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삿포로
아득히 펼쳐진 설원과 그 품에 안긴 작은 마을들이 지친 몸과 마음들을 조용히 다독이는 곳.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삿포로의 매력을 소개한다.
간소 삿포로 라멘 요코초
元祖さっぽろラーメン横丁
우리나라에서는 ‘삿포로 라멘골목’으로도 불리는 이 거리는 일본 3대 라멘 중 하나인 홋카이도 미소 라멘의 발상지다. 1950년대 초반 ‘공악 라멘 상가’라는 이름으로 8개 점포와 함께 시작해 현재는 총 17개의 라멘 가게가 역사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폭 42m의 아담한 골목이지만 늘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붐비는 스스키노의 대표 명소.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유명 맛집부터 가성비 좋은 가게까지 다양한 라멘 전문점이 모여있다. 어느 곳에서 먹어도 수준 높은 라멘을 맛볼 수 있지만 가게마다 주인의 개성에 따라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맛을 낸다. 정보만으로 선택이 어렵다면 외벽에 붙은 메뉴를 보고 선택할 것. 클래식한 매력의 미소라멘부터 우리나라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매운 미소라멘, 옥수수와 버터를 듬뿍 넣은 콘 버터 라멘 등 가게 마다 다른 라멘을 메인으로 선보인다.
〒064-0805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5条西3丁目6 N・グランデビル 1F
오도리 공원
大通公園
삿포로 시내 중심에 자리한 공원이자 광장. 가로로 길게 뻗은 독특한 공간에 약 4700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도심 속 오아시스라 불린다. 공원 내에는 너른 잔디밭과 시원한 분수대, 계절마다 다른 꽃을 피우는 화단 등이 있어 여행 중 잠시 머물며 쉬어가기 좋다. 한편 현지인들에게는 단순한 공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즌 별로 다양한 축제가 열려 365일 삿포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 5월에는 라일락 축제, 6월에는 4만여 명의 참가자가 춤을 추는 요사코이 소란 축제, 7~8월에는 4대 맥주회사가 참여하는 맥주 가든파티 및 세계 맥주 페스티벌, 9월에는 각종 술과 식재료가 전시되는 삿포로 어텀 페스트, 11월부터는 색색의 조명이 거리를 장식한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2월에는 세계적인 축제인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린다.
〒060-0042 北海道札幌市中央区大通西 8〜9丁目
스스키노 니카상
すすきのニッカの看板
오사카에 글리코상이 있다면 삿포로에는 니카상이 있다. 한적하고 고요한 삿포로에서 유일하게 화려하고 북적이는 스스키노 중심가에서도 메인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니카상이 있는 건물 역시 형형색색의 간판으로 뒤덮여 있어 인증숏 필수 코스로 꼽힌다. 니카상은 홋카이도 위스키 브랜드인 〈니카NIKKA〉의 광고로, 광고 속 남자는 ‘일본 위스키의 아버지’라 불리는 니카의 창업자 타케츠루 마사타카竹鶴 政孝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부모님 덕분에 자연스레 술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1934년 홋카이도 요이치에 위스키 회사를 설립한 후 정통적인 스코틀랜드 스타일의 위스키처럼 몰트와 피트 느낌이 강한 위스키를 선보였다. 가장 대표적인 위스키는 ‘블랙 니카’.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들지만 일본에서는 음식점이나 바 등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니 한 번쯤 맛볼 것을 추천한다.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3丁目
삿포로 TV 타워
さっぽろテレビ塔
오도리 공원 동쪽 끝에 우뚝 서 있는 TV 전파탑이 삿포로 대표 관광지인 삿포로 TV 타워다. 높이 142.7m로 1957년 완공 당시에는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삿포로 시내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고 한다. 지금도 밤이 되면 오색찬란한 불빛으로 장식돼 스스키노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전파 기지국으로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전망 타워로 운영 중. 90m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아름다운 오도리 공원의 풍경은 물론, 삿포로 시내와 저 멀리 일본해까지 파노라마 뷰로 즐길 수 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3층에 홋카이도 기념품 숍과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3층부터는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로 갈아타야 하는데,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오르는 동안에도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기간에 방문하면 색색의 조명들이 시내 곳곳을 장식해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060-0042 北海道札幌市中央区大通西1丁目
삿포로 맥주 박물관
サッポロビール博物館
1987년 7월에 문을 연 일본 유일의 맥주 박물관. 과거 공장으로 사용하던 붉은색 벽돌 건물을 그대로 개조했으며 공장에서 사용하던 거대한 가마가 남아 있어 삿포로 맥주의 역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명소다. 내부에 자리한 전시관에서는 삿포로 맥주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발전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옛 포스터들과 그림 등으로 보기 쉽게 전시돼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으며 관람료도 무료다. 관람을 마친 후 출구로 나오면 테이스팅 라운지로 이어지는데, 이곳에서는 홋카이도 공장에서 공수한 신선한 삿포로 맥주 3가지를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1881년에 사용하던 제조법으로 만든 ‘복고형 삿포로 맥주’가 인기. 쌉싸름하면서도 진하고 깔끔한 맛으로 삿포로 맥주만의 특징이 살아 있다. 테이스팅 라운지 옆에는 삿포로 한정판 맥주와 로고가 새겨진 맥주잔, 티셔츠 등 다양한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 숍이 자리하고 있다.
〒065-8633 北海道東区北7条東9丁目1−1
삿포로 히츠지가오카 전망대
さっぽろ羊ヶ丘展望台
'양의 언덕'이라는 의미의 히츠지가오카는 이름처럼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경을 품은 곳이다. 삿포로 시내와 조금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어 은빛 지붕의 삿포로 돔札幌ドーム 경기장과 삿포로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에 도착하면 한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남자를 볼 수 있는데, 홋카이도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학교 초대 교수인 클라크 박사의 동상이다. 원래 클라크 동상은 홋카이도대학 내에 있는 흉상이 유일했으나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학교의 분위기가 흐려진다는 이유로 이곳에 새로운 동상을 세우게 됐다. 목장은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여행 명소지만 특히 여름에는 온 세상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라벤더 명소로, 겨울에는 새하얀 설국이 펼쳐지는 풍경으로 인기가 많다. 목장 내에는 삿포로 눈 축제의 역사와 눈 조각 모형이 전시된 삿포로 유키 마츠리 자료관さっぽろ雪まつり資料館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062-0045 北海道札幌市豊平区羊ケ丘1
모이와 산 전망대
藻岩山 山頂展望台
나가사키, 고베와 함께 일본 3대 야경 명소 도시로 꼽히는 삿포로. 황홀한 삿포로의 야경을 가장 완벽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곳 뭐니 뭐니 해도 삿포로 시 중심에 자리한 모이와 산 전망대다. 높이 531m에 위치한 모이와 산 전망대는 로프웨이와 미니 케이블카로 이어져 있어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삿포로의 겨울은 오후 4시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3시까지는 방문할 것. 그래야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설경과 황홀하게 펼쳐지는 삿포로의 야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종이 자리하고 있는데, 남녀가 함께 울리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행복의 종’이다. 종을 둘러싼 펜스에는 우리나라의 남산타워 주변처럼 사랑의 자물쇠가 빼곡하게 걸려 있다.
〒005-0041 北海道札幌市南区藻岩山1 もいわ山頂駅
홋카이도 신궁
北海道神宮
삿포로 시내에서 차로 10분 정도만 달리면 숲속에 자리한 고즈넉한 신사를 만날 수 있다. 홋카이도 신궁은 1869년 메이지 일왕이 개척삼신을 모시기 위해 지은 것을 시작으로, 개척 당시 러시아로부터 홋카이도를 점령 및 수호하기 위해 건설됐다. 일본의 신사들은 보통 남향으로 짓는 것이 일반적인데, 홋카이도 신궁이 동북쪽을 향하고 있는 이유도 러시아 제국 때문이라 전해진다. 1월이 되면 새해 첫 참배를 위해 찾아온 시민들로 북적이는데, 이를 시작으로 액막이, 절분, 혼례, 추수 감사제 등 1년 내내 삿포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겨울이면 참배 길을 따라 새하얀 눈이 소복하게 깔려 있고, 1200그루의 벚꽃 나무와 매화나무가 줄지어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064-8505 北海道札幌市中央区宮ケ丘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