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에게 “술·담배 사줄게”…‘댈구 어른’ 또 적발

윤경재 2024. 3. 2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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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담배·성인용품 대리 구매 '댈구'를 아시나요?

혹시 '댈구'라고 들어보셨나요?
청소년들을 대신해, 성인들이 술이나 담배, 성인용품 등 유해 물품을 대신 구매해주는 '대리구매'의 뜻을 가진 은어입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청소년 매체 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흡연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가운데 '대리구매'를 통해서 담배를 구한 청소년의 비율은 21%에 달했습니다.
즉 흡연 경험 청소년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대리구매'를 통해 담배를 구했습니다.

■ 경상남도 특별사법경찰, '술·담배 대리구매' 적발

경상남도 특별사법경찰이 겨울방학을 포함한 지난 1월 10일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9주 동안 청소년 비행과 일탈 행위 특별 기획단속을 벌였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행위는 3건, 그 가운데 2건이 술과 담배를 청소년에게 대신 사주는 행위였습니다.

대리구매를 위한 방법은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였습니다.
적발된 남성 2명은 사회관계망서비스 'X'(구 트위터)에 청소년을 대신해 술과 담배를 구매해준다는 글을 버젓이 올렸습니다.
이 글을 본 특사경은 실제 청소년의 대리 구매 사례를 파악하고, 청소년인 척 이들에게 담배를 사달라고 접근했습니다.

직접 만난 이들은 모두 대학생이었습니다. 한 명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한 갑에 1,500원에서 2천 원가량 수수료를 받고 담배를 대신 사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수료는 술·담배 판매처를 대신 뚫어준다는 뜻으로 이른바 '뚫비'로 불렸습니다.

■ "돈 대신 여학생 신던 양말 요구하기도"

청소년들의 술·담배 구입이 까다로워지자, 이 같은 대리 구매 행위가 점차 은밀해지고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대리 구매를 전문적으로 하는 남성들이 돈 대신 다른 걸 요구하는 사례도 많다는 겁니다.

경상남도 특사경은 지난해에도 청소년들에게 술·담배를 대리 구매해준 성인 8명을 입건했습니다.
지난해 기획단속에서는 여고생들에게 담배를 사주고 수수료 대신 신고 있던 양말을 요구해 거래한 남성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성인 남성들이 술·담배 대리 구매를 빌미로 여학생들에게 접근해 사진이나 성적인 접촉을 요구하기도 하면서,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최근엔 SNS로 구매자를 모집해 택배로 술·담배를 보내주거나, 성인용품을 대리 구매해주는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행위는 모두 불법입니다.
청소년보호법 제28조는 "누구든지 청소년의 의뢰를 받아 청소년 유해 약물 등을 구매하여 청소년에게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특사경은 이번에 적발된 남성 2명을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 룸카페도 적발…성인용품 판매업소 계도

이번 단속에서는 룸카페 한 곳도 적발됐습니다.
이곳은 창문과 문을 시트지 등으로 가린 밀폐된 실내에 매트리스와 쿠션, TV 시설을 갖춘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임에도 남녀 고등학생 2명을 출입시켰습니다.

경상남도 특사경은 또 인·허가와 지도·점검 규정이 미비해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성인용품 판매업소 58곳에 대해 '청소년 출입·고용금지업소 미표시 시 벌칙' 등 청소년보호법 주요 위반행위 안내, 무인용품점 출입구 성인인증시스템 설치·운영 권고 등 사전 계도 활동도 벌였습니다.

박영준 경상남도 사회재난과장은 "청소년의 올바른 성장을 이끌어야 할 어른들이 오히려 청소년의 비행과 일탈을 조장하는 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범죄로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하게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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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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