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WBC 부진 사과 “질책 겸허히 받아들여...중장기 대책 마련할 것”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23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야구 대표팀이 거둔 기대 이하의 성적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023 B조 중국전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KBO는 16일 “냉정하게 문제점을 분석하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 리그 경기력 및 대표팀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야구대표팀이 2023 WBC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과 경기력을 보인 점에 대해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야구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KBO와 10개 구단은 이번 WBC 결과에 큰 책임을 통감하며, 여러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각 단체와 협력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KBO 리그의 경기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야구 대표팀은 최근 일본 도쿄에서 끝난 WBC 조별리그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호주에 7대8로 일격을 당한 데 이어 일본에 4대13으로 대패했다. ‘사회인 야구팀’이었던 체코는 7대3, 조 최약체 중 하나였던 중국은 22대2로 꺾었지만 결국 B조 3위(2승2패)로 조 2위에게까지 주어지는 8강 진출 티켓을 놓쳤다. 2013, 2017년 대회에 이어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붐업 서포터즈 발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KBO와 10개 구단은 이날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2023년 제2차 실행위원회에서 리그 경기력과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리그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 전문가들은 외국인 선수 제한 완화를 거론했다. KBO 리그가 각 팀 외국인 선수를 3명으로 제한하고, 첫해 연봉 상한액을 100만달러(약 13억원)로 정한 조치 등을 풀어 리그에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야구인은 “외국인 선수 때문에 국내 선수가 설 자리가 없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제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많이 뛰어야 리그에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대표팀을 정기적으로 소집해 훈련하고 각종 평가전을 통해 경험을 쌓게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장성호 KBS N 해설위원은 “매 시즌이 끝날 때 국제대회가 없어도 대표팀을 새로 뽑고 소집해서 평가전을 가져야 한다”며 “그래야 선수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던지는 느낌을 알고 책임감도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외에도 아마추어 단계에서 알루미늄 배트를 도입해 타자들의 타격감을 기르고, 현 마운드 거리(18.44m)를 조정해 선수들이 자기 신체에 맞는 거리에서 공을 던져 일찍이 제구력을 가다듬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