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방치된 바위, 알고보니 공룡 화석

고등학교에 장기간 방치된 바위가 공룡 발자국을 간직한 귀중한 유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무려 2억 년 전 서식한 공룡 발자국이 60개 넘게 찍혀 있었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2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히스토리컬 바이올로지(Historical Biology)에 발표했다.

학자들의 시선을 끈 바위는 약 20년 전 퀸즐랜드주 중부 탄광에서 발굴됐다. 현지 고등학교에 기증돼 교정 한쪽에 놓인 뒤에는 수십 년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호주 고등학교 교정에 20년가량 방치된 바위. 아노모에푸스과 공룡의 발자국이 무려 66개 찍혀 있었다. <사진=퀸즐랜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해당 바위는 최근 뭔가 특이한 무늬가 있다는 학생들의 제보로 조사가 이뤄졌다. 현장을 찾은 퀸즐랜드대 고고학 연구팀은 몸집이 작은 초식공룡 아노모에푸스 스캠부스(Anomoepus scambus)로 파악했다. 이 공룡은 긴 뒷다리와 짤막한 앞다리, 새를 떠올리게 하는 부리 같은 주둥이를 가졌고 체형은 전체적으로 땅딸막하다.

조사를 주도한 앤서니 로밀리오 박사는 "이 바위는 공룡 발자국이 단일 면적에 가장 많이 밀집한 귀중한 유물"이라며 "공룡들은 습하고 말랑말랑한 점토 위를 시속 6㎞ 이하로 이동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약 2억 년 전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뒤늦게 확인된 바위 <사진=퀸즐랜드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바위가 나온 탄광 인근에서 또 다른 공룡 발자국이 찍힌 암석을 발견했다"며 "놀랍게도 이 돌은 광산 주차장 경계석으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학계는 연구가 활발하지 않은 아노모에푸스 류의 발자국이 다수 찍힌 이번 샘플의 가치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귀중한 화석이 눈앞에 있어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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