능할 듯하다. '케데헌' 무속에 빠진 세계도 열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