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검색 성적 대상화 이미지 결과 개선되긴 했지만…

장슬기 기자 2022. 11. 2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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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등 검색하면 선정적 이미지 나타나, 여대생과 남대생 검색결과 차이 등 시민단체 문제제기
포털 이용자 클릭 많으면 상위 노출 시스템…KISO "연령제한·사후정제 작업으로 해결해야"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포털에서 '다리', '조수석' 등을 검색하면 원래 뜻과 관련 없거나 선정적인 이미지가 검색된다는 비판이 나오자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에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오늘이 일부 검색어에 대해 확인한 결과 검색된 이미지가 일부 개선이 이뤄졌다. 구글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6월부터 포털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해당 단어 뜻과 무관하거나 성차별적 이미지 등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모니터링해서 지난 9월 네이버·카카오·구글 등 포털에 공문을 보냈다. 모니터링 결과와 함께 개선 방안에 대해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일반인'을 검색하면 성편향적이거나 여성을 대상화한 이미지가 뜨는 식이다. 원래 뜻과 관련 없는 부적절한 이미지가 나오는 단어는 '길거리', '꽐라', '도끼', '레전드', '민망', '서양', '아찔', '야외', '영계', '의상', '일러스트', '자국', '조수석', '코스프레', '혼혈', '후방' 등이 있었다. '누님', '다소곳', '처자', '인스타', '기상캐스터·아나운서 등 직업 관련' 등을 검색하면 성차별적 이미지가 나타났다. '여대생'과 '남대생'의 차이 등 같은 단어임에도 성별에 따라 이미지 결과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문제 등도 문제제기했다.

[관련기사 : 포털에 ○○검색하면 뜨는 문제적 이미지 '이게 왜 나와']

▲ 포털 네이버와 다음

Daum(카카오) 고객센터에서 해당 단체에 보낸 답변을 보면, 포털 이용자들이 검색 결과를 '클릭'하는 행동을 '만족'으로 보고 더 잘 보이도록 노출하는 방식 탓에 이러한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검색결과 순위 도출에 활용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사용자 피드백 정보'가 이러한 방식이다.

Daum 고객센터는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가', '나', '다', '라', '마' 이용자가 A라는 검색어에 대해 1~10위까지 이미지 중 5위 이미지를 많이 클릭할 경우 새로운 '바'라는 이용자가 A라고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클릭이 많았던 5위 이미지가 5위 보다 상위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Daum 고객센터는 “검색결과가 사용자 피드백 정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시로 든 상황에서 사용자 피드백 정보 영향이 커 예시 이미지들이 상위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이미지가 특정 검색어 검색결과에 항상 노출되는 것은 다양한 검색결과를 제공하려는 Daum의 노력에 배치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지속적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OO'과 '남OO' 검색어에 따른 결과 차이에 대한 내용도 답변을 줬다. Daum 고객센터는 “지난해 성별이 들어있지 않은 직업 검색어(예: 수학선생님, 골프선수 등)에 특정 성별의 이미지만 나오는 현상을 확인했다”며 “이용자들이 보다 다양한 이미지 검색결과를 접할 수 있도록 내부 이미지 검색 품질을 개선했고 후속 개선을 통해 더 다양한 결과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런 검색결과 개선은 검색결과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야 하고 방대한 이미지 검색결과에 영향을 주며 새 이미지가 계속 유입되는 특성이 있어 특정 시점에 적용이 완료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포털 다음에서 '다리'를 검색한 결과. 정치하는엄마들 문제제기 이전에는 선정적인 이미지들이 주로 나타났다
▲ 포털 네이버에서 '모델'을 검색한 결과. 정치하는엄마들 문제제기 이전에는 선정적인 이미지들이 주로 나타났다

네이버도 선정성 높은 이미지 검색결과 문제에 대해 공감하며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검색어 원래 뜻과 상관없는 이미지가 나오는 문제에 대해 네이버는 “텍스트기반 이미지 검색결과는 사용자의 선호도, 검색어와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측정한 값을 자동으로 노출하는 구조로 방대한 출처 콘텐츠로 결과 예측이 어렵다”며 “그럼에도 일부 특정 단어들에 선정성 높은 이미지 검색결과가 일부 노출되는 부분에 공감하고 있으며 기술·운영 측면에서 재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용자의 선호도, 즉 사용자들이 많이 클릭해 상위에 노출됐다는 뜻이다.

성차별(성편향·여성성적대상화) 이미지가 나타나는 문제에 대해 네이버는 “젠더·인종 등 편향성을 지양하는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게 네이버 검색이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라며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선정성과 관련 기술·운영 보완과 함께 제기한 문제는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답했다.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정치하는엄마들이 모니터링할 당시 선정적인 이미지가 나타났던 '다리'나 '모델' 등 일부는 개선이 됐다. 다만 해당 단체가 제기했던 단어들이 모두 개선된 것은 아니었다.

한편 카카오는 이번 문제제기 관련 청소년유해검색어 지정이나 관련검색어(연관검색어) 삭제에 대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검토를 의뢰했다. KISO는 자율규제DB 소위원회에서 이를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했다.

KISO는 “시민단체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언급된 검색어들은 그 자체로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볼 수 없는 일반적 단어인데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이미지들이 발견되는 경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고 이미지 검색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럼에도 이들 단어는 청소년 유해 검색어로 지정하기에는 지극히 일반적 단어들에 해당하고 이들 단어를 청소년 유해 검색어로 지정할 경우 이용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매우 높다”며 “청소년 유해 검색어 지정을 통한 검색어의 사전 검열보다는 검색 결과인 콘텐츠의 유해성 검토를 통해 해당 콘텐츠에 대한 조치를 통한 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KISO는 “일부 부정적 결과의 현출은 연령제한 통제 기술이나 사후 정제 작업이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판단대상 검색어들의 청소년 유해 검색어 지정여부에 대해 '해당없음'”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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