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산시스템 심장에 사용연한 넘긴 배터리…“부끄러운 일”

천경석 기자 2025. 9. 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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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 시스템이 마비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민간기관도 아니고 국가기관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보증기한이 사용기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국가 전산시스템을 책임지는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수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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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불이 붙었던 무정전·전원 장치(UPS)용 리튬이온배터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정부 전산 시스템이 마비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민간기관도 아니고 국가기관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보증 기간이 지난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응이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보증기한이 사용기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국가 전산시스템을 책임지는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수명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행안부는 배터리 사용 연한 경과 문제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상태에는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행안부 설명을 들어보면, 엘지 씨엔에스(LG CNS)는 지난해 6월27일 국정자원 전산실 배터리를 점검하며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터리 사용 연한 10년 경과로 교체를 권고한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엘지 씨엔에스가 작성한 점검 명세서에는 “일부 전압 차로 인해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배터리팩 온도 편차가 발생했다”는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문제의 배터리는 지난해와 올해 정기검사 모두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며 “다만 지난해 6월 정기검사 당시 사용 연한인 10년이 지나 교체 권고를 받은 것은 맞다”고 했다. 이 배터리는 2014년 8월 엘지에너지솔루션이 납품한 것으로, 현재 보증 기간(10년)을 1년 넘긴 상태다.

이 교수는 “문제는 다른 민간시설도 아니고 공공의 중요한 핵심 자원들이 관리되는 시스템들이다 보니 다른 곳들보다는 훨씬 더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성은 있었다”면서 “관리적인 면에서도 조금 더 세심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고 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도 “국정자원에서 (배터리) 보증 기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그것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하는 거는 지나친 과장이지만, 국가기관의 경우에는 좀 더 엄격했어야 한다는 게 제 판단”이라고 했다.

사고가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충격에 약한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이전 작업 과정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덕환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화재는 100% 내부 합선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면서 “내부 합선이 일어나는 것은 분리막 파손 때문이다”고 했다.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 내부의 분리막이 손상됐거나 노후화로 분리막 손상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이영주 교수는 “(배터리) 이설 작업 중에 안전 조치에 대한 부분들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또 여러 가지 과정들이 혹시라도 화재 원인에 뭔가 기여한 부분이 있는지 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면서 “(배터리에) 전기가 완충된 상황이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고 했다. 그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용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전원을 차단한 다음에도 배터리 대부분을 방전한 다음 이동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면서 “이설 작업을 할 때 그런 부분들까지도 충분히 고려해 작업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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