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궤양성 대장염, 핵심은 식단 관리에 있다

- 궤양성 대장염에 걸렸을 때는 섬유질 섭취를 줄여야
- 만성 질환으로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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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은 대장 내 점막에 염증 또는 궤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30세 이하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보통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생 빈도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에서도 발생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2023년 약 6만 명이다. 5년 전 약 4만6천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다방면의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특정할 수는 없지만, 서구화된 식생활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급성으로 흔히 겪는 장염과 달리 만성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부터 심각한 경우까지 스펙트럼이 넓지만, 증상의 경중 여부와 무관하게 만성 염증으로 인해 대장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건강전문 미디어 ‘헬스라인’에 게재된 내용을 참조해, 궤양성 대장염 진단 시 행동방안을 알아보도록 한다.

궤양성 대장염,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나

증상이 악화되더라도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은 중요하다. 장내 만성적인 염증이 계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것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피하거나 제한해야 할 음식도 여럿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영양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이 있을 때는 섬유질과 지방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섬유질은 일반적으로 건강을 위해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성분이지만, 과도한 섭취량은 오히려 소화 속도를 과도하게 늦추거나 부담을 줄 수 있다. 장에 염증이 있을 경우는 유독 더 민감해지므로, 섬유질이 적은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채소 역시 섬유질 함량을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조리하여 먹어야 한다.

같은 원리로 정제 곡물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 본래 곡물은 소화 속도 및 영양 구조 때문에 복합 탄수화물이 권장된다. 하지만 대장염이 있는 상태에서는 섬유질 함량과 소화 속도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소화하기가 편한 정제 곡물을 먹는 편이 좋다.

지방 역시 과도하면 장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닭고기나 해산물, 달걀처럼 지방 함량이 비교적 낮은 음식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식물성 단백질이면서 소화가 용이한 두부도 좋은 식단이다.

대장염일 때는 평소와 달리 정제된 곡물이 좋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궤양성 대장염,
피해야 할 음식들

앞서 이야기했듯, 고섬유질, 고지방 식품은 우선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좋다. 통곡물 대신 정제된 곡물을 선택하고, 모든 식품의 선택 기준은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으면서 소화가 용이한 것을 골라야 한다. 단, 유당은 염증이 있는 장에 큰 자극이 될 수 있다. 우유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유제품은 철저히 피해야 한다.

과일이나 채소류는 껍질이나 씨가 있는 경우 필히 제거해야 한다. 생으로 먹어야 좋다는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 채소는 가급적 피하도록 하고, 만약 먹는다면 푹 삶아서 부드럽게 하거나 소화가 잘 되도록 갈아서 먹는 편이 좋다.

기름에 튀긴 음식, 기름기가 많이 남아있는 음식, 매운 음식 역시 자극의 주범이므로 피하도록 한다. 카페인 음료, 알코올 음료, 설탕이나 액상과당도 마찬가지다.

이밖에 무심코 먹었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식사일지를 적어둘 것을 추천한다. 음식의 양까지 상세하게 기록할 필요는 없지만, 어떤 음식을 어떤 식으로 조리·가공해서 먹었는지를 적어두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대처하기가 용이해진다.

증상이 심할 때 식단 계획

서구사회는 궤양성 대장염의 발병이 우리나라보다 흔한 편이다. 이 때문에 궤양성 대장염이 있을 때 어떤 음식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다. 어떤 음식이 괜찮고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 일일이 판단하는 것도 상당한 스트레스일 수 있다.

지중해 식단은 궤양성 대장염일 때 접근하기에 가장 좋은 테마다. 기본적으로 영양 균형이 잘 맞춰져 있고, 지방 함량과 칼로리가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지중해 식단을 구성해놓은 다음, 여기서 섬유질이 과하게 많은 재료를 빼거나 조리를 통해 섬유질을 줄인다. 다음으로 통곡물이 있다면 정제 곡물로 바꾸고, 유제품이 포함돼 있다면 제외하도록 한다.

유제품을 제외함으로써 칼슘 부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몬드유와 같이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제품을 포함하면 도움이 된다. 이러한 방법은 궤양성 대장염 뿐만 아니라 장에 관련된 다른 질환을 겪을 때도 응용할 수 있다.

음식은 가급적 밀프렙 방식을 활용해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재료를 대량 구매해서 한꺼번에 요리한 다음, 적당한 양으로 나눠서 보관해두는 방식이다. 증상의 특성으로 인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기 어렵고, 증상이 심할 때는 식사 준비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유제품은 절대적으로 피하고, 칼슘 보충을 위해 아몬드유 등을 활용한다. 견과류 역시 통으로 먹지 말고 잘게 부숴서 섭취하는 게 좋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증상이 나아지면
식단을 바꿔도 되나?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식단만 잘 지켜도 증상은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이 장내 염증이나 궤양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한동안은 제한된 식단을 유지하는 편이 좋다.

의사의 진단 하에 식단을 정상화시켜도 되는 시점이 오면, 자극이 덜한 음식부터 천천히 도입하도록 한다. 이를테면 섬유질 섭취량을 서서히 늘린다든가, 정제된 곡물 대신 통곡물을 먹는다든가 하는 식이다. 기름지고 매운 음식은 최대한 뒤로 미뤄두도록 한다.

다만, 음식에 대한 개인차라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증상이 나아진 뒤에도 한동안은 식사 내용을 기록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편이 좋다.

미국 염증성 장질환 협회(Crohn’s & Colitis Foundation)에서는 증상이 완화된 후에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권하고, 음식은 찌거나 삶는 방식 또는 굽는 방식을 택하라고 조언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과 햄, 소시지 같은 가공육은 가급적 제한하되, 극단적이지 않게 조금씩 섭취하는 것은 괜찮다는 의견이다.

만성 질환이라는 점을 유념할 것

과거에 비해 발병률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기본적으로 흔하게 나타난다고는 할 수 없는 심각한 질환이다. 또한,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사소한 장염이 반복되면서 점차 만성으로 자리잡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장암을 유발하는 첨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대장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 관리다. 증상이 악화되면 식사 자체에 제한이 걸리게 된다. 평소 즐겨먹던 음식의 상당수가 제한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식사 관련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다. 물론 먹는 것 자체가 괴로워질 수 있어, 영양 결핍으로 이어질 위험도 높아진다.

최선의 방법은 예방이다. 평소 적당한 지방과 풍부한 섬유질을 섭취함으로써 대장에 음식물이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질만 제대로 섭취해도 장내 환경이 유익균 위주로 조성될 수 있으며, 불포화 지방산과 프로바이오틱스는 보충제 형태로 섭취하는 것도 좋다.

변비, 설사, 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자주 있는 편이라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진단을 받아보도록 하고,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음으로써 위험 요인이 있는지 여부를 미리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대장 내시경을 받으면 문제가 생기기 전 조기 대응이 수월해진다 /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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