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의 19년 만의 귀환, 왜 '공실률'만 높나... tvN '건물주' 시청률 추락의 재구성

하정우, 임수정, 김남길, 심은경. 이름만으로도 영화제 시상식을 방불케 하는 '초호화 스쿼드'를 꾸린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극본 임필성)이 안방극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회 4.1%로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했으나, 5회 만에 자체 최저치인 2.6%까지 떨어지며 굴욕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무엇이 시청자들의 채널을 돌리게 만들었는지 그 원인을 심층 분석했다.
1. '부동산 판타지' 기대했는데 웬 '피비린내'?

제목이 주는 뉘앙스는 대중적인 '부동산 성공기'나 코믹한 '현실 풍자극'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드라마는 서스펜스 범죄 스릴러에 가까웠다. 시청자들은 자수성가나 영리한 투자 비법을 다룬 가벼운 이야기를 기대했으나, 주인공 기수종(하정우 분)이 생계형 건물주에서 가짜 납치극의 주동자로 변모하고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전개는 타겟 시청층의 기대와 어긋났다.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건물주'라는 설정은 현실적이지만, 그 해결책으로 범죄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매력이 반감되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 '불친절한 서사'와 '높은 진입장벽'

연출진은 매회 충격적인 엔딩과 빠른 속도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재개발 이권, 거대 금융 세력의 음모, 아내의 외도와 비밀, 형사의 추적 등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서사가 분산되었다. 맥락을 한 번 놓치면 흐름을 타기 어려운 구조가 신규 시청자의 유입을 막는 '공실' 원인이 됐다.
사건은 요란하게 터지는데 정작 인물들의 감정적 동기나 설득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폼은 잡았지만 공감은 안 된다"는 시청자들의 냉정한 반응이 이를 증명한다.
3. OTT 선전 vs 본방 외면, 시청 패턴의 변화

흥미로운 점은 TV 시청률과 달리 OTT 플랫폼(웨이브 등)에서는 주간 시청자 수 1위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상파와 종편의 강력한 예능 및 경쟁작들 사이에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범죄극이 주말 황금시간대 가족 단위 시청자를 흡수하기엔 한계가 명확했다.
4. 하정우라는 '브랜드'의 유효기간?

19년 만의 안방 복귀작이라는 타이틀은 양날의 검이 되었다. '하정우라면 뭔가 다를 것'이라는 높은 기대치가 오히려 독이 된 형국이다.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에서 보여준 기존 이미지의 반복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은 6회에서 3.5%로 소폭 반등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깨어난 민활성(김준한 분)과 주인공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반전의 카드는 남아 있다.

하지만 화려한 캐스팅만으로 시청률을 견인하는 시대는 지났다. 제작진이 설정한 '복잡한 미로'를 시청자들이 즐겁게 탐험하게 만들지, 아니면 길을 잃고 떠나게 둘지는 남은 후반부의 '개연성 확보'에 달려 있다. 건물주가 되려다 범죄자가 된 기수종의 말로만큼이나, 이 드라마의 시청률 곡선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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