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 해군 대표단이 한화오션과 HJ중공업, HD현대중공업을 잇달아 방문했다. 최고위급 논의가 실무·기술 검증 단계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리핀 해군이 국내 주요 특수선 조선소를 잇달아 방문하면서 필리핀 해군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1일 필리핀 해군체계사령부(Sea Systems Command) 공개 내용을 인용한 현지 군사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후아리오 C. 마라야그 소장이 이끄는 필리핀 해군 대표단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해군함정기술콘퍼런스(ISTC)에 참석했다. 대표단은 이어 한국의 잠수함사령부와 주요 조선소를 차례로 찾았다.

"전투체계·엔지니어링 담당자가 함께 왔다"
이번 대표단에는 전투체계센터 지휘관과 해군 시스템 엔지니어링 담당자, 현대화사업 프로그램 관리 책임자 등이 포함됐다. 단순한 의전성 방문이 아니라 실제 사업을 집행할 실무 라인이 직접 움직였다는 의미다. 대표단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J중공업 부산 조선소,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찾아 잠수함 운용체계와 함정 건조 공정, 수상·수중함 기술 등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방위사업청과도 별도 양자협의"
대표단은 조선소 방문과 별개로 방위사업청 관계자들과 양자협의도 진행했다. 정부 차원의 협력 창구와 기업 차원의 기술 검증이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앞서 이달 초에는 필리핀 국방장관과 HD현대 경영진이 만나 해군 현대화와 조선·방산 협력 확대를 논의한 바 있다. 최고위급 논의가 실무·기술 검증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이번 방문의 핵심으로 꼽힌다.

"발주 임박으로 단정하긴 이르다"
다만 이번 방문만으로 필리핀 해군의 특정 함정 사업 발주나 사업자 선정이 임박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필리핀 해군 현대화는 다년간에 걸친 단계별 사업으로 추진돼 왔고, 예산 배정과 우선순위에 따라 일정이 유동적이다. 국내 조선 3사가 나란히 실사 대상에 오른 만큼 향후 경쟁 구도 역시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동남아 해군 현대화 시장은 수상함과 잠수함, 무인체계가 한꺼번에 논의되는 드문 무대다. 한국 조선 3사가 같은 대표단을 각각 맞이한 이번 일정은 그만큼 선택지가 좁혀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