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사는데 차는 ‘포르쉐’?…고급차 타는 입주민 300명 넘어

권나연 기자 2024. 10. 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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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자격 기준을 상회하는 값비싼 차량을 소유한 사람이 300명을 웃돌아 논란이다.

김희정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 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입주자 자격조회를 더욱 강화하는 등 제도의 미비점을 적극 보완해 정말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 등에 주거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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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기준 상회 차량 보유 311명
135명은 수입차…포르쉐도 5대
김희정 의원 “제도 미비점 보완해야”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임대 지하주차장 고급 차량 클래스’'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글의 사진. 보배드림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자격 기준을 상회하는 값비싼 차량을 소유한 사람이 300명을 웃돌아 논란이다. 특히 ‘고가 차량’을 대표하는 포르쉐도 5대에 달했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임대주택 입주민 가운데 311명이 ‘입주와 재계약’을 위한 자격 기준 이상의 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35명은 수입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차량 브랜드별로는 BMW가 50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38대 ▲테슬라 9대 ▲아우디 9대 ▲포르쉐 5대 등이었다.

충북 청주의 한 국민임대 아파트 입주민은 ‘2023년식 포르쉐 카이엔 터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해당 차량의 인정가액은 1억8000만원이다. 이는 LH가 임대아파트 자격 기준으로 정한 ‘소득과 모든 세대원들의 차량 합산 가액’ 3708만원(2024년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전북 익산의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은 1억원가량의 ‘2022년식 포르쉐 카이엔’을 소유하고 있었다. 또 ▲BMW iX xDrive50(9800만원, 2022년식) ▲벤츠 S650(8700만원, 2018년식) ▲카이엔 쿠페(7800만원, 2022년식) ▲레인지로버(6300만원, 2021년식) ▲볼보 XC90(6200만원, 2023년식) ▲벤틀리 컨티넨탈 GT(4600만원, 2014년식) 등의 차량도 있었다.

국산차로는 제네시스 모델이 78대로 가장 많았다. 국산 전기차 브랜드 중 최대 6000만원에 이르는 EV6(20대), 아이오닉5(8대) 등도 있었다.

LH 임대주택 단지. 한국토지주택공사

그렇다면 고가 차량 보유자들이 어떻게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것일까.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고급차 논란이 생기자 LH가 올해 1월5일을 기준일로 그 이전 입주자는 차량가액 초과 시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하고, 이후 입주자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가 차량을 보유한 입주민 가운데 271명의 최초 입주연도가 1월5일 이전이었다. 이들이 고가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도 재계약이 가능했던 이유다. 재계약을 한 271명 가운데 76명은 최대 2028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가차량 소유자 중 40명은 계약기간이 종료됐지만 불법으로 거주하고 있었다.

제도상의 허점도 있다. LH가 입주자 재계약을 위해 계약 만료 3∼4개월 전 사회보장정보원에 입주자 자격조회를 요청하고 있는데, 해당 기간에만 고가 차량을 보유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계약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정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어진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 차량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입주자 자격조회를 더욱 강화하는 등 제도의 미비점을 적극 보완해 정말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 등에 주거복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H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등록 차량 전수조사를 시행해 입주민의 고가 차량 보유를 제한 중”이라며 “제도 개선과 재계약 거절, 주차등록 제한 등을 통해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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