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강추한 '무도실무관' 김우빈 실존 인물.. '법무부 슈퍼맨' 만나보니

최오현 2024. 9. 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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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넘는 공무원 ⑨법무부 보호관찰소 무도실무관
수원보호관찰소 안양지소 11년차 임성택 무도실무관
영화 '무도실무관' 인기에 관심도 ↑.."격려해줘 감사"
전국 4000여명 발찌 부착자 약160명이 감시..체력 부담
"크게 오르지 않는 처우 가장 어려워..국민 보호 보람"

슈퍼맨은 아닙니다만 우리 일상을 지켜주는… . 정부 부처나 지자체 공무원 또는 준공무원들 중엔 겉으로 잘 드러나진 않지만 고강도의 고된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이 많다. 본지는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공공복리를 위해 묵묵히 애쓰는 공무원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멋지게 영화를 만들어주신 김주환 감독님 덕분에 많이 알려졌죠.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임성택 수원보호관찰소 안양지소 무도실무관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지난 13일 출시된 넷플릭스 영화 ‘무도실무관’ 인기가 뜨겁다. 출시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부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수원보호관찰소 안양지소에서 근무하는 11년차 무도실무관 임성택(37)씨는 요즘 부쩍 친구들의 안부전화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는 지난 26일 영화 속 보호관찰소 사무실 책상과 배치 등이 꼭 닮은 수원보호관찰소 안양지소를 찾았다. 건장한 체격과 달리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아준 임 실무관은 무도실무관 2기로 2014년부터 10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임 실무관은 영화로 인해 무도실무관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그는 “얼마 전에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고생한다고 격려도 많이 해줬다”며 “예전에는 ‘교도관 인거냐’ ‘교도소에 일하는 거냐’고 많이 물어봐도 설명하기가 좀 어려웠는데 이제는 바로 이해해주더라”고 했다.

무도실무관은 법무부 보호관찰소 소속 무기계약 공무직으로 보통 보호관찰관과 2인 1조로 움직인다. 전자발찌 부착 출소자의 행동 관찰이 주요 업무다. 전자발찌 부착자가 출입이 금지된 시간·장소에 이동하진 않는지, 전자기기 신호가 실종되진 않는지 등을 확인한다. 필요 시 출동해 재범을 막거나 대치 상황에서 대상자를 제압한다. 전자기기 부착자는 보통 살인, 성범죄와 같은 재발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유도, 태권도, 합기도, 검도 중 단일종목 최소 3단 이상의 유단자만이 지원할 수 있다. 위험 상황 출동 외에도 대상자의 거주지를 방문해 면담하는 일을 동행한다. 현재 전국 160여명의 무도실무관이 약 4000여명의 전자발찌 부착자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임 실무관은 손동우 보호관찰관과 함께 안양 내 30명의 대상자를 관찰하고 있다. 손 관찰관은 조두순, 박병화 전담팀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영화 ‘무도실무관’ 제작진에게 실무관 일을 설명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들은 실제 영화와 같은 액션은 현실에선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임 실무관은 “저희는 제압이 목적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물리력을 행사하긴 힘들다. 업어치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멋쩍게 웃어 보였다. 다만 “이정도(김우빈 역)가 출근하자마자 대상자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는 장면은 실제와 똑같아 놀랐다”고 했다.

임성택 수원보호관찰소 안양지소 무도실무관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임 실무관의 입직은 영화 속 이정도처럼 드라마틱한 시작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영화 속 이정도가 느낀 것과 비슷했다. 어린 시절부터 유도를 해온 임 실무관은 “청원 경찰을 준비하다가 법무부에서 전자발찌 대상자 감시 일이 생겨서 취지가 좋아서 지원했다”며 “계속 일을 하면서 재범을 막을 수 있다는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10년의 근무기간 동안 보람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임 실무관은 “대상자가 자살하겠다고 협박하고 술병을 깨 달려드는 일도 있었다”며 이럴 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다짜고짜 욕을 듣는 일은 일상이다. 영화처럼 흉기로 난동을 부리는 일도 잦다. 야간기간 외출이 제한된 대상자가 술에 취해 ‘강간을 하러 가겠다’며 협박 전화를 해온 일도 있다. 임 실무관은 “바로 대상자 집에 방문해 흥분한 상태의 대상자를 2시간 넘게 진정시켰다”며 “돌발상황을 벌이지 않을지 예의주시하며 감정적으로 달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고 했다. 3일마다 주·야간 근무가 바뀌는 것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나 처우에 관한 문제다. 호봉제도 아닐뿐더러 세간의 인식과 같이 위험수당 등 추가 수당이 붙는 부분도 전혀 없다. 그는 “10년 전 입사할 때 세후 210만원가량을 받았는데 지금은 280만~29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며 “처우 개선을 위해 본부에서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실무관 일을 하다가 그만 두는 사례가 많은데 대부분 이런 이유 등”이라고 꼽았다. 그는 그럼에도 “사건·사고 없이 대상자들이 부착 기간을 만료할 때 법무부 직원으로서 국민을 보호했다는 보람을 느낀다”며 “이런 사명감과 자부심 없이는 일하지 못한다. 이건 모든 법무부 직원이 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택 수원보호관찰소 안양지소 무도실무관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최오현 (ohy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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