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떼기' 관두고 PB로 승부… 바잇미, 일본 수출 3배 늘리며 '흑자 전환'

이안기 기자 2026. 3. 1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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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진 상품 비중 과감히 축소… 지난해 흑자 전환 성공
재구매 비중 90%·ROAS 1100% 달성하며 '실질적 성장' 추구

“한때는 남들처럼 외형 성장에만 매달려 사료 사입 매출을 늘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쿠팡과 같은 제품으로 가격 경쟁을 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죠. 이제 우리가 직접 만든 제품, 그리고 우리만의 색깔을 가진 '브랜드'로 승부합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곽재은 바잇미 대표는 회사의 체질 개선 과정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PD 취업의 문을 두드리다 거듭 고배를 마셨던 곽 대표는 오직 "내 강아지와 함께 출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2017년 5평짜리 수제 간식 가게를 열었다. 소박하게 출발했던 바잇미는 현재 기업 가치 약 460억원을 인정받으며, 전체 회원 수 52만 명을 보유한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했다.

■ '성장'보다 '이익'… 이색 굿즈 앞세워 흑자 전환

바잇미는 치열한 유통업계의 출혈 경쟁 속에서 '공헌이익' 중심의 내실 경영을 택하며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회사 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한 셈이다.

가장 큰 변화는 매출 구조 재편이다. 바잇미는 사료 등 마진이 낮은 단순 사입 상품 매출을 2023년 67억원에서 2024년 22억원으로 과감히 축소했다. 대신 자체 브랜드(PB) 상품 기획에 집중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차별화된 PB 기획력이 성장 엔진으로 작용했다. 삼진어묵, 팔도 비빔면, 왕뚜껑 등 친숙한 식품 브랜드를 강아지 장난감으로 위트 있게 재해석해 SNS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탄탄한 브랜드 팬덤을 구축했다.

바잇미가 식품기업과 협업해 만든 강아지 라면 장난감. /사진=바잇미 홈페이지 캡처

이러한 체질 개선을 통해 2023년 17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을 2024년 9억원으로 47% 개선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을 실현했다.

마케팅 효율도 극대화됐다. 무리한 신규 고객 유치보다는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 결과, 2024년 83%였던 재구매자 비중은 1년 만에 90%까지 치솟았다. 광고 효율을 나타내는 플랫폼 ROAS(광고비 대비 매출액) 역시 2024년 500% 수준에서 지난해 하반기 1100%를 달성하며 내실을 증명했다.

일본 시장서 엿본 'K-펫' 잠재력… 수출 3배 이상 급성장

바잇미의 국내 시장 성공은 해외로도 이어지고 있다. 바잇미의 전체 수출 매출은 2023년 5억 2000만원, 2024년 6억 8000만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6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3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특히 직접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곽 대표는 일본 시장에서의 성장 비결로 '공백 공략'을 꼽았다. "일본은 반려동물 시장이 크지만, 장난감이나 소품 디자인은 10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 특유의 귀여운 감성과 빠른 트렌드 반영이 일본 '덕후'들의 취향을 저격했고, K-컬처에 대한 호감도가 더해져 국내보다 다소 높은 가격에도 판매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K-펫 글로벌 진출 돕는 게이트웨이 될 것“

곽 대표는 향후 목표로 '지속 가능한 브랜드'와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내실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한편, 바잇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소규모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포부다.

그는 "우리가 일본 시장에 직접 부딪치며 쌓은 노하우와 B2B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싶다"며 "역량 있는 한국의 작은 펫 브랜드들이 세계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자 글로벌 게이트웨이가 되는 것이 바잇미가 바라보는 다음 단계"라고 전했다.

곽재은 바잇미 대표. /사진=이안기 기자

이안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